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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애니메이션을 봤다
국내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잘 들어오지 않았던 시절 TV로만 봐야 했던 시절부터 애니메이션을 봐왔다
아마도 외삼촌의 영향이 조금은 있었던 것 같은데
일본에서 겨우 수집해온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커왔다
정말 좋아하는 작품들은 테이프가 늘어질 때 까지 봐왔는데 그래도 그 특유의 재미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오타쿠라는 집단들은 사실 이렇게 커 온 집단이다.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파고 또 파고, 또 파면서 커 온 사람들이다.
내가 아는 한 오타쿠들은 그 분야에 대해서 만큼은 제작자 만큼이나 전문가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대사는 물론 장면 묘사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애니메이션 상에서 배경상에 한 점으로 나온 것을 파고 또 파고 또 파서 찾아내고 알아본다.
이에 제작자는 애초에 없던 설정 마저 만들어 내서 그들에게 공개할 정도였다.
이런 것들이 실은 '오타쿠'에 제일 가까운 존재다.
[ * 원래 '오타쿠'는 원래 한 만화 연구회 이름이다. '영화광'과 비슷한 것으로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들이라는 말을 재미있게 풀어쓴거다. 그들의 작명 센스는 지금 봐도 탁월하다. 그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 연구회를 부러워 하면서 스스로를 '오타쿠'라 칭했고, 그것이 번지고 번지면서 지금의 변질된 의미가 되어 가고 있다는 해석이 있다 ]
[ * 다른 해석으로는 1980년대 후반기 일본 버블시대에 일본 청년들 사이에서는 '당신은 이것을 가지고 있습니까'라는 유행어가 번지고 있었는데 이때 당신을 칭하는 단어 '오타쿠와' (당신, 혹은 댁은)가 바뀌어 오타쿠족이라고 불리게 됐다는 설도 있다. ]
이후 오타쿠는 급격한 세대 변화를 겪게된다. 사실 지금의 2세대 오타쿠라고 칭할만한 사람들은 사실 '에번게리온'에서 부터 등장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슬슬 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1집당 비디오가 1대씩 보급된 시대가 열리고 OVA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시대가 되면서 다양한 장르들이 보급되기 시작한다.
1세대 오타쿠 집단들이 폐쇄적이며 극히 소수의 문화였다면 2세대 오타쿠는 좀 더 광범위 하게 이뤄졌으며 일종의 '취미'처럼 불려진 경향이 있다.
마치 영화를 취미로 삼는 사람들을 '영화광'이라고 칭하듯 애니메이션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을 '오타쿠'라 부르게 되는 경향이 생겼다.
[ * 일명 오타쿠 살인사건 (1988년경). 한 로리콘 오타쿠가 여아를 연쇄살인했는데 그 집에 로리콘 애니메이션들이 잔뜩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법정에서 한 말이 "나의 비디오를 돌려주세요"쯤이어서 지금의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성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이 시대가 바로 2세대의 시작이라고 칭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역시 의견은 분분하다. 개인적으로는 흑역사인 만큼 그저 뒷이야기로 묻어두는 것이 낫다고 본다. 이 시기를 2시대로 평가하는 것은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비하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기 때문이다 ]
[* 혹자들은 셀화(직접 손으로 그리는 시대) -> 디지털화를 겪으면서 3세대가 시작됐다고 하기도 한다. PC가 보급되고 본격적으로 PC로 제작된 영상이 보급되던 시절, 그러니까 20004년 무렵부터 애니메이션은 양산 체제로 변화하게 된다. 장인들이 절대적이 노력을 기울여야했던 시절에서 기존의 소스를 재활용하는 방식들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애니메이션은 양산화 체제를 맞이하게 된다. ]
3세대에 들어오면서 오타쿠 라는 개념은 아예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 시작한다. 그나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매니아'정도로 해석하면 참 다행인데 마치 '2D 미소녀와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부르는 경향이 생기기 시작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오타쿠'라는 단어를 이렇게 사용하기 시작했고, 시대가 변하면서 '오타쿠'라는 단어들은 아예 이런 부류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듯 하다.
이곳 애니메이션 게시판에서조차 '오타쿠'라는 단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
적어도 스스로 애니메이션을 취미로 보고 있다 라고 자부할 정도라면, 다른 사람에게 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설사 그것이 일본에서 쓰이는 단어였다 할지라도 그 문화를 지켜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 * 십분 양보해서 외래 문화기 때문에 지켜야 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도 납득한다. 다만 그 문화를 비하하지만은 말자. ]
스타트랙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스스토를 트래키라 부르며 자랑스러워 한다
블리자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블리자드 매니악스 혹은 블리자드 빠돌이라고 부르며 자랑스러워한다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하면서 '오타쿠'라고 불러야 하건만, 부끄러워하며 '오타쿠가 아닙니다'라고 한다.
사실 나도 '당신 오타쿠입니까?'라고 농담 반 진담 반 묻는 사람에게 오타쿠가 아니라고 한다.
단지 나는 "아직 오타쿠가 될려면 멀었습니다. 오타쿠가 되는 길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라고 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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