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27" height="261" alt="movie_imageUHQ1KSHT.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4/1459707294b2eb736d08094444896b62847ceb2602__mn122968__w427__h261__f26431__Ym201604.jpg" filesize="26431"></div>(스포성 글이 있습니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데이빗 듈리스, 제니퍼 제이슨 리가 출연하고<br> 찰리 카우프만, 듀크 존슨이 공동 연출한<br>'아노말리사'를 보고 왔습니다.<br><br>암전된 상태에서 여러 목소리가 겹쳐 나오며 시작하는<br> 이 이상한 영화는 도입부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게 합니다.<br><br>이 영화의 등급이 '청소년 관람불가'에서 암시하듯<br> 온전히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입니다.<br>(성적인 묘사가 나와서 이기도 하지만<br> 내용 자체가 성인들을 위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br><br>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적용된 이 독특한 영화는<br> 그간 기발한 상상력을 냈던<br> 작가 '찰리 카우프만'의 재능 중 하나이기도 할 것입니다.<br><br><br>이것은 지극히 현대인들의 초상같은 작품이지요.<br>주인공인 '마이클'은 자신의 결혼생활과 삶 자체가<br> 권태롭고 지루하며 고독하기 짝이 없는 인물입니다.<br><br>비행기 안에서 부터 호텔까지 오는 장면을 보게되면<br>'마이클'과 극중의 분위기를 그대로 요약해주지요.<br><br>비행기 안에서는 '마이클'의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착륙할때 손을 잡게 되고<br> 신시내티에 도착하여 호텔을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 가는도중<br> 쉴새없이 말을거는 택시기사 또한 단순한 대화라 생각할 수 있지만<br> 그냥 지나가는 장면은 아닐 것입니다.<br>(손을 잡고 말을 걸게 됨에따라 역설적으로<br>'마이클'이 얼마나 고독한 인물인지 보여줍니다.)<br><br>언뜻 고독과 권태에 면역 혹은 익숙해 태연한 척 보이나,<br>중반까지 지나가면 전혀 그런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br><br>이 영화가 단지 '고독'과 '외로움'에만 머물렀다면<br> 지금 저의 마음보다 더 좋게 봤을지는 의문입니다.<br><br><br> '아노말리사'는 다면층으로 겹겹이 쌓은<br> 감정의 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br>(마치 '인사이드 아웃'의 계열을<br>'셰임'의 분위기로 표현한 듯 합니다.)<br><br>이것은 단일한 감정으로 표현할 수 없는 영화이기도 합니다.<br><br><br><br>호텔에 도착하게 된 '마이클'은<br> 옛 연인과 자신이 꿈꿔왔던 연인을 만나게 됩니다.<br><br> '마이클' 이외에 다 똑같은 목소리로 들렸던<br> 극 중 인물들은 '리사'를 만나고 나서<br> 진정한 여성의 목소리가 나오게 됩니다.<br>(형식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변곡점인데다<br>'마이클'의 심리변화까지 보여준다는 점에서<br> 굉장히 중요한 대목처럼 보입니다.<br>옛연인조차 목소리는 바뀌지 않았죠.)<br><br>이전까지 계속 조용하던 극중 분위기가 호텔바에<br> 여성을 불러들이게 됨으로써 주위의 소음이<br>'마이클' 마음의 고동처럼 느끼게 합니다.<br>(혹은 어지러운 내면의 소음일수도 있겠지요.)<br><br>리사와 바에 있을 때는 노래가 흘러나오는데<br> 마이클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장면이면서<br> 심지어 '리사'가 직접 불러주게 되기도 하지요.<br><br>권태롭고 고독한 인생에서 드디어 변화시켜 줄<br> 인생의 연인을 만났다고 확신한 '마이클'은<br>'리사'를 향해 구애를 하게 됩니다.<br><br>주위 사람들보다 그리고 같이온 친구보다<br> 더 못나고 얼굴에 상처까지 있는 본인을<br> 왜 좋아하는지 물어보는 '리사'를 향해<br>'마이클'은 상세하게 설명을 못하지만<br> 어떤 '특별함'이 있다고 말을 합니다.<br>그런 '마이클'과 '리사'는 하룻밤을 지내게 되죠.<br><br>다음날 악몽을 꾼 '마이클'은 놀란 마음을 진정하고<br> 아침을 먹으며 '리사'에게 바로 고백을 합니다.<br>(언뜻 예지몽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br><br>하지만, 고백과 동시에 전날 택시기사와 오버랩되며<br> 그 특별함은 사라지고 여느 사람과 다를바 없는 모습으로<br> 바뀌어가는 상황에 '마이클'은 당황과 무력감을 느낍니다.<br>(이상한 낌새를 느낀 리사는 눈치를 채게 되죠.)<br><br>보통의 목소리와 같이 오버랩되며<br> 카메라를 '마이클'의 뒤에서 잡아 '리사'의 얼굴은<br> 햇살에 가려진 채로 프레임을 잡은 구도는<br>(뒷모습이 잡힌)마이클의 복잡한 심정과 함께<br> 마이클이 그간 봐온 사람들과 같게 표현됩니다.<br>(마이클 입장에선 전날의 리사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br><br>갑자기 다가온 이 이상한 심경에 어쩔줄 몰라하는<br> 표정이 카메라를 통해 그대로 다가오죠.<br>알수없는 이 당혹감과 무력은 자신도 모르고<br> 설명도 되지 않기에 더욱 혼란스럽습니다.<br><br>강연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 마이클은<br> 가족과 친지들의 환영에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br> 혼란만 가중되어 계단에 앉아 자신이 사온<br> 이상한 인형과 마주하게 되죠.<br><br><br>그렇다면, '리사'의 입장은 어떠할까요.<br>지난 8년동안 얼굴에 난 상처때문에 남자를 만나지도 못하고<br>8년전에 만났던 연인도 60대에 애까지 있는 사람이었던<br>'리사'는 자신의 팬이자 동경해온 '마이클'을 통해<br>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br><br>마이클 책에서도 나오는 '아노말리'는 변칙의 의미이고,<br>직접 지어주기도 했던 '아노말리사'라는 용어(혹은 이름)를<br> 받음으로써 그간 고독했던 본인 인생이 특별한 순간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을 것입니다.<br><br>사실, '마이클'과 '리사'는 굉장히 유사한 인물이기도 하지요.<br>두 인물 모두 자신의 삶이 외롭다고 느꼈을 것이지만<br> 서로를 만나 특별해지길 간절히 바랬을<br> 어떤 인물은 1박을 통해 특별함에서 무력감으로 바뀌었을 것이고<br> 어떤 인물은 1박을 통해 보잘것 없었던 삶이 인상적인 삶으로 바뀌었을 것입니다.<br><br>그런 의미에서 영화가 내비치는<br> 쓸쓸하고 공허한 분위기가 마냥 슬프지만은 않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br>(저는 이 영화를 보며 떠오른 단어가 어째서인지 '애잔함' 이었습니다.)<br><br><br>'아노말리사'는 '사랑'영화로도 볼 수 있습니다.<br>흔히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 그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만 보아도 좋고<br> 좋아하는 것 자체가 그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할 이유가 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br><br>단지 하루이지만 그 하루로 인해<br> 사랑의 시작과 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심장합니다.<br><br>사랑을 해도 권태는 언제든 올 수 있게 되지요.<br>어떤 사랑은 그 사랑이 식어서 헤어질수도 있지만<br> 왜 헤어졌는지도 모른채 끝날수도 있습니다.<br><br> '마이클'의 옛연인이 그때 왜 헤어졌냐고 되물어보지만<br> 마이클은 명확한 답을 해줄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르기 때문이죠.<br><br>대사를 통해 마이클은 현장에서 도망쳤는지,<br>현실에서 도망쳤는지, 사랑에서 도망쳤는지<br> 어찌됐든 도망쳤다고 이야기합니다.<br>(11년만에 다시 만나서도 마이클은<br> 자신의 상황만 앞세우다 여자에게 다시 한번 상처를 주게됩니다.)<br><br>'마이클'과 '리사'의 관계도 똑같습니다.<br>그렇게 보면 옛연인과 헤어졌던 상황에서 도망쳤다는 것은<br> 사랑과 현실과 현장 모두 일수도 있습니다.<br>('리사'와 옛연인이 헤어졌던 상황이 똑같을 거라 짐작됩니다.)<br><br><br>'마이클'은 영국출생이지만 직업적으로도 그렇고<br> 이리저리 돌아다닌다는 점에서 묘하게 다가오긴 합니다.<br>(신시내티가 처음이 아니고 강연을 하러<br> 다닌다는 점에서 여러지역을 돌아다니겠죠.)<br><br>'리사'와 LA, 오하이오 중 어디에 살거냐는 질문에서 보이듯<br> 이 사람은 한곳에 정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인물로 보이기도 합니다.<br>(정차가 필요한 사람이 정차할 수 없는 이유를 모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br><br><br><br>찰리 카우프만과 듀크 존슨의 연출은<br> 앞서 말했듯 창의적이며 효율적인 장면들을<br> 효과적으로 넣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합니다.<br><br>언급한 내용들이 다 그러하지만,<br>대표적으로 마이클이 악몽을 꾸는 도중<br> 하관이 떨어져 나가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은 여타 다른 작품 같으면<br> 머리가 잘려나가든 피를 흘리든<br>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br><br> 스톱 애니메이션 답게 얼굴 하관부문만 딱 잘라서 표현한 것이<br> 굉장히 효율적이면서 그 상황을 충분히 설득시켜준다는 점이 무척이나 놀랍습니다.<br>(이것은 시간대비 제작비를 생각했을때도 굉장히 좋습니다.)<br>웃긴것은 떨어진 하관을 다시 붙힌다는 것이지요.<br><br>목소리 또한 '마이클'과 '리사'를 제외하곤<br> 다 똑같다는 점에서 제작비를 당연히 줄임과 동시에<br> 연출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납득이 가며<br> 주인공의 이 이상한 심리상 목소리가 다 똑같이 들어간것이<br> 어떻게 보면 더 맞아떨어져 나간다는 점에서 놀랍습니다.<br>(이것은 창작자나 창작자를 도와주는 입장에서 탁월한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br><br>이상하게 보일수 있었던 설정을 독특한 창의성으로 탈바꿈한<br> 이 신선하고도 기발한 상상력은 '찰리 카우프만'의 빛을 더욱 발하게 합니다.<br><br><br><br>찰리 카우프만과 듀크 존슨('아노말리사')을<br> 대변 하는 입장에서 조금 적어본다면<br> 어떤 사람들은 주인공 '마이클'의 행동을 보고 불편해 하거나<br>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br><br>영화는 현실과 연계해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br>오히려 창작자가 그런 감상을 느끼라고 만든것 같습니다.<br><br>하지만, 현실의 일부분을 가져와 영화적으로 표현것을 도덕적 지탄에 관해서만 이야기 하게 되면<br> 정작 영화가 말하고자(의도하고자)하는 바와 전혀 다르게 퇴색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br><br>주위 사람들이나 전문가들 일부 평에서도<br>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br>오히려 저에겐 그런 행동들이 '마이클'의 이 이상심리를<br> 더욱 설득시켜준다고 보는 입장입니다.<br>(다시말해, 도덕적 지탄을 하기위해 이 영화를 만든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br><br>물론, 실제로 '마이클'과 같은 행동을 현실에서 하게 된다면<br> 그 사람은 당연히 지탄을 받아야 겠지요.<br>(엄밀히 말하면 '마이클'은 좋은 인물이 아닙니다.)<br><br><br><br>'마이클'은 샤워를 하고 서리 낀 거울을 지워나가며<br> 자신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이상하게 뒤틀리기 시작합니다.<br>환청까지 듣게되자 옷을 입고 뛰쳐나와<br> 다른 방문객들의 문을 두드리며 아우성을 칩니다.<br><br>뜬금없이 친구를 찾는다며 문을 일일이 열려고 하던<br>'마이클'은 '리사'를 보고 친구를 찾지 않게 됩니다.<br><br>일행이 마이클에게 친구를 찾지 않아도 되냐고 묻자<br>'친구보다 아름다운 두 여인과 술을 마시는게 낫다'고 하지요.<br>(정말 이상한 블랙 코미디이죠.)<br>그렇다면, 아마 마이클은 자신의 인생을<br> 변화시켜줄 친구를 찾는 것은 아니었을까요.<br><br> '천국에서 온 여신'이 자신의 인생을 구원해줄줄 알았던<br>'마이클'은 구원받지 못하고<br> 결국은 '아노말리사'가 구원받게 되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br><br><br>처음으로 돌아와 오프닝에서 겹겹이 들려오던 알수없는 다양한 목소리들이<br> 영화를 보고난 후(수미상관 구조로)크레딧이 올라갈때 그 목소리들을 다시 듣게되면<br> 여전히 알수 없지만 복잡한 감정으로 극장문을 나오며 오랫동안 생각하게 됩니다.<br><br>여러분 삶을 변화시켜줄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떠올리며 말이죠.<br>(이 작품의 존재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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