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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59655
    작성자 : 오유하라
    추천 : 17
    조회수 : 2717
    IP : 61.105.***.87
    댓글 : 31개
    등록시간 : 2013/10/31 15:52:01
    http://todayhumor.com/?panic_59655 모바일
    자취하면서 일어났던 일.


    베오베에 갔던 원룸현관잠금 관련한 글이 있길래

    갑자기 생각난 일화가 있어요.


    슴가가 음스므로 음슴체.


    대학다닐때 막 20살. 룸메랑 원룸에서 자취하고 있었음.

    그당시 우리 원룸은 꽤 큰편이였으나, 분리형은 아니고 그냥 방만 하나 크게있는 씩이였었음.


    그래서 우리방 문을 열면 방안이 훤히 보이는 그런 구조였음.


    책상은 따로 없어서 작은 밥상을 펼쳐놓고 그위에 놋북 얹어놓고

    방 한가운데서 열심히 덕질을 하고 있었음


    그때 밖에서 룸메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는거임.

    (그당시 도어락이 흔하지 않았었음)


    그소리에 내 덕질을 들킬새라 재빠르게 알트탭을 누르고 과제창을 띄워놨었음.

    그러고 룸메왔다고 쳐다보는데 남자랑 같이 들어오는게 아니겠음?


    종종 나한테 말없이 친구를 데려오기도 했었는데

    이렇게 말없이 남자를 데려온적은 처음이였음.


    살짝 불쾌해지기 시작했음


    난 당시 동아리방에 구비되어있던 출처모를 깔깔이를 걸치고 있었고

    고등학교때 입었던 체육복 바지를 입고있었음.

    머리는 컷트였었는데 관리안해서 까치집이 되어있는 그런상태였음.


    그렇게 후줄근한 모습을 외간남자에게 보여주기 싫었음

    나도 여자임 ㅠㅠㅠ


    그때문에 난 나도모르게 인상쓰면서 룸메와 룸메뒤의 남자를 번갈아 가며 노려봤음.


    근데 룸메가 같이 들어오던 남자보고 뭐라뭐라 하는거임

    그런데도 그남자가 뒤따라 신발장까지 들어오다시피 하더니

    인상쓰고 있는 날 발견하고는 "아 네" 이러더니 바로 후다닥 나가는거..



    그래서 내가 "저사람 먼데? 왜간데?" 이러니까 룸메가 전혀 모르는사람이라는거임!!


    그게 뭔말이냐니까 무섭다고 룸메가 찡찡거리는거임.

    어떻게 된거냐니까



    룸메가 집에 들어오려고 원룸 현관으로 들어오고 있었다고 함.


    그당시 우리 원룸현관의 도어락은 고장이 나서 잠기지도 않는 (수동으로 잠궈야 잠기는) 그런 거였음.


    그래서 있으나마나 싶어 거의 문을 열어놓고 다녔었음.


    그때문인지 우리집은 2층임에도 불구하고 도를아십니까 사람들이 문을 두드리기도 했고

    호갱인 나는 돈을 뜯기기도 했었음.



    아무튼, 거기 현관 안쪽 계단올라가는 길에 그 남자가 서성이더라는거임

    모자쓰고, 검정옷을입고, 한덩치 하는 남자가 계단앞에 있으니

    내룸메는 쫄아서 옆으로 최대한 비켜서 올라가려 했음

    (룸메는 키가 작은편인데 나름.. 이아니라 대놓고 글래머스한 몸매임...부럽) 

    그때 그남자가 말을 시키더라는거임



    "여기 방보러 왔는데, 아줌마가 조금있으면 온다고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지금 너무 바빠서 그러는데 혹시 여기사시는거면 방만보고 가면 안될까요?"


    내친구는 당연히 안된다고 거절했음.

    사람사는 방이니까 안된다고 기다리라고.



    근데 그남자가 진짜 잠깐이면 된다고 사정하면서 룸메를 계속 따라오더라는 거임

    룸메가 당연히 안된다고 가라고 하는사이 우리집 앞까지 올라와버린거임

    룸메는 조금 무섭기도 하고 열받기도 해서

    그러면 아줌마한테 전화해보지 왜 여기 이러고있냐고 전화해봐라니까

    본인 폰이 꺼져서 연락이 안된다했다는거임.



    룸메가 어쨌든 집은 못보여주니까 가라고 했고, 남자가 계단쪽으로 가는걸 보고 룸메가 문을 열었음

    근데, 문열고 보니까 그남자가 어느새 뒤에 있었던거임.

    (숨어있었는지 발소리를 줄이고있었는진 모르겠음)



    어쨌든 룸메와 함께사는 내가 볼때엔

    룸메가 남자를 데리고 왔다고 생각할 정도로 가깝게 붙어있었고, 자연스럽게 들어왔었음.

    룸메가 문을 닫을 새도 없이, 발은 이미 신발장에 밀어넣었었음.


    룸메가 뭐하는거냐고 나가라고 하자 남자가 막무가내로 들어오려다가 날 발견한거임.



    깔깔이 + 컷트머리 + 인상찡그림 + (아깐 말 안했지만) 누구보다 높은 앉은키 + 럭비어깨 (어깨선이 남자옷 어깨선임 ㅠㅠ)= 남자

    로 오해하기에 충분한 상황이였음.



    그러자 그 남자는 아 네 하면서 후다닥 밖으로 나간거임.


    그뒤 바로 원룸아줌마한테 전화해보니 아줌마는 애초부터 비어있는 방이 없고,

    방뺄 사람도 없어서 보여줄사람도 없었다고 함.



    우리가 무섭다고 조치취해달라고 하자,

    그뒤로 원룸현관앞에 새로 도어락을 달고, 우리방만 도어락을 하나 더 달아줌.


    난 평소에 집에 잘 안있고 거의 학교-동아리방-알바-동아리방-집(이라부르고 샤워장이라 읽음) 이런씩인데

    집에 씻으러 왔다가 나가기 귀찮아서 집에 눌러앉아 있었더니 이 일이 일어난거임.


    만약에 내가 그때 집에 없었다면... 룸메가 끔찍한 일을 당할수도 있었을거임.

    만약에 내가 깔깔이를 입고 있지 않았더라면, 내가 조금 더 체구가 작은 여자였다면, 머리가 길어서 여자처럼 보였더라면


    우리 둘다 큰일 날수도 있었을 거임.


    그뒤로 안전불감증에 걸린 우리는 베란다문은 열지도 않았고,

    도어락에 열쇠까지 이중으로 꼬박꼬박 챙겨다녔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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