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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달과그림자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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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16-09-09
    방문 : 2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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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0612
    작성자 : 달과그림자
    추천 : 17
    조회수 : 1810
    IP : 223.54.***.21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6/09/12 17:18:56
    http://todayhumor.com/?panic_90612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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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조용한 것을 사랑한다. 고요 속에 잠겨있다보면 마음 속의 소리가 침묵을 채운다. 별들과 달들이 눈 앞에 아롱지고 나는 우주로 나아간다. 죽음과 삶에 대한 기준마저도 혼미해져갈 때, 사색 속에서 나는 행복하다. 

     그렇다고 현실을 보지 않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철저히 현실적이라고 자부한다. 사람들이 나 같은 부류와 사귀길 꺼린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그들이 나에게 벽을 두기 전에 내가 먼저 벽을 두는 법도 안다.

     어, 음. 요즘 애들 말로 따지자면 찐찌버거? 혜리가 그렇게 말해줬다. 자기도 나와 같은 찐찌버거라고. 응, 그러니까 난 찐찌버거다.


     또래의 아이들과는 도저히 이야기가 안됐다. 허구한 날 가수, 조야한 소설이야기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들-시계태엽오렌지나 오만과 편견 같은-에 대해 토론하려하면 이상한 취급만 잔뜩해대니, 서로 안 맞는거지, 뭐.

     그래서 나는 홀로 생각하는 것을 즐긴다. 지적인 교류는 틀린 것 같으니 홀로 사색함으로서 편함을 추구한다.

     그리고 오늘은, 스탕달의 적과 흑에 나오는 마틸드와 레날 부인, 그리고 줄리앙의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똑똑똑-





     그 소리는 날 짜증나게 만들었다. 내 세계를 뚫고 들어온 잡음. 줄리앙과 레날 부인 사이를 파고 들은 그 쓸모 없는 불순물.

     ..........



    내가 반응을 하지 않자 다시 밖은 조용해졌다.


    그래, 방금 전 노크소리는 내가 잘못들은 걸거야. 누가 여길 오겠어, 이 시간에.


     나는 애써 마음을 추슬렀다. 그리고 다시 생각을 이어나갔다. 마틸드의 사랑, 레날 부인의 사랑, 한 청년의 허황되었던 신분상승의 꿈이 눈 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그것을 써 나가는 스탕달의 생애도 펼쳐진다.


     스탕달은 7세 때 어머니를 잃고 16세 때 나폴레옹의 군에 입대했다. 그리고 1814년 나폴레옹이 실각되자.......


    똑똑똑-



    문을 두드렸다.



    "계신가요.....?"



    악! 이런 씨....! 잘못 들은 게 아니었어!





    똑똑똑-



    "계세요....?"


     목소리를 바꾸어가며 상대방은 문을 두드린다.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똑똑똑-


    "계세요?"


     그야 나야 안에 계시지만 대답해주기 싫다! 내가 왜 대답을 해! 안에 계시는 분은 대답을 해야한다는 의무라도 있는건가?

    .............

     "아무래도 여긴 아닌 것 같다."

     곧이어 자기들끼리 의논하는 소리가 두런두런 들려왔다. 세 명의 목소리가 번갈아 들려왔다. 아, 혼자 온 게 아니라 떼로 몰려온 거로구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다시 돌아보고 다시 두드려보자."

     

     가장 차분한 목소리가 말했다. 난 이제부터 저 놈을 증오할 것이다. 두드려보긴 뭘 두드려 봐. 집 가는 길 돌다리나 실컷 두들기시고 빨리 꺼져라, 이 자식아. 빨리 꺼져버려.



     "그, 그래도 이만 돌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부, 불길한 것 같아. 좀 냄새도 나고......."


     그나마 제정신이 머리에 박힌 놈도 있구만.


     "으구, 우리 지환이 무서워쪄용? 그럼 너 먼저 가봐~흐히히."

     능글대는 목소리가 제정신 박힌 놈을 놀려대었다. 난 저런 놈이 제일 싫어.


     "......그런 거 아냐."

     자존심이 상했는지 제정신이 박힌 놈은 놀려대는 놈에게 단호하게 반박했다.

     "그럼 한 번만 더 하자."

     결국 놈들은 한 번 더 두들기기로 결정한 것 같다. 시부럴, 오늘 사색은 완벽히 망했다. 한 동안 조용하더니만 왜 또 이러는지 모르겠다. 아마 지금 그대로 보내면 또 찾아들겠지.


     주기적으로 취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때가 온 모양이다. 나는 문 틈새로 눈을 들이밀었다. 


     교복을 입은 남자 세 명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6....


    7....


    8....



    9....



    10....



    11....



    12....



    13.....



    됐다........



     놈들은 한 순간 일제히 제자리에 멈춰섰다. 기우뚱 거리며 문에 손을 뻗었다. 문의 틈새로 눈이 마주쳤다. 
     기겁하며 손을 거두려하는 것이 보인다. 나는 웃으며 그 전에 문을 벌컥 연다.


     입을 찢으며 기괴하게 웃는다. 뭉그러진 살점을 뚝뚝 흘려대며 문을 두드리려던 놈의 손을 붙잡고 지네를 흘려보낸다. 살갗 아래 근육의 꿈틀거림이 느껴진다. 나는 순순히 놓아준다.

     으아, 으아아아!

     팔을 잡혔던 놈은 몸을 오르는 지네에 기겁하다가 뛰쳐나간다. 푸흐 웃으며 도망간 놈의 등을 보다가 다른 놈들에게 눈을 홱 돌린다. 목을 천천히 늘어뜨리며 겁에 질린 그 시선을 마주친다.

     사람은 한계 이상의 공포를 맛보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다고 하던가. 남아있는 놈들이 딱 그런 상태였다.


    [왜........]


     작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정하려고 나름 노력하는 모습이었지만 소용 없었다. 


     나는 내 머리를 붙잡고 그대로 돌렸다. 기기기긱 뼈가 이상하게 움직이는 소리를 내며 내 시야가 180도 돌아갔다. 거꾸로 보는 놈들의 울상인 얼굴은 웃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는 낄낄대다가,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놈들에게 질러주었다.


    [왜 왔어!!!!!!!!!!!!]


    줄줄줄, 물이 얕게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아직까지 다리가 풀리지 않은 놈이 바지를 적시는 소리였다.

     "잘못했어요잘못했어요잘못했어요!"

     억눌린 말을 폭발적으로 터트리듯 바지를 적신 놈이 맞소리를 지르고는 귀를 막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도망갔다. 난 재빨리 문을 닫아버리려했지만 아쉽게도 살짝 늦어버렸다.

     도망가는 놈의 뒤로 쾅소리를 내며 문이 닫혔다.


     남은 것은.


     "살려주세요......"

     도망간 친구의 등을 원망스럽게 쳐다보다 제 상황을 눈치 챈 다리 풀린 놈이었다. 목소리 들어보니 아까 제정신 박힌 놈이 이놈 같은데.


     [대답만 잘하면.]


     유악해보이는 얼굴이 고개를 위 아래로 여러 번 흔들었다. 협조적인 태도는 좋다.


     [왜 들어왔어?]

     "그...그....그...그....."

     대답하려 하지만 자꾸 말을 더듬는다. 본인도 목숨이 걸려있으니만큼 열심히 대답하고는 싶은 눈치인데 몸이 안따라주는 것 같았다.

     [아.]

     중대한 결점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니 난 지금 입이 찢어지고 살점이 뭉그러지고 벌레가 기어다니고 목까지 180도 돌아간채로 실실 웃는 모습이구나?

     "죄...죄..송...."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을 더듬는 놈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솔직히 나도 이런 모습으론 거울보기 무섭다, 야.

     기기기긱.

     목을 붙잡고 다시 정상적인 각도로 되돌렸다. 오랜만에 돌리는 목뼈라 두둑거리는 소리가 상쾌했다. 얼굴은 톡톡 두드렸다. 살점이 다시 정상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입을 앙다물고 찢어진 부분을 되돌렸다. 콩콩 뛰어서 몸에 기어다니는 벌레들을 다 털어냈다.

     [이제 좀 괜찮지?]

     놈은 입을 쩍 벌리고 날 바라보았다. 좀 창백하긴 해도 생전의 모습에 가까울텐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아, 이제 좀 괜찮냐고.]

     "아, 네. 네."

     험상궃은 얼굴로 바꾸고 다시 묻자 격렬히 고개를 끄덕인다. 음, 역시. 내 얼굴은 대답을 부르는 얼굴.

     [그럼 대답이나 해. 왜 와서 문까지 두드렸어.]

     "그, 궁금해서."

     [알아, 알아. 니들은 궁금하다는 이유로 주기적으로 와서 날 불러대거든! 짜증날 정도로! 내가 묻는 건 그게 아냐.]

     "그러시면....?"

     [이번엔 뭐냐?]

     "...네?"

     [이번엔 뭐냐고. 저저번엔 홍콩 할매귀신이었고 저번엔 빨간 마스크였거든? 이번엔 어떤 쓸모 없는 걸 주워 쳐 듣고 여기까지 온거냐?]

     "그....화장실의 하나코상...... 13번 제자리서 돌고 4번째 칸을 두드리면 대, 대답을 해준대서요....."

     이쯤되면 기가 찬다.

    [아니 진짜 이해 안되는 게 있거든?]

     억울하다, 억울해. 아마 내가 성불 못하는 거엔 어느 정도 이런 놈들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죽은 후에 조용히 사색하는 것 조차 방해받아야 하는 건가.

     [나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뒤졌거든? 우리 엄마 한국사람 아빠 한국사람 얼씨구나 좆나 신토불이거든? 그런데 왜 니네들은 귀신얘기 하면 딴 나라에서 뒤진 년놈들 나한테 쳐 갖다붙이고 귀찮게구냐?]

     하,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입에서 한탄이 줄줄 새나온다. 인간으로 살았을 시절 쌓인 한 보다 귀신으로 살며 쌓인 한이 많을거다. 내가 인간이 되면 사리가 줄줄줄 나올거다.

     [홍콩 할매 귀신이 왜 여기까지 와서 니놈들을 죽이겠냐. 거기에 더 죽일 인간이 많을텐데! 

    빨간 마스크 낀 여자가 지 못생긴 면상 보여주며 나 이쁘냐고 가위 철컹거리면 미친 여자니까 경찰에 신고해! 민중의 지팡이가 신나게 감옥에 쳐넣을 거다! 

    분신사바 분신사바 오잇떼쿠다사이? 나는 야메떼쿠다사이다, 이 시부럴! 한국에서 일본어로 주문외우면 한국귀신들이 알아듣겠냐? 

    아니면 니네들이 오잇떼쿠다사이하는 거 일본 귀신년놈들이 기적의 청력으로 바다건너에서 듣고서 '하이, 와카리마시타'하고 배 타고 비행기타고 쳐 건너와서 너네들한테 대답해주겠냐? 

    인간, 아니 귀신적으로 생각해봐도 너네들이 귀신됐을때 너네 같은 놈들한테 대답하고 싶겠냐?]


     실은 내가 취하는 특단의 조치란 것도 별 것 없다. 그저 예전에 봤던 전설의 고향에 내 상상력을 덧붙여 무서운 모습으로 겁주고는 인간의 탐구심을 이딴데나 낭비하는 놈들한테 겁을 좀 주고 탐구할 생각이 안 들게 하는 것 뿐이다. 한 명 좀 붙잡고 엄청나게 겁을 주면 다른 멍청한 놈들은 그것보고는 알아서 사리는 경향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내가 아무리 겁을 줘도 몇 년만 지나면 미지의 세계를 알고 싶어하는 놈들이 나온다. 누가 나를 목격했고, 끔찍한 걸 봤다고 말해도 궁금하다는 사소한 이유로 찾아온다. 

     미,친년놈들. 주기적으로 지랄병이 나는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놈들의 지랄병을 주기적으로 관리해주고 있다. 좆빠지게 무서운 귀신 흉내를 냄으로서.

     학교 전체의 지랄병을 주기적으로 관리해주는 여자화장실의 지박령이라니! 멋지지 않남. 명찰로 달아둬도 좋을 칭호다. 

     B고교 여자화장........

     [잠깐.]

     내 윽박지름에 정신을 못차리던 놈이 흠칫 놀란다.

     [여기 여자화장실인데.]

     눈을 피한다.

     [변태.]

     나는 아까의 무서운 귀신의 흉내를 내며 놈의 멱살을 잡으려 다가섰다. 

     "히...힉...!"

     놈은 손을 넣고 있던 주머니에서 무언갈 빼내 나에게 무언가 던졌다. 가루같은 것이 얼굴에 흩뿌려졌다. 내가 털자 후두둑 까맣게 변색된 무언가가 화장실 바닥으로 떨어졌다.

     [뭐냐, 변태. 뭘 뿌렸냐!]

     멱살을 움켜잡고 짤짤짤 흔들어댔다. 흔드는대로 흔들리며 변태는 겨우 대답했다.

     "죄, 죄송해요! 깜짝 놀라서 저도 모르게!"

     [뭐냐구우!]

     변태는 나한테 더 짤짤짤 털리다가 이실직고했다.

     "소문의 여, 여, 여고생 귀신을 보고 싶어서요. 혹시 해를 끼치면 쫓으려고 애들이랑 같이 소금을 챙겼어요......"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자 변태는 엎드려 절을 하며 사과한다. 나는 소금이 담긴 주머니를 빼앗아 변태가 내게 했듯 놈의 얼굴과 몸에 촵촵 뿌렸다.

     [어떠냐?]

     이윽고 변태는 자신이 가져온 소금에 의해 잘 절여졌다. 본인은 표정을 숨긴다고 하는듯 한데 찝찝함이 지나치게 표현되는 건 모르는 모양이다.

     [귀신이 아니더라도 기분 나쁘지? 응, 귀신도 기분 나빠. 역지사지 좀 해봐. 뜬금없이 귀신 짜게 만들지 말고, 염질은 시체에다가 하세요. 어휴 시벌. 하다못해 간고등어 취급이라니.]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니 친구들 데리고 얼른 꺼져. 귀신보겠다 지랄병 도진 놈들도 좀 말리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변태는 풀린 다리로 겨우 일어나 고개를 몇 번이나 숙이고서는 후들거리며 여자화장실의 문을 열었다.




    [에라이 시벌! 빨리 꺼지라고!]




     나는 그 등 뒤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며 '좆까'라는 의미가 담긴 저속한 손짓을 해대었다. 변태는 한 번 뒤돌아보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빠른 걸음으로 멀어져갔다.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이렇게 하는 것도 마음이 좋진 않다. 나는 여기에 전세 낸 것도 아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공간을 조금  빌려쓰는 것뿐이다. 그러나 나는 무서운 귀신의 흉내를 내며 겁을 준다. 가끔씩 친구들에 의해 억지로 끌려온 마음 약한 아이들이 나에 의해 마음이 부서지기도 하는 걸 알면서도 나는 계속 무서운 화장실의 악몽으로 남는다.



     의외겠지만 나라고 해서 이런 짓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다. 나는 조용한 것이 좋은 사색가다. 그렇지만 귀신에 대해 알아봤자 좋은 것이 없다. 귀신을 부르면, 그 귀신 속에 숨은 악의도 같이 불려나온다.




     예전에 나와 비슷한 성격의 아이가 있었다. 그렇지만 나와 다르게 그 아이는 외로움을 타는 아이였다. 살아있는 아이들과 친구가 될 수 없었던 그 아이는 나와 만났고, 죽은 나와 친구가 되려했다. 나는 거절했다. 혼자가 좋아서라는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그 다음 날 그 아이는 옥상에서 떨어졌다. 동맥에서는 피가 콸콸 솟고, 팔 다리의 뼈는 기묘하게 뒤틀려 감싸고 있는 살 위로 삐죽 튀어나와있고, 목은 이상한 각도로 뒤틀리고, 터진 머리에서는 뇌수를 흘리며 부르르 떨다가 죽었다.





     아아악-----!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황급히 아까 변태가 사라졌던 방향으로 달린다. 


    안돼, 혜리야. 그러지 마.



     싸늘한 복도에는 구름에 가린 희미한 달빛이 쏟아지고 그 아래에는 말 없는 둘이 누군가에게 보여지듯 나란히 뉘여있다.

     "왜......"

     정신이 나간 듯한 목소리로 변태는 그 앞에 주저앉아 있다. 




    혜리야, 우리는 이러면 안 돼. 


    우리는 이미 죽었잖아.....




     이윽고 구름이 걷히면 달빛이 더 선명해진다. 달 아래, 창문 안쪽, 핏빛 복도가 드러난다.



      나란히 누운 둘은 아까 도망갔던 그 두 놈이었다. 귀신을 보고 싶어하던 두 놈은 멍청하게도 바로 집으로 도망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마 도망오지 않은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겠지. 두려움을 무릅쓰고 다시 가볼까, 말까로 다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얌전하게 뉘여있는 둘의 몸엔 격렬한 흔적들이 가득이었다.

     우웨에엑-하며 게워내는 소리가 들렸다.

     두 팔과 다리의 뼈는 살 바깥으로 삐죽 튀어나와있고 동맥에서 흐른 피는 복도에 흥건했다.


     마지막까지 겪었던 두려움은 끔찍하게 일그러진 얼굴에 가득하고, 머리는 깨져 줄줄 뇌수를 흘린다.


     흐른 뇌수는 피와 섞여 엉망이 되어있고, 엉망인 뒤통수는 180도로 돌아가 등이 아닌 가슴의 위에 위치해있다.


     [도망가.]


    그러나 바닥에 토와 눈물을 쏟던 놈의 귀에는 내 목소리가 닿지 않는 듯 했다. 


     [도망가라고!!!!!!!]


     곧 그 아이가 올 것이다.






    동맥에서는 피가 콸콸 솟고, 








    팔 다리의 뼈는 기묘하게 뒤틀려,






    감싸고 있는 살 위로 튀어나온,







    목은 이상한 각도로 뒤틀린채로, 








    터진 머리에서는 뇌수를 흘리며 부르르 떨다가






    죽은 혜리가.




    [제발 도망가!!!! 너도 죽을거야!!!!!!]




    혜리는 찐찌버거였다.




    그리고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다.




    귀신을 찾는 아이들의 눈 앞에 혜리는 나타난다.





    혜리는 산 아이들을 너무나도 미워했다.





    그래서 몇 년 째 학교를 떠돌다가





     부르면 나타난다




    죽을 때의 그 모습으로, 미움을 담아 산 아이들을 자신과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주고 싶어서.



    살아서도 모두를 미워한만큼이나 죽어서도 용서를 할 수 없었나보다.




    나는 혜리를 말릴 수 없다.



    혜리는 끝내 나도 미워했으니까.



    혜리의 삶의 끝은 모두를 저주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혜리에게 붙잡히면 나는 그걸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나는 무서운 귀신의 흉내밖에 낼 수 없으니까. 


    아이들을 잡아먹고, 그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 강해질 수 없으니까.
     


    약한 힘으로는 도망가라 귀뜸하는 것 밖에 할 수 없으니까.



    [도망가......제발...!!!]



     멍하니 주저앉은 남학생은 갑자기 어느 한 점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시선은 복도의 끝에 집중되어 있었다.



     "아.....아아........"




    나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복도의 끝에는 모두를 미워하는 찐찌버거 혜리가 있었다. 
    출처 くコ:彡
    한 번 읽고 다시 읽을때 처음 읽어볼 때와는 다른 느낌이 드는 소설을 지향합니다. 두 번 읽어도 괜찮은 소설이 되기 위해 노력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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