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27" height="240" alt="movie_image.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8/14718526694db7687e8f2c46f1b05ea337cab3d07d__mn122968__w427__h240__f29671__Ym201608.jpg" filesize="29671"></div> <div style="text-align:left;">(스포성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심은경, 류승룡, 이준 님이 목소리 출연하고<br>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서울역'을 보고 왔습니다.<br><br>어떤 창작자에겐 스토리를 가장 창의적이고<br> 힘있게 생산해낼 수 있는 최적의 형식이 하나씩 있는듯 합니다.<br><br>연상호 감독에게는 애니메이션이 바로 그런듯 하지요.<br><br>(물론 그 이전부터도)예산이 없고 필요한 기술을<br> 제대로 구현할 수 없었던 '돼지의 왕'에서 시작해<br> 지금 '서울역'까지 이상하리 만치 부자연스럽고<br> 괴팍하기까지 한 그의 그림체들은 오히려 독창적이고<br> 새로운 지평을 열었을 만큼 그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습니다.<br><br> '그림체'와 입에 맞지 않는 '더빙'으로만<br> 판단하기엔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과소평가 받기 충분합니다.<br><br>오히려, 이 이상한 모션들이야 말로<br> 이야기와 메세지면에서 지독하리 만치 맞물려 있다는 것을<br> 생각하면 소름이 끼칠 지경으로 까지 느껴집니다.<br><br> '서울역'은 홍보에서도 익히 나왔듯<br>'부산행'의 프리퀄로 많이 알려졌는데,<br>사실 '부산행'과 엮기에는 주제적인 면이나<br> 묘사에서나 이야기 부분에서도 많이 다릅니다.<br>(인터뷰에서 이미 밝힌바 있지만<br>'서울역'을 먼저 구상한 다음<br>'부산행'을 만들었다고 하지요.<br>그래서 아마 홍보차원에서는<br>'부산행'의 프리퀄이라고 한 것 같습니다.<br>더욱이 '부산행'이 큰 흥행을 했으니 말이죠.)<br><br>비유해서 말하면 '서울역'과 '부산행'은<br> 이란성 쌍둥이 같은 작품입니다.<br>(좀비라는 특수한 설정만 같을 뿐이죠.)<br><br><br> ('부산행'뿐만 아니라)연상호 감독의 작품세계는<br> 언제나 불씨하나 남아있지 않은 얼음장처럼 차가운<br> 염세주의 같은 이야기를 펼쳐왔습니다.<br><br> '서울역'에서는 '집'이라는 테마와<br>'혼란'이라는 테마가 중요해 보이는데<br> 더욱이 끔찍한 것은 언제나 피해자가<br> 사회적으로 약한 '소수자'라는 점입니다.<br><br>특히 중요한 것은 이들에게는<br> 어느곳하나 마음의 안식을 둘 만한곳이 없다는 것이지요.<br><br>이유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부터<br> 세상이 미쳐버린 서울 한복판은 지옥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br>(밖으로 나온 이들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또한<br>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br><br>계엄령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정부의 말을 비롯해<br>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에게 폭동으로 간주해버리는<br> 끔찍한 상황은 국민들의 안전을 안위하는 것이<br> 아닌 위협을 가한다는 점에서도 무척이나 인상적인 대목이지요.<br><br>좀비를 막기위해 3중으로 쳐놓은 방어막은<br> 과연 누구를 위한 방어인지<br> 또한, 가장 큰 공권력을 가진 이들이<br> 가장 약한 이들에게 방어막을 맡긴다는 점에서 누구를 위한 안위인지..<br>연상호 감독의 칼날은 여기저기를 향해 겨누고 있습니다.<br>(일전에 지하에서 도망치던 '혜선'과 '노숙자'는<br> 어떤 여자를 보고 필사적으로 도망가려 합니다.<br>그 여자가 좀비가 아닌 것을 알았을 때<br>'사람'인지 '좀비'인지도 분간을 못하게 되면<br> 그 안전은 본인 스스로 지켜야 되는 것일까요.)<br><br><br>여기저기 지하도의 광고판에서 나오는<br> 신도시의 아파트 분양은 그냥 그림을 채워놓기위해<br> 그린것이 아닙니다.<br><br>말미에 이어지는 모델하우스의 시퀀스는<br> 극중 여주인공인 '혜선'에게 가장 필요한 안식처 처럼 보이지만<br> 사실 그 공간 자체도 가짜라는 것을 떠올리면<br> 연상호 감독에게 걸었던 일말의 희망마저 사라지는 듯 합니다.<br>(노숙자가 혜선에게 '나도 집에 가고 싶어!! 그런데 집이 없어!!'<br>라고 하는 대사는 이 영화의 핵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br><br><br><br>연상호 감독의 스토리텔링 능력은<br> 여전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네요.<br><br>흡입력 뿐만 아니라 서울역과 서울 한복판의<br> 혼란을 담는 서스펜스까지 눈돌릴 틈 없는<br> 애니메이션 입니다.<br><br>거기에 언제나 강력한 스토리를<br> 종반부에 심어놓는데 '서울역' 또한<br> 그러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충격을 선사합니다.<br>(그냥 충격이 아니라 앞서 말한<br> 일말의 희망이라는 불씨자체를 남겨두지 않는 점에서<br> 지독한 염세주의자 같다는 생각이 들게까지 합니다.)<br><br>엔딩을 보게 되면 '부산행'에서 느꼈던<br> 알수없는 페이소스를 '서울역'에서도 느낀다는 점에서<br> 감정적으로 공유하게 되는 부분도 없지않아 있습니다.<br><br><br> '서울역'이라는 작품 세계를 크게 봤을때<br> 서울역이라는 공간 자체가 중심점으로 보입니다.<br>노숙을 하는 '지하도'와 '하숙집', 신도시의 '아파트'<br> '서울역' 그리고 서울 한복판 더 나아가 '서울',<br>더 나아가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전체까지<br><br> 어느하나 안식처가 없는 곳에서<br> 마음의 안식처를 찾는 사람들의 희망은 더이상 없는 것일까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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