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개돼지 입니다.
늦었지만 이번 아카데미상중에 촬영 부분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촬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말씀드렸다시피 미국은 디렉터 오브 포토그래피(디피) 하는 사람이 촬영,조명을 다 관장합니다. 카메라는 카메라 오퍼레이터들이 잡아주고 조명을 게퍼라는 사람이 운용합니다.
제가 디피 이름 옆에 나이를 쓴 이유는 헐리우드 촬영가조합의 디피들은 거의 노장들이 많구요. 노장이라도 액션 영화 같은거 잘 찍습니다. 그건 젊은 오퍼레이터들이랑 액션 전문으로 촬영하는 세컨드 유닛들이 있기때문이구요. 아무튼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Carol의 Edward Lachman...
죄송합니다. 못봤습니다. 필모를 검색해봤는데 눈에 띄는것도 없고. 그냥 패쓰 하겠습니다.
Mad Max: Fury Road 의 John Seale.(호주 73살)
후보로 오른 작품중에 영화는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였구요. 촬영 후보로까진 생각하지 못했는데 후보로 올라왔네요. 메이킹 보면 그냥 개고생의 연속이었던거 같습니다. 막막한 사막 배경으로 촬영을 잘 하기 힘들었을텐데 소품이나 자동차 디자인이 뛰어나고 색감을 잘 뽑아서 만든 영상이었던거 같아요. 카메라 오퍼레이터 2명중에 'Luca Mercuri' 사람이 참여했는데 분노의 질주5탄이랑 니드포 스피드, 드라이브의 카메라 오퍼레이터도 했었네요. 이런 영화의 오퍼레이터는 자동차 영화 전문 오퍼레이터가 붙습니다.
저 고등학교때니까 15년쯤 전에 제가 방과후 활동으로 시나리오작법반을 들었을때 선생님께서 매드맥스3탄을 보여주셨습니다.(그때는 VHS였죠.) 자동차 추격신의 혁신을 이루었다고 하셨었는데. 지금은 차걸이라고 해서 자동차에 카메라를 거는 그립들의 기술이 워낙 좋아졌습니다. 근래에 몇년동안에 본 자동차 차걸이 장면중에 가장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준게 당연한 영화겠죠. 가장 기억에 남는거는 디지탈 색감 잘 뽑은것? 정도였습니다. 일단 영화가 재미있고 색감,미술,음악 편집 벨런스가 다 좋으니 아위운건 없지만...액션 임팩트에 다른거 좀 가려진듯.
The Hateful Eight 의 Robert Richardson.(미국,60살)
제가 관심있어하는 디피중에 두세손가락 안에 꼽는 사람이구요.
저는 미국 촬영감독을 보면 돈이랑 템빨로 승부하는것 같아서 별로 신경 안쓰는데요. 제가 믿고보는 촬영감독중에 유일한 미국 사랍입니다.
예전에 올리버 스톤 감독이랑 일하면서 JFK로 아카데미 촬영상 받구요. 요즘은 마틴 스콜세지랑 타란티노감독과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 스콜세지 영화로 아카데미 2번 받았구요. 타란티노랑은 아직 못받고 촬영 후보로만 2~3번 올랐던거 같습니다.
타란티노 영화로는 앞으로도 촬영상은 못받을거 같습니다.ㅋ
앉아있는 타란티노 감독이랑 배우 사이에 해드셋 끼고 서있는 흰 단발머리 할아버지가 로버트 옹입니다. 손에 노출계를 들고 조명 노출을 보고 있네요. 식탁 위에떨어지는 강력한 조명도 이사람의 트레이드 마크 입니다.
카메라 앵글을 기가막히게 잡구요. 스콜세지와 조합하면 거의 극강의 콘티와 영상이 나옵니다. 스콜세지감독 스스로 촬영에 엄청 공을 들이구요. 스콜세지랑 일하는 프로덕션 디자이너도 내공이 엄청 뛰어난 사람이기 때문에 연출력+촬영+미술의 최강 조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타란티노가 시나리오에서 주접떠는거에 드는 노력의 조금이라도 콘티에 신경을 썼으면 타란티노 영화로도 상을 받지 않았을까 합니다.
타란티노는 콘티가 단순하기때문에 오히려 이 촬영 감독의 멋진 장면은 타란티노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거 같습니다. Robert Richardson의 가장 큰 특징은 역광인데요.(카메라가 사람 얼굴을 찍으면 뒤통수에 때리는게 역광입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몇배는 강력하고 포인트있게 역광을 주는데 비슷하게 흉내내는 사람도 없구요. 거의 이분의 돋보적인조명 기술인데 엄청 이쁩니다. 지금은 벤 에플렉이 감독하는 영화'Live by Night' 의 촬영을 마친 상태네요.
카메라의 앵글에는 어느정도 공식이 있는데 조명은 공식이 없기때문에 다들 제각각인데요. 이사람은 뛰어난 기술에 미술이랑 벨런스를 잘 조절하는게 최고의 장점인듯 합니다. 아 헤이트풀 에잇은 70mm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을 했는데요 '왜 그랬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영화였구요. 타란티노는 역시 이런 뻘짓을 잘하는구나 생각했었네요. 이전 영화들인 장고나 킬빌때처럼 촬영 감독의 실력이 너무 뛰어난데 타란티노의 고집이 살짝 아쉽고 안타깝구요. 그나마 인글로리우스 바스터스는 좋긴 했는데...아무래도 스콜세지랑 작업할때 만큼의 아우라는 안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은 똑같이 멋진데 말이죠...그래도 촬영감독의 이름값이 있으니...솔직히 영상 테크닉으로만 보면 후보로 올라온 영화들중에 1,2등 정도 라고 생각합니다.
Sicario의 Roger Deakins.(영국,66살)
영국사람인데요.
모리꼬네...디카프리오 저리가라입니다.
아카데미 촬영상 후보로 13번 올라서 1번도 못받았어요.
제가 봐도 살짝 1% 정도 부족하긴 하나 무시할 수 없는 내공을 지닌 할아버지라 자주 찾아보는 촬영감독입니다. 예전에는 코엔 형제랑 일했구요.(이번 코엔 작품도 같이 함.) 요즘엔 액션 영화도 많이 찍습니다. 앵글을 잡는게 거의 칼같구요. 빈틈 없는 영상이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조명은 실내나 야간씬에서 노란 엠버톤을 베이스로 까는게 엄청 이쁩니다.
코앤 형제랑 디킨스옹입니다. 흰머리에 삿대질 하는 사람이 디킨스옹. 아카데미 촬영상1번 vs 후보로 13번...13번로 무시못할듯...
이분은 기억에 남는게 예전에 코앤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때인데요. 그 당시 아카데미 경쟁작이 폴토마스앤더슨 감독의 데어 윌비 블러드 였구요. 아카데미가 이렇게 2파전이었는데 당시 아카데미가 획기적으로 코앤의 영화를 다 밀어줍니다. 유일하게 딱 하나 데어윌비 블러드에게 빼앗긴 상이 있었는데 그게 촬영상...ㅠ ㅠ
좀 아쉬운 사람입니다. 영국이나 유럽에서는 당근 촬영상 많이 받았구요. 제 개인적으로는 아만다 싸이푸리드 나왔던 '인 타임'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거 같습니다. 앵글은 빈틈 없고 조명은 차분하고 정석만 쭉 이어집니다. 007 스카이폴 촬영도 완전 훌륭했는데 아무래도 액션씬들은 다른 쎄컨 유닛들이 찍어오다보니 촬영미가 좀 끊기는부분이 있어서...
아무튼 너무 안타까운 사람입니다. 지금은 시카리오 감독이랑 블레이드 러너 새작품을 준비중이네요.
The Revenant 의 Emmanuel Lubezki.(맥시코 51살)
3년 연속으로 수상 했네요. 올해는 로저 디킨스랑 리차드슨이 좀 약했었나 봅니다.
촬영감독 프로필 보면 오랜 기간 다양한 작품으로 내공도 깊구요 충분히 받을만 합니다.
이분의 강점이라면 감독을 잘만난듯.ㅋㅋㅋ 아무래도 감독주의를 선호하는 연출 감독들과 작업을 하다보면 촬영감독의 성향도 연출 감독 화되어버립니다. 그게 잘 먹힐 경우는 이렇게 정반합의 결과로 잘 나오고 실패할 경우 라스폰트리에나 타란티노처럼 되는거죠.(그러나 실패해도 기본빵 이상 하는 영상미는 나옴.) 레버넌트의 촬영이 좀 다르다 보니 저도 셜명을 좀 자세하게 할 생각입니다.
일단 촬영 기법에 대한걸 얘기해보면. 요즘에는 딱히 기법위주로 찍는건 없어졌구요. 기법을 따지는 시대는 오래전에 유행이 끝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롱테이크나. 핸드핼드. 미쟝센, 셔레이드, 블리치 바이패쓰등.....거의 다 10년쯤 전에 유행하던 단어들이었는데 요즘은 기술과 실력들이 너무 상향되다보니... 구지 상이한 테크닉에는 신경을 안씁니다. 예전에는 신기하고 기술적으로 저런 촬영을 하기 힘들었기때문에 저런 촬영을 시도하 하면 현학적인 평론가들이 새로운 기법을 설명하며 엄청 빨아 댔는데요. 요즘은 카메라 테크닉도 마땅한 이유가 있을때 적용해가는 일반적인 콘티를 많이 고수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감독의 전작인 버드맨이랑 비슷하게 롱테이크로 갔는데요. 이 감독의 의도가 잘 먹히고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롱테이크에 무슨 꿀 발라논것도 아니고...한때 유행을 했던 떄가 있었죠. 오! 롱테이크야! 하면서 보는 사람들도 많았지요.
요즘에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도 그렇고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도 그렇고 뭔가 새로운걸 시도하면서도 영상미를 자기스타일대로 끌고가려는 연출 감독들이 선방하고 있는듯 합니다.
이전에는 독특한 기술로만 영화를 이끌어가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영상으로 영화를 전달하려고하는 감독의 생각이 녹아든 아름다운 감독들이 새롭게 보이네요.
일반적으로 꺼려하는 와이드 랜즈를 거의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컷 없이 쭉 가면서 드라마를 담으려다 보니 선택한듯 합니다. 이런 카메라 연출은 옹박(토니자가 연출했던건데 무슨 사원에서 쭉 싸우는 장면)에서보고 오랜만에 보네요. 롱테이크를 하려다보니 와이드랜즈가 좋고. 배경도 훌륭하니 영상미도 뛰어난데다가 그걸 한번에 다 담을라고 했던 카메라맨들의 내공이 상당했습니다. 와이드 랜즈로 인물을 찍게 되면 카메라가 피사체에 엄청 다가가게 되는게 그런 부분이 인물을 잘 묘사하고, 배경이랑 인물을 걸고 찍는 장면도 이뻤던거 같아요. 배우들도 카메라가 자기 얼굴에 초 근접하게 다가오는 경험도 신선했을듯 합니다.
그리고 제작노트 보니까 조명은 없이 찍었다고 하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구요. 참고로 다른 장비나 씨지 없이 찍었다고 하는 영화 다들 조명이랑 장비. 씨지 엄청 합니다.ㅋ
촬영을 잘했다고 뭉뚱 그려서 많은 얘기가 나오는데.
위에 매드맥스는 배경이 허당이지만 레버넌트의 배경은 거의 사방팔방이 엽서더군요.
솔직히 극강으로 뛰어났다고 생각은 안하구요. 오히려 NGC,나 BBC다큐 촬영팀의 영상이 더 뛰어나죠...
좀 돈 많이 들인 베어 그릴스라고 할까...
이영화의 세컨드 유닛을 살펴봤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카메라 오퍼레이터 중에 플레닛 어스를 비롯한 자연 다큐 촬영을 한 사람이 있었네요. 3명의 카메라 오퍼레이터 중에 'Paul Atkins' 라는 사람은 필모의 절반이 자연다큐네요...이마 이사람의 영상미가 많이 포함된듯 합니다. 또다른 카메라 오퍼레이터는 'Spiro Grant'라는 사람인데요. 워크레프트,투마로랜드,앨리시움,본레가시,언더원드,미션임파서블고스트프로토클,에이특공대 등 액션 전문 카메라 오퍼레이터구요. 아무래도 액션 장면에서 카메라를 소화한듯 하구요.'P. Scott Sakamoto' 라는 사람도 다크나이트나 인터스텔라등의 액션 영화에서 스테디캠(삼각대 없이 들고찍는거) 전문으로 찍는 사람인데(보니까 캐나다 눈밭 촬영 전문가인듯) 이 사람들을 잘 조합해서 운용한거 같습니다.
개퍼라고 우리나의 조명 감독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Martin Keough ' 이란 사람인데 인셉션,인터스텔라등 케나다의 설원 촬영 을 전문으로 했던 사람이 참여를 했구요...
우리가 핸폰으로 야외서 찍으면 역광때문에 사람 얼굴이 어두워지듯이. 아무리 조명을 안해도 사람 알굴에 그림자라도 적어지게 조명을 해줘야 하는데요. 아마 그정도 조명만 쓰면서 촬영한거 같네요.
그래고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고르라고 하면 매드맥스인거 같아요. 재미있었습니다.ㅋ
스타워즈 7탄 감독이랑 촬영감독 조화도 완전 좋은 조합인데. 기대 이하여서 좀 안타까웠습니다...
이상입니다.
할리우드는 70살 넘어도 촬영감독을 할 수 있는게 놀랍습니다.
은퇴한줄 알았던 할배가 또 영화를 찍고...메이킹 보면 현장에는 안나오고.ㅋㅋㅋ
앞으로 나올 영화중에 촬영쪽으로 기대를 하는 영화들은 일단 올리버스톤의 스노든, 안젤리나졸리의 새영와 (둘 다 같은 촬영 감독이 찍었음), 코앤 형제의 헤일 씨저. 벤애플랙이 감독한 'Live by Night' , 그리고 킹콩2 스컬 아일랜드. 등이구요. Emmanuel Lubezki 는 트리 오브 라이프 감독이랑 Weightless라는 영화를 찍었는데 다음에 또 촬영상 받게 될지...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