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게 여기저기 라이트노벨 추천 요청 하시는 분들 있길래
한창 감수성 짙은 15세중2에 라이트노벨을 처음 접한 덕후가 몇 작품 추천해봅니다.
편의상 명작, 수작, 평작, 기타로 구분해 놨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일 뿐입니다.
누군가에겐 한없이 쓰레기인 작품도 누군가에겐 더없이 명작일 수도 있으니 그냥 참고나 재미로만 보시면 되겠습니다. 취존요.
명작 ────────────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 / 하시모토 츠무구
만약 제게 라이트노벨 원탑을 뽑으라면 단연코 이 작품을 꼽겠습니다.
하시모토 츠무구의 소설로 8권 전권에 그림책 ~ one day ~가 따로 존재합니다. 국내에선 X-novel 레이블로 발매되었죠.
또한 드라마, 영화, 드라마CD, 코믹스, OVA, 일반소설레이블로 따로 재판되기도했었죠.
비덕분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라이트노벨의 입문작으로도 손색없는 작품입니다. 후유증은 책임질 수 없습니다.
비현실적인 요소가 거의 없는 정통파 Boy meets girl 소설로, 간염으로 잠시 입원하게된 소년,
에자키 유이치가 선천적으로 심장 판막에 이상이 있어 장기입원 중인 소녀,
아키바 리카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로맨스와 소년소녀의 성장이 주 내용입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가 중학생 때였는데 간간히 친구 책을 빌려 읽다가 제목에 이끌려 1권을 사봤었습니다.
그리고 읽고나서 2권을 사고 2권을 읽고나서 결국 그 서점에 당시 발매되었던 6권까지 전부다 사서 그 날 다 보고 말았습니다. OTL
작가의 필체, 이야기의 완급조절, 번역자의 번역 퀄리티 모든 면에서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얼핏보면 뻔한 이야기인데도 흡입력과 감정몰입정도가 장난이 아니고,
주인공을 비롯한 제각기 스토리를 가진 주변인물들이 하나같이 사랑스럽게 묘사되어 애착을 갖게 됩니다.
서정적인 분위기, 다소 깨는 부분도 있지만 물흐르듯 흘러가는 애틋한 스토리와
유이치와 리카의 풋풋한 순애와 청춘의 질주, 갈등과 성장이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진행되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훌륭한 명작입니다.
ps. 아쿠타카와 류노스케, 미야자와 겐지 등 일본 문학을 접하신 분들이라면 더 즐겁게 읽으 실 수 있습니다.
ps2. 삽화이야기를 빼먹었는데 야마모토 케이지의 삽화는 정말 작품에 잘 녹아있습니다. 그리고 리카 엄청 귀여움. 엄청 귀여움
중요한 내용이라 두 번 말했습니다. 그리고 궁서체임.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 / 아키야마 미즈히토
만화에 "최종병기그녀"가 있다면 소설로는 "이리야의 하늘"이 있다고 할정도로 한때 서브컬쳐계의 중요한 풍조였던
'세카이계'의 대표격 작품입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든 희귀한 작품입니다.
국내에는 NT노벨 레이블로 발매되었으며, OVA로 미디어믹스가 된 적이 있습니다.
반쪽달~과 마찬가지로 정통적인 Boy meets girl 식으로 전개됩니다. 사실 제가 이 분류를 좋아합니다.
근미래의 일본 배경으로 SF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입니다.
평범한 소년인 아사바 나오유키가 밤 늦은 시각 우연히 수영장에서 한 소녀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전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가 낙차가 심한 편으로,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시점부터 분위기가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작가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한 주인공인 아사바 나오유키와 여주인공인 이리야의 내적, 외적갈등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타카하시 신의 만화 "최종병기그녀"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자신있게 추천드립니다.
수작 ────────────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 와타리 와타루
요즘 읽고 있는 라이트노벨 중에 가장 흥하면서도 가장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 이 작품입니다.
친구가 없으면서 어딘가 비뚤어진 주인공 '히키가야 하치만'은 생활지도교사인 히라츠카 시즈카에 눈에 띄어
'봉사부'라는 동아리에 강제 입부하게 되는데, 그 동아리의 부장은
학교 제일의 미소녀지만 특유의 얼음장같은 성격과 독설때문에 역시 친구가 없는 '유키노시타 유키노'였습니다.
학교의 여러 의뢰를 받으며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이 '봉사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 소설의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주인공 하치만의 딱히 틀리진 않지만 지극히 비뚤어진 인생관이죠.
제 입장에서 이 글을 평가하면 누군가에겐 단순한 소설인데, 누군가에겐 공감물.[...]
개인적으로 고딩때나 대딩때나 그렇게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살아온 편은 아니라,
주인공의 사상이나 생각이 엄청나게 피부에 와닿습니다. ㅇ>-<
작가의 외톨이 생활이 그대로 묻어나는데다, 대학교에서 어느정도 아웃사이더 생활을 겪어보신분들이라면 알법한,
'외톨이'의 관점에서 본 가식적이면서 자조적인 인간관계가 절실하게 드러납니다.
현실적인 커뮤니티나,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이 말그대로 '날카롭게' 스며드는 작품이에요. OTL
"웃프다"라는 만큼 이 소설을 제대로 표현하는 말이 또 있을지.
아직 완결은 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요즘 전개양상으로 보자면 일종의 '청춘성장물'의 경향이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작품 초기부터 하치만과 유키노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에 대한 대립이 드러나있었고
하치만 특유의 외톨이 인생관으로 비뚤어진 다크히어로식 문제해결 방식이 반복되면서
이 두 사람의 가치관이 본격적으로 얽히게 되고, 그 갈등을 통해 점차 두 인물이 성장해가는 과정이 강조되는 경향이 보입니다.
비분류 ───────────
안녕 피아노 소나타 / 스기이 히카루
본편 전 4권 + 외전 encore pieces까지 총 5권으로 L노벨에서 정식발매된 작품입니다.
음악평론가 아버지를 둔 히카와 나오미와 천재 미소녀 피아니스트 에비사와 마후유가 만나게 되면서 펼쳐집니다.
전체적으로 '음악'을 주제로 하고 있고, 록에서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을 소재(특히 비틀즈의 음악은 꽤 비중이 높습니다)로 하는 경우가 있어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만, 몰라도 크게 작품 감상에 지장은 없습니다. 주석도 잘 달려있고...
매우 유감스럽게도 작가의 필력도 상당한 편입니다....만,
작가가 얼마 전에 씹극우인증을 한 개객끼입니다.
엔하위키에서 인용하자면
"2ch출신답지 않게 일본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및 이민자의 긍정적인 묘사가 많은 편이지만, 집필작 중 하나인 <꽃피는 에리얼포스>는 아예 소설 전체가 전범 옹호와 태평양 전쟁의 책임 부정/일왕제 찬양/야스쿠니 신사 옹호/카미카제 미화/(간접적이긴 하지만)대한민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으로 가득 차 있는 막장 중의 막장 극우 소설이다. 어지간한 극우파라 해도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지지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제가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때가 고1때니까 어언 7~8년간 이 작품을 엄청 즐겨읽었었는데 뒷통수 제대로 맞았죠.
'안녕 피아노 소나타'의 경우 극우 성향이 드러날 껀덕지가 전혀 없는 작품이라 작품 자체에는 전혀 극우 테이스트같은건 없는데,
작가가 저런 인종이라는 걸 작품 선택에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르키소스, 우리들의 타무라, 토라도라,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등등 소개할 작품이 많은데
쓰다보니 이것저것 너무 많이 글이 늘어나서 일단 적당히 잘랐습니다. ㅠㅠ
기회가 되면 위 작품도 다시 소개해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