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음 이야기를 하면 좀 길수도 있는데 ㅎㅎ</div> <div>들어주시겠어요?</div> <div><br></div> <div>전 늘 언니한테 열등감을 가지고 살았던거 같아요.</div> <div>아니, 살았어요. 언니가 늘 미웠어요.</div> <div><br></div> <div>언니는 고집이 쎄고 무언가를 하면 확고해요.</div> <div>말꺼내면 바로 바로 하는 스타일이구요. 항상 성공하고싶은 열망이 있었어요.</div> <div>그렇다고 막 엄청 이성적으로 한건 아니고.. 감성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에요.</div> <div>한마디로 대책이 없죠.</div> <div>그게 대부분이 독이 되었고 엄마가 수습을 다 해줬는데</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언니를 두고 " 뭘 해도 될 아이다" 고 생각하셨어요.</span></div> <div><br></div> <div><br></div> <div>언니는 반장도 여러번 했었고, 고등학교때는 전교회장을 하기도 했어요. 대학들어가서는 부과대도 했었지요.</div> <div>주변에서 성격 더럽기로 소문나서 후배들은 눈도 못마주쳤는데</div> <div>(실제로 언니와 같은학교 다녔던 제친구도 울언니 무서워서 스쿨버스를 못탔다더라구요)</div> <div>이상하게 인기가 많아요.</div> <div><br></div> <div>집에서 사고도 좀 치긴 했었는데 밖에선 또 사고를 안쳐서 부모님 소환당한적은 한번도 없었구요.</div> <div><br></div> <div>대신 진득하게 회사를 다녔던 적이 없어요.</div> <div>본인에게 불합리한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였거든요. 한다면 사장하고도 싸우는..</div> <div>요즘엔 사이다라 말할지도 모르겠지만</div> <div>언니는 상상이상으로 힘들고 귀찮은걸 못참는 성격이에요.</div> <div><br></div> <div>한가지 예로, 대학다닐때 카페 알바를 하는데 자꾸 본인한테 위생증(?) 을 끊어오라해서 귀찮다고 안가다가</div> <div>잘린적도 있었어요.</div> <div><br></div> <div>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니는 일자체를 화려하게 벌리고, 옷도 잘 입고 그럴싸해 보여서인지...</div> <div>해놓은건 없는데 잡지에도 한두번 올라가고 눈에 보이는 일들을 하니 부모님도 언니한테 밑빠진 독처럼 돈을 지원해주면서도</div> <div>입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을 하셨어요.</div> <div>언니가 서울살이하면서 해외여행 갈거라고 부모님 몰래 회사도 관두고 알바를 세탕씩 뛰면서도 생활비를 부모님이 대도록 했는데 말이죠</div> <div>심지어는 해외여행도 하루전날 부모님께 통보하고,  집은 정리도 안해두고 가서 엄마가 그 빈집 월세 계속 냈어요.</div> <div>그래도 이상하게 집에선 언니에 대한 묘한 신뢰가 있었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반면에 저는 그냥 다 무던해요.</div> <div>다~~~~~~~~~~~ 무던해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게임이나 만화 좋아하고 공부는 싫은데 어쨌든 공부는 하라니 성적은 중상. 게임과 만화는 부모님 몰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엄마는 만화보는걸 뭐라하진 않으셨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친구관계도 무난무난 했어요. 친한애들은 친한데 안친한애들은 그냥 그럭저럭인.. 정말 평범한 사람이였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니 오히려 착한쪽에 가까웠던것 같아요. 거절 못하고, 늘 뭔가 미안해하고, 리더쉽은 정말 쥐뿔도 없는 ㅎㅎ</span></div> <div>직장을 다니면서도 전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는쪽에 가까웠어요.</div> <div>당연히 회사에는 싫은내색 못하구요. 아마 제가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 글로 적으면 님들 다 고구마 먹을걸요? ㅋㅋ</div> <div>서울에서 첫직장 다니면서 어찌저찌 꾸준히 서울생활 하고있는데</div> <div>돈이 되는 일은 아니다보니 집에서 지원을 받았었어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집에서 지원을 받아도 되지 않을때쯤엔 당연히 제가 냈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후로도 엄마한테 빚진것들이 많으니 늘 고마운 마음으로 복날이든, 동지든, 제가 보너스를 받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오만원이든 십만원이든 되는 내에서 소소하게 챙드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하지만 제가 하는일은 눈에 띄는 일이 아니에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대부분의 회사일들이 그렇잖아요? 일상에선 딱히 쓸일이 없으니까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엄마는 그저 얘가 속 안썪이고 회사생활 잘한다 정도로만 말씀하셨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고는 언니가 치니 늘 언니걱정만 하셨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도 힘든데, 저는 참아랬어요.</span></div> <div>심지어 언니가 절 패도!!!!!</div> <div><span style="font-size:9pt;">성격 더러운 언니한테 오냐오냐 하고 맞춰주면 언니 성격이 좋아질거라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렇게 시간이 흘렀는데 제가 1년전쯤 안정적인 직장을 구했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급여도 여태 서울살이 할동안 받은 급여중 가장 많구요 ( 모을 정돈 아니지만 빚질 정도도 아니고 가난하게 살정도도 아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학자금 대출도 조금씩 갚아나가고 있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출퇴근 확실하고, 휴무 확실하고, 사람들도 다 좋고, 심지어는 업무도 제가 어릴때부터 잘해오던 업무에요.</div> <div>이게 참 신기한게 어릴때부터 클때(?)까지 꾸준히 그냥 취미삼아 재미로 했던건데 ㅎㅎㅎ</div> <div>어떻게 이쪽으로 들어오게 되었어요.</div> <div><br></div> <div>시간이 여유로우니 마음의 안정도 생기고</div> <div>이렇게 살다보니 성공에 대한 갈망이 없어지더라구요.</div> <div>아둥바둥 살아서 뭐하나.. 나한몸 잘먹고 잘살면 될것을 이런느낌?ㅋㅋㅋ</div> <div><br></div> <div>전 애초부터 성공과 안맞는 사람인데, 집에선 끊임없이 저한테 그런걸 요구했었어요 ㅎㅎㅎ</div> <div>사람은 성공을 해야한다거나, 대단한 일을 해야하만 사람의 역할을 하는것 처럼.. 그렇게 말씀하셨어요.</div> <div><br></div> <div>저는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div> <div>제가 하는건 다 사소한거라고 말하는거 같은.</div> <div>반면에 제가 봤을때에 언니는 경력도 딱히 없고 뭔가 이루어놓은것도 없고</div> <div>심지어 아직도 부모님 지원받으며 살고있는데,</div> <div>언니는 뭘해도 될거라는 묘한 기대감이 있는걸 보고</div> <div>참 서운해 했었어요.</div> <div><br></div> <div>아무튼 이회사에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자영업하시는 부모님 가게쪽을 도울수 있게 되었어요.</div> <div>제가 디자인 전공이다보니 부모님 가게와 관련한 디자인들을 좀 해줬었구요</div> <div>레스토랑에서 일도 했다보니 고향 내려가면 서빙일도 도왔어요.</div> <div><br></div> <div>제가 좀 여유가 생기는듯 하니 처음에는 부모님도</div> <div>"이거 내일까지 해줘." "니가 좀 만들어줘" 라던가</div> <div>고향 내려가면 저 친구랑 약속도 다 잡아놓았는데 "너 오늘 가게 일도와라" 고 말씀하셨어요.</div> <div>예전이였다면 꾸역꾸역 했을텐데, 나이가 들다보니 제가 소중해져서인지</div> <div>절 존중해달라고 이야길 많이 했던거 같아요.</div> <div><br></div> <div>백수 아니고 일하고있는 사람이다. 이야기한건 내일까지 못한다. 일돕는건 3주전에 미리 말해라. 등등</div> <div>끊임없이 어필했고, 못한다 못해준다 한날은 시간이 난다해도 안해줬어요.</div> <div>대신 해주기로 한날까지는 확실하게 처리해줬구요.</div> <div><br></div> <div>그렇게 한두번 일하다보니 어느순간 부모님도 제 스타일을 알게 되셨는지</div> <div>ㅇㅇ아 이거 해라! 가 아닌,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한데 해줄수 있겠니? 라거나,</div> <div>이렇게 하고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질 모르겠네.. 하고 의논하려 하시더라구요.</div> <div><br></div> <div>그렇게</div> <div> <div>어쩌다보니 메뉴판 디자인도 해주고</div> <div>또 어쩌다보니 앞치마 디자인도 해주고</div> <div>간판도 디자인 해주고</div> <div>가게일도 도와주고</div> <div><br></div> <div>얼마전엔 리모델링 한다길래 예전에 사용했던 3D프로그램으로 대충 공간을 만들어 줬거든요.</div> <div>이렇게 배치하면 테이블 두개 더 놓을수 있다거나, 대신 붙박이 의자를 철거해야한다</div> <div>뭐 이런설명도 해주면서요.</div></div> <div><br></div> <div>그랬더니 이번 명절에 아빠가 차타고 가면서 그러시더라구요.</div> <div>넌 걱정없다고. 넌 니가 알아서도 니 일을 착착 잘해나가고 있는거 같고</div> <div>어딜 가더라도 잘 살거같으니 더이상 걱정 없다.</div> <div>하지만 언니가 걱정이다.</div> <div><br></div> <div>하구요. 저보고 잘하고 있다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구요.</div> <div><br></div> <div>엄마도</div> <div>"넌 재주가 많다, 어찌 이런걸 하니?" 하셨구요.</div> <div><br></div> <div>내색은 안했지만 너무 기분좋았어요.</div> <div>드디어 인정받은 느낌이였거든요.</div> <div>이게 참 웃긴게요 ㅎㅎ</div> <div>디자인 회사 다니면서 돈 못받고 다닐때 (나중에 돈 다 받아냈으니 걱정 노노)</div> <div>집에선 고향으로 내려와라고 뭐라 했었구요.</div> <div>저거 먹고 살겠냐고..ㅋㅋㅋㅋ</div> <div><br></div> <div>나름 고급 레스토랑 서버로 2년쯤 다녔었는데</div> <div>직장임에도 다들 알바라는 씩으로 말하고..</div> <div>디자인회사도 레스토랑도 인정받으면서 일했었거든요.</div> <div>열심히 한다고 잘한다고 역시 ㅇㅇ 이라며 ㅎㅎ</div> <div><br></div> 근데 부모님들만 늘 절 그냥 그런애로 보셨어요. <div>부모님께서 자영업하신지 2년 겨우 되었거든요.</div> <div>제가 서빙 처음 도운날엔 부모님께서 그냥 주문이나 잘 받아라 정도였는데</div> <div>레스토랑 경력이 있다보니.. 일을 부모님이 상상하신것 이상으로 제가 잘한거에요 ㅋㅋㅋ</div> <div>손님들도 다 나가면서 저랑 일일이 인사하면서 나가시려하고,</div> <div>웃으면서 잘먹고 간다고 나가시고.. 부모님께서 손님들이 이렇게 좋아하면서 나가는건</div> <div>처음봤다며..ㅎㅎ 엄청 만족해하시구요.</div> <div>(아직도 종종 돕습니당 물론 제가 고향내려가는 날 사전에 이야기가 된 날만요!)</div> <div>그때부터 절 다시본거같긴 했어요 ㅎㅎㅎ</div> <div><br></div> <div>아무튼 말이 많이 횡설수설 하네요</div> <div>기분이 좋아 한잔했어요.</div> <div>부모님 가게 일 도우려던게 사실 인정받으려고 했던건 아니고</div> <div>뭐랄까.. 남보단 좀 친밀한 사람들이 부탁한걸 해준다는 느낌으로 했던건데..</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저 드디어 칭찬받았어요!!!!!!!</div> <div>오롯이 한사람으로 인정받았어요!!!!!!!!!</div> <div>성인으로 인정받았어요!!!!!!!!!!!!!!!!!!!!!!!!!!!!!1</div> <div><br></div> <div>너무 기뻐요 ㅎㅎㅎㅎ 서른이 되어서야. 아니, 곧 서른하나가 되는데..</div> <div>이제서야 이런 갈증들이 해소되었네요.</div> <div>언니도 더이상 밉지 않아졌어요.</div> <div>언니에대한 미음과 증오와 애증은 평생 안사라질줄 알았는데</div> <div>이젠 그냥 제 머릿속에서 아웃오브안중이 되어버렸어요.</div> <div><br></div> <div>전 제 삶을 계속 나아가려구요.</div> <div>언니 걱정은 부모님께 맡기려구요 ㅋㅋㅋ</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