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br></p> <div> </div> <p> <br></p> <p>유치원 시절, 이케부쿠로에 있는 선샤인 빌딩에 부모님과 친척들이랑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p> <p> <br></p> <p>윗쪽 층에는 수족관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수족관에 가고 싶어 잔뜩 들떠 있었습니다.</p> <p> <br></p> <p>그리고 엘리베이터가 수족관이 있는 층에 도착하고, 문이 열렸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런데 눈 앞에 보이는 것은 그냥 벽이었습니다.</p> <p> <br></p> <p>게다가 굉장히 낡고 어두운데다 지독한 냄새까지 났습니다.</p> <p> <br></p> <p>어렸을 때인데도 아직도 그 때 느꼈던 현기증과 토할 것 같은 느낌이 생생할 정도였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순간 단숨에 주변의 분위기가 차가워졌습니다.</p> <p> <br></p> <p>그리고 모두들 말이 없어지고, 무엇인가를 견디는 것 같았던 것이 기억납니다.</p> <p> <br></p> <p>나는 부모님에게 손을 끌려서 앞으로 조금씩 나아갔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하지만 앞으로 아무리 나아가도 수족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p> <p> <br></p> <p>나무로 된 기둥과 대들보로 둘러싸인 어두운 터널 같은 곳이었습니다.</p> <p> <br></p> <p>수많은 인파에 더해서 담갈색의 반투명하고 얇은 사람의 그림자가 흔들흔들 떠다니고 있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 그림자는 공중에도 있었고, 밑바닥에도 있어서 모든 곳에 떠다니고 있었습니다.</p> <p> <br></p> <p>나는 숨이 차서 산소 부족 같이 멍한 상태였습니다.</p> <p> <br></p> <p>하지만 부모님이 내 손을 끌고 있었기 때문에 그저 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안 쪽으로 나아갈 수록 반투명한 그림자들이 늘어났습니다.</p> <p> <br></p> <p>지독한 냄새와 괴로움으로 입조차 열 수 없었습니다.</p> <p> <br></p> <p>결국 나는 정신이 아찔해지면서 비틀거리며 쓰러지고 말았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이것이 선샤인 빌딩 수족관에서 내가 겪은 일입니다.</p> <p> <br></p> <p>부모님은 나를 수족관까지 데려갔는데 바로 앞에서 내가 쓰러져서 깜짝 놀라셨었다고 합니다.</p> <p> <br></p> <p>그리고 나는 다 자란 후에 선샤인 빌딩의 유래를 듣고서야 내가 왜 그런 일을 겪었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원래 선샤인 빌딩이 있던 곳은, 스가모 프리즌이라는 전범 수용소였다고 합니다.</p> <p> <br></p> <p>그리고 그러한 어두운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선샤인이라는 밝은 이름의 빌딩을 세웠다는 것입니다.</p> <p> <br></p> <p>내가 보았던 그림자들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사람들의 원한 서린 넋이었던걸까요...</p> <p> <br></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346?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346?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