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배우최종원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2-04-13
    방문 : 61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art_11306
    작성자 : 배우최종원
    추천 : 0
    조회수 : 310
    IP : 182.209.***.4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7/26 23:45:37
    http://todayhumor.com/?art_11306 모바일
    장편소설 <괴물들> Season I - 1화


    장편소설 괴물들 지난화 보기


    프롤로그-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art&no=11164&s_no=5842282&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226011


    1화- 시작됩니다.


     

    괴물들

     

    1화

     

    클럽 천장엔 알콜이 가득 말라붙어 있다.

    스테이지는 광기로 가득 차 있었다. 돈을 벌어야 하긴 해서 돈을 벌고는 있다만 이게 과연 내가 원하던 삶이었는지, 나를 위해 공부해왔건만 진정 나를 위해 공부한 건지 헷갈리고 있는 직장인들은 거대하고 불규칙적인 군무를 만들어내었다. 광란의 밤이었다.

    클럽 기둥엔 땀방울들이 가득 말라붙어 있다.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와 하룻밤의 정열적인 사랑을 꿈꾸는 남자와 돈 많은 남자와 하룻밤의 정열적인 사랑을 나눔으로써 자신의 핸드백을 샤넬로 바꾸길 원하는 여자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매혹적인 눈빛, 짝 달라붙은 셔츠를 찢어버릴 것 같은 이두박근, 가벼운 스킨쉽, 터질 것 같은 가슴, 부드러운 말투, 킬힐, 귓속말, 오늘밤 너와 함께 -너를 지배- 하고 싶어.

    클럽 화장실엔 정액이 가득 말라붙어 있다. 기준의 숨소리는 거칠었다.

     

    “오빠, 벌써 끝났어?”

     

    “뭐?”

     

    “아냐.”

     

    “시발년아, 너 지금 뭐라고 했냐?”

     

    “아니라고.”

     

    “이 썅년이 뒈질라고!”

     

    기준은 미진의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미진은 옷매무새를 채 가다듬지도 못한 채 비명을 질렀다.

     

    “악!”

     

    “야 이 년아. 이 발랑 까진 걸레 같은 년아. 너랑 놀아주니까 내가 만만해보이냐? 뭐, 벌써 끝나? 후장으로 하니까 사정감이 빨리 와서 그런 건데, 뭐 벌써 끝나?”

     

    기준은 손을 쳐들었다. 미진은 눈을 부릅뜨고 대들었다.

     

    “쳐 봐.”

     

    “이 썅!”

     

    “쳐 봐!”

     

    “내가 못 칠 것 같애?”

     

    여기서 이 년을 죽이고 나도 죽겠어. 살아가는 것은 아무 의미 없어.

    그 때, 기준에게 전화가 왔다.

     

    “씨발 누구야! 여보세요? 어, 수영아. 왜.”

     

    미진은 공포가 서린 눈으로 기준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기준의 눈에도 공포가 서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알았어. 금방 갈게.”

     

    기준은 미진을 거칠게 집어던졌다. 내팽개쳐진 미진은 잠시 헉헉거리다가 그제야 서러움이 올라오는 듯 꺽꺽거렸다. 기준이 무언가에 쫓기듯 급하게 말했다.

     

    “너 오늘 운 좋은 줄 알아.”

     

    기준은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둔탁한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 소리와 규칙적이고 빠른 드럼 킥 소리가 서로의 몸을 섞으며 문 밖에서 새들어왔다. 미진은 잠시 귀를 막고 있다가 비틀비틀하며 일어섰다. 입 안을 헹구고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쳤다. 다행히 코는 무사했다. 플라스틱이 들어 있는지라 쉽게 부러질 수 있다.

     

    “큰일 날 뻔했네. 시발.”

     

    미진은 핸드백을 다시 사뿐히 메고 도도한 걸음으로 화장실을 빠져나갔다.

     

     

    “수영아! 왜!”

     

    기준은 급하게 수영의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수영은 컴퓨터 앞에 앉아 울먹거리고 있었다.

     

    “오빠. 종원 오빠가...”

     

    기준은 수영이 종원 ‘오빠’라고 부르는 게 의아하다는 듯 잠시 수영을 쳐다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새끼’라고 하지 않았었나?

     

    “왜?”

     

    기준은 모니터를 들여다보았다. 모니터 속에는 어떤 방을 옆에서 본 것 같은 영상이 비춰지고 있었는데, 그 영상 안에서 한 사내가 열심히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었다. 종원이었다. 가끔 종원의 표정이 카메라에 비춰질 때마다 수영은 움찔하며 물기가 묻은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기준의 표정에 순간적으로 섬뜩한 공포가 서렸다. 그러나 기준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했다.

     

    “수영아. 왜 그래. 별 거 아니잖아. 그냥 심심해서 운동하는 것 같은데, 뭐,”

     

    “아니, 이상하잖아. 왜 갑자기 운동을 해? 그리고 저 표정 봐.”

     

    “저런 곳에 오래 갇히면 그럴 수도 있는 거야.”

     

    “아니, 오빠, 종원 오빠는 저기서 나오면 우릴 죽일거야. 그래서 저렇게 운동하는 거야. 애초에 종원 오빠를 가둬달라고 의뢰한 게 실수였어. 우리 잘못이야. 으앙...”

     

    기준은 소리를 빽 질렀다.

     

    “야! 이제 와서 그런 소리 할래!”

     

    수영도 마주 소리를 질렀다.

     

    “그럼 뭐! 저게 안 무서워? 종원 오빠한테서 저런 표정 본 적 있어? 저 눈빛 봐! 저건 악마의 눈이야! 그리고 저 입술! 봐봐! 뭐라고 말하고 있잖아?”

     

    “뭐라고 말하고 있는데?”

     

    “잘 봐!”

     

    기준은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영상 속의 종원은 분명,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저게 뭐지? 우, 욱? 이?”

     

    “죽! 일!”

     

    “어... 거, 야?”

     

    “거야!”

     

    기준은 잠시 얼어붙었다. 그러나 이윽고 차갑게 말했다.

     

    “어떻게? 저 새낀 절대 저기서 못 나와.”

     

    “나오면?”

     

    “못 나와!”

     

    “왜 못 나와! 우릴 감시하고 있는 저 새끼들이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 알아!”

     

    수영은 방 구석에 설치되어 있는 CCTV를 가리켰다. 그것은 기준과 수영이 어떤 ‘단체’에게 종원의 납치를 의뢰했을 때 ‘단체’가 납치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었다. 좋습니다. 우리가 그를 납치하고 감금하겠습니다. 우리는 연구 대상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당신들도 우리의 연구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갇힌 자의 심리 변화뿐만 아니라 가둔 자의 심리 변화도 좋은 연구 대상이거든요.

     

    “아냐.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야.”

     

    “그들은 연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놈들이야. 여기서 연구를 위해 종원 오빠를 놓아 줄 수도 있는 거잖아?”

     

    “수영아.”

     

    “오빠가 나빠! 오빠가 잘못했어! 왜 종원 오빠를 가두자고 했어, 왜! 좀 밉상이었어도 그냥 우리끼리 알콩달콩 잘 살면 됐잖아! 내가 진짜 종원 오빠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어?”

     

    “수영아.”

     

    “그건 그냥 팀장 괴롭힐라고 그런 거였잖아!”

     

    “알고 있었어.”

     

    “그런데 왜! 왜 가둬!”

     

    이 여자. 이렇게 약해빠진 여자였나. 기준은 차갑게 말했다.

     

    “종원이가 사라지면 팀장이 패닉 상태에 빠질 거라고 말했던 게 누구였지?”

     

    수영은 울부짖음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잠시 멍하게 서 있다가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잘못했어.’라고 중얼거렸다. 종원에게 고통을 줬다는 죄책감과 종원에게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감 사이에서 롤러코스터 같이 감정이 기복하고 있었다. 팀장이 미웠던 건 사실이었다. 팀장은 젊고 예쁜 수영을 질투했다. 그래서 걸핏하면 트집을 잡았고, 자주 커피 심부름을 시켰고, 수영이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날이면 더욱 못살게 굴었다. 가끔 수영은 팀장을 죽이는 꿈을 꿨다. 그리고 그런 팀장의 그늘 아래에서 평안함을 누리는 종원이 무척 얄미웠다.

     

    “미안해, 오빠...”

     

    “됐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됐고, 이리 와.”

     

    기준은 수영을 감싸 안았다. 수영의 여린 어깨는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종원이가 저기서 나올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 내가 내일 거기 전화해서 절대 풀어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할게.”

     

    “응... 응. 오빠.”

     

    기준은 수영의 등을 느리게 규칙적으로 다독이며 천장 구석에 설치된 CCTV를 노려보았다. CCTV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그 예리한 눈매를 번득이고 있었다.

     

     

    바다를 보며 바다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던 인천 소녀, 인은, 사람을 사랑했다.

    그녀는 대학교 삼학년 때 친구의 권유로 마당극 <황말순 일가 이혼 대소동>을 보게 되었고, 마당극만이 가진 서민적이고 사실주의적인 색채에 매료되었다. 배우들은 때로는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진하게 내뱉거나 알맞게 과장된 몸짓으로 관객들에게 폭소를 선사했고, 때로는 한없이 진지함으로써 눈물을 자아냈다. 사람이 가진 존엄성과 그것을 무시하고 파괴하는 사회 구조의 모순들, 그리고 그 둘이 대립함으로써 생기는 극적 갈등은 인을 흠뻑 매료시켰다.

    그래, 나도- 사람들을 사랑하는 배우가 될 테야.

    인은 대학 졸업 후 바로 인천의 마당극단의 문을 두드렸다. 연기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무척 해보고 싶다는 그 갈망이 그녀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녀의 마당극단 생활은 녹록하지 않았고 첫 배역을 따내기까지 육 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그녀는 평소 사람들을 예리하게 관찰해 왔던 가락이 있었고 그런 소질들이 그녀의 연기에 그녀만의 색채를 불어넣었다. 그녀의 관찰은 깊은 애정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목포의 조그마한 극장에서 공연을 하던 그녀의 아름다운 몸짓과 부드러운 목소리에 매료된 송 목사는 그녀에게 끈질기게 구애했고, 송 목사의 진심에 인은 마음의 문을 열었다.

    2009년 12월 1일. 인과 송 목사는 결혼한다.

    송 목사는 목포의 작은 어촌에서 개척 교회를 운영하고 있었다. 사람 좋기로 마을 내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그는 어민들과 함께 노동하기를 즐겼고, 쉬는 시간엔 신학 서적을 읽거나 기타를 치며 노래를 지어 불렀다. 노래도 어찌나 잘 불렀는지 어민들이 노동으로 쌓였던 피로를 잊을 정도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인은 송 목사의 그런 인간적인 모습이 좋았다.

    그리고 인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었다.

     

    “당신, 또 그 버릇 나왔네요. 무슨 걱정 있어요?”

     

    “음. 그냥, 조금 수상해서요.”

     

    “허허허. 당신이 그런 의심을 하다니, 신기한 일이군요.”

     

    “그래요?”

     

    인은 부끄러운 듯 웃었다.

    얼마 전, 송 목사의 교회로 세 명의 새 신자가 들어왔다. 건장한 20대 남자, 다소 꾸부정한 40대 남자, 백발이 성성한 70대 할머니였다.

    인은 물론 흠뻑 웃으며 그들을 반겼다. 오랜 시간 끓인 닭고기 육수에 국수를 말고 싱싱한 야채들과 계란을 듬뿍 넣은 다음 하얀 접시에 맛깔스러운 김치를 담아 대접했다. 그들과 식사하며 인은 20대 남자에게 다정하게 질문했다.

     

    “여기로 이사 오신 거예요?”

     

    “네.”

     

    남자는 인의 눈을 애써 회피하는 듯 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나 보다, 라고 인은 생각했다.

     

    “전에는 어디 사셨는데요?”

     

    “서울이요.”

     

    “아, 서울. 저도 대학로에서 공연할 때 서울 자주 갔었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기도 하지만, 참 활기가 가득한 곳이에요”

     

    “...ㄱ음이 가득하기도 하지요.”

     

    “네?”

     

    “아,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잘 못 들었다, 는 표정을 유지했다. 그리고 그 모르겠단 표정을 유지하며 순수한 눈빛을 70대 할머니에게로 돌려 넣었다. 할머니는 이도 많이 빠지시고 주름살도 가득 패였지만, 웃는 모습이 참 예쁜 분이었다. 아, 참 예쁘다, 참 곱게 늙으셨구나,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 인은 할머니를 따라 마주 웃었다. 할머니는 그런 인을 보며 더욱 환하게 웃었다. 인은 행복감을 느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마주 웃을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하마터면 놓칠 뻔했지만 아까 분명히 들었다. 죽음이 가득하기도 하지요, 라고 했다.

    40대 남자는 쾌활한 성격이었다. 붙임성도 좋고 유머러스했다. 아직 미혼이라고 했다. 자동차 세일즈를 하며 나름 혁혁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는데, 다소 허풍이 섞여 들어갔을 것이라고 인은 직감했다. 하지만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다. 인에게 미인을 봐서 영광이라며 절제되고 예의 바른 신사 흉내를 내기도 했다. 같이 이야기하는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시골로 오시게 됐어요?”

     

    인은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하하. 이렇게 말하면 재수 없다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돈 많이 버는 거? 다 부질없어요. 제가 보시다시피 별로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 않습니까?”

     

    “잘 생겼어요!”

     

    “하하. 고마워요, 사모님. 여튼, 별로 여자들한테 인기 없던 암울한 청년기를 보내고 나서, 그래, 이렇게 찌질하게 맨날 고백하면 차이기나 하고 자취방에서 라면이나 끓여먹으며 만화책이나 뒤적거리며 살지 말자, 라고 결심했더랬죠.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님의 은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요?”

     

    “그래서, 인간관계에 대해 나름 통찰력 있게 써놓은 책들을 모조리 섭렵했죠. 뭐 그런 것들 있잖습니까. <지고도 이기는 인간관계> 라거나, <내 뜻대로 사람을 조종하는 법>이라던가, 그리고 자동차 세일즈에 뛰어들었죠. 못생긴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법을 말빨 뿐이다, 이거 아니면 난 이 험난한 세상 살아갈 수 없다, 두고 봐라, 내가 이 말빨로 돈을 억수같이 벌어서 전지현 같은 여자와 결혼할 테니. 나 무시했던 여자들아, 두고 봐라.”

     

    “오오오, 그래서요?”

     

    “실제로 돈을 많이 벌었죠. 많이 팔 땐 월 400씩은 꼬박꼬박 인센티브로 들어왔으니까요. 여자들도 꼬여들었죠. 처음엔 좋았어요. 이 여자 저 여자 정신없이 만나면서 문란한 생활을 했죠. 저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잘 나갔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부질없다- 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여자들의 몸을 원한 만큼, 여자들도 내 돈을 원한 것뿐이로구나.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은 없구나. 내가 돈이 없어지면 떠나겠구나, 이 여자들은.“

     

    “그럴 것이에요.”

     

    “네. 부질없어요.”

     

    “어쩌면 그 부질없음을 느낀 게 하나님의 은혜일지도 몰라요.”

     

    “아하! 그럴지도 모릅니다. 고마워요, 사모님.”

     

    남자는 한쪽 눈을 장난스럽게 찡긋했고 인은 웃었다. 그래서 모든 일을 정리하고 이런 평화로운 마을로 온 것이로구나. 안식을- 찾기 위하여.

    “그런데 뭐가 마음에 걸리나요?”

     

    인은 그 남자의 윙크를 회상하며 한쪽 눈을 찡긋하고는 아니 이게 아닌데 이거보다 더 익살스러운 느낌이었는데, 하고 다시 한쪽 눈을 찡긋하다가 송 목사의 질문에 화들짝 놀랐다. 인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고 보니 성함들도 안 물어 봤네. 아.

     

    “아.”

     

    “하하하. 뭐가 ‘아’에요.”

     

    “헤헤. 그냥... 이상한 냄새가 났어요.”

     

    “이상한 냄새요?”

     

    “네. 뭔가 몽롱한...”

     

    “누구한테요?”

     

    “그걸 모르겠어요. 그걸 알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강아지처럼 코를 킁킁거리며 그분들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힝.”

     

    “아마 셋 다 타지 사람들이라 이 마을에서는 쉽게 맡을 수 없는 어떤 향이 몸에 스며들어 있을 거예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렇겠죠?”

     

    “네.”

     

    송 목사는 부드럽게 대답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그래, 나의 불안은 의미 없는 것일지도 몰라. 내가 가끔 불안감에 휩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자기 보호 본능이 강해서일까? 아니면 예민해서일까? 조금 쓸데없이 예민한 건 사실인 것 같아.

    인은 자기 머리를 주먹으로 툭 내리쳤다. 아야. 아파.

    송 목사는 그런 인의 모습을 보고 폭소했다.

     

     

    The End Of The Chapter I

    written by jongwon choi

    낮아짐 프로덕션

     

    “그녀는 그저 헤벌레 웃는 것만 좋아하는 바보입니다. 낙천적이고 순진합니다. 신경 쓰시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계획한 대로 진행하셔도 큰 문제 없을 겁니다.”

     

     

     

     

     

     ---

    아직 자정 20분전~!! 시간 맞췄습니다. ㅎㅎ

    오늘 일 끝나고 대한문 가서 콜트기타(cort guitar) 불매운동 (콜트기타가 노조를 탄압하고 있거든요) 문화제에 참석해서 신나게 놀다가

    겨우겨우 시간맞춰 집에 들어왔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나게 읽어주셔요.. ^^


    (아, 대한문 앞에 돌아가신 쌍용자동차 노동자 분들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는 것 다 아시죠? 

    시간 나시면 거기 가셔서 분향도 하시고 성금도 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국가 폭력 앞에 무자비하게 희생된 분들의 넋을 추모합니다.)

     

     

     

     

    배우최종원의 꼬릿말입니다
    서른살의 연극배우 및 극작가입니다. ^^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4
    단편영화 찍었어요 [1] 창작글 배우최종원 16/04/17 19:35 110 3
    23
    단편영화 <낙서> 배우최종원 14/06/28 08:02 20 0
    22
    바다를 꿈꾸는 유랑극단 -1- [1] 배우최종원 14/04/04 13:17 16 0
    21
    [자체제작 뮤직비디오] 난 커플이 부럽지 않아 배우최종원 14/01/30 16:34 17 0
    20
    [대박 히트예감 크리스마스 캐롤] 유신's mas 개롤 [10] 배우최종원 13/12/17 16:20 159 22
    19
    영화인들 화이팅 배우최종원 13/12/15 13:05 113 1
    18
    난 커플이 부럽지 않아 배우최종원 13/11/18 01:07 31 0
    17
    자작곡 <낙서> 배우최종원 13/11/08 23:19 19 0
    16
    오늘 시청광장 촛불집회 공연에서 기타치다 피크 떨어뜨렸어요. [1] 배우최종원 13/10/19 23:32 61 3
    15
    싸이 젠틀맨 리믹스 배우최종원 13/09/29 14:45 106 1
    14
    편의점 사장님의 패기 [3] 배우최종원 13/09/11 23:27 275 3
    13
    하늘에선 은혜로운 비, 땅에선 25,000 개의 촛불 배우최종원 13/07/28 15:16 108 7
    장편소설 <괴물들> Season I - 1화 배우최종원 13/07/26 23:45 10 0
    11
    장편소설 <괴물들> Season I - 프롤로그 배우최종원 13/07/19 16:20 16 0
    10
    아름다운 제주에 해군기지가 웬 말? <구럼비타령> [1] 배우최종원 13/06/05 18:20 53 3
    9
    느그를 그렇게 만든 기 우리다.face [3] 배우최종원 13/05/24 15:55 87 3
    8
    <더듬이 타령>에 이은 이덕인 명창의 <구럼비 타령> 배우최종원 13/05/22 14:35 35 3
    7
    [시] 추모, 광주 영령 배우최종원 13/05/19 00:54 8 0
    6
    윤창중에게 바칩니다. 이덕인 명창의 <더듬이 타령> [2] 배우최종원 13/05/16 16:50 68 5
    5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에서 한 구절 옮겨봅니다. [1] 배우최종원 13/05/03 22:45 68 8
    4
    자작시 <구호선 증미역에서 신논현역까지> 배우최종원 13/02/19 00:41 7 0
    3
    자작시 <숙명> 배우최종원 13/02/16 01:13 16 0
    2
    [자작곡] 난 커플이 부럽지 않아 [2] 배우최종원 13/02/01 20:09 80 3
    1
    단편소설 <오타쿠> 배우최종원 12/04/20 15:03 35 0
    [1]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