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se_doc_title_middle"><br></div> <div class="se_post_function"><span><br></span></div> <div class="se_component_wrap sect_dsc __se_component_area"> <div class="se_component se_paragraph default"> <div class="se_sectionArea"> <div class="se_editArea"> <div class="se_viewArea se_ff_nanumgothic se_fs_T3 se_align-left"> <div class="se_editView"> <div class="se_textView"> <p class="se_textarea"><span><span class="__se3tag"><a class="tag" href="http://blog.naver.com/PostListByTagName.nhn?blogId=ha_eun_love&encodedTagName=62" target="_blank">#62</a></span><br>세상일에 치여 갖가지 고민과 근심이 늘어나던 가운데, 그렇게 야옹이는 다시 집사의 시야에 확 다가들어 왔습니다. <br></span><span>녀석이 일단은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집사는 그 녀석의 당시 동선을 추리해보기 시작하였습니다.<br></span><span>좀 더 그 녀석을 자주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br></span><span>지금은 그 녀석이 집사를 대하는 관점과 시선에 대한 혼란으로 인해 한때나마 집사였던 인간으로 전락할지, 아니면, 아직도 간신히 집사 직분을 유지하고 있는 인간으로 이어질지, 도저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br></span><span>그러니,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집사는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조차 없었습니다.<br></span><span>하지만, 향후 집사와 그 녀석과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든지 간에, 일단은 그 녀석을 자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한 가지 분명해 보였습니다. <br></span><span>왜 그렇게 그 녀석이 반응했는지는, 그리고 또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여 집사가 대응할 것인지는, 잠시만 보류해 두기로 하였습니다.<br></span><span>사실, 그 녀석의 동선은 파악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br></span><span>집사 주위에 건물이나 숨을 곳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그것들의 배열이라는 게 딱 일직선상에서 연결되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때 그 녀석이 나타난 장소, 그리고 마지막에 도망간 방향 등을 대충 어림짐작하면 어디로 가게 되어 있는지는 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br></span><span>역시나, 집사가 살고 있는 건물 옆쪽으로 펼쳐진 밭들, 그리고 그 밭 너머 저편으로 이어져 있는 몇몇 폐가들 쪽인 것 같았습니다.<br></span><span>이전에도 그쪽에서 야옹이가 머물고 있진 않을까 의심도 해보고 직접 찾아도 보았지만 별 수확이 없었다가, 이번 기회에 거의 확실하게 판명 난 것이었습니다.<br></span><span>아마도, 급격한 환경 상의 변화로 인해 여태껏 쥐도 새도 모르게 숨어있는 데에만 골몰하였던 모양이었습니다. <br></span><span>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 녀석을 확인한 그날 밤 이후로 그쪽 밭이나 폐가 쪽에서 가끔씩 출몰하는 그 녀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br></span><span>이제는 어느 정도 그 녀석 또한 자신이 살아가는 장소에 적응을 한 모양이었습니다. <br></span><span>한 번은 해가 아직도 떠 있는 오후에 그 녀석을 정면에서 목격하기도 하였습니다. <br></span><span>하지만, 반가워서 다가가면 뒷발을 잘 놀리지도 못하는 그 녀석이 뛰어가는 양이나, 그런 모습에 참으로 답답하고 속상하여 이전처럼 쫓아 달리지만 그럼에도 결단코 그 녀석은 잡혀주지 않는 양이나, 어김없이 우리가 연출하는 이러한 광경은 참으로 안쓰럽고 애잔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br></span><span>이러나저러나 아직도 시간이 필요하였습니다. <br></span><span>그 녀석에게도, 집사에게도,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할 시간이 더 필요하였습니다. <br></span><span>집사는 그저 그 근처, 녀석이 살 만하다고 생각되는 끄트머리 밭이나 폐가 쪽으로 난 구석에다가 밥만 덩그러니 놓아두고 올 뿐이었습니다. <br></span><span>그렇게 또 1-2주가 흘러갔습니다. <br></span><span>바야흐로 이젠, 그 녀석이 집을 나간 게 한 달이 넘어서 두 달째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br></span><span><br></span><span><br></span><span>이제, 집사는 그 녀석의 신변 문제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br></span><span>대충 그 녀석도 적응을 잘한 것 같고, 밥 또한 틈틈이 집사가 퍼나르고 있었습니다. <br></span><span>그 녀석 몸을 여기저기 쓰다듬으며 자세히 관찰해보진 못하였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다치거나 아프거나 어디가 문제가 있거나 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br></span><span>뒤뚱거리긴 해도 여전히 잘 뛰어다니고, 조금 더러워지긴 해도 여전히 그 녀석 특유의 어여쁜 상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br></span><span>그러니 이제는 정말 심각하게 다른 문제를 고민해볼 차례였습니다. <br></span><span>그 녀석이 왜 나를 이렇게 대하는가? <br></span><span>사실, 그즈음엔 녀석의 반복되는 동일한 반응으로 인해 집사는 매우 시무룩한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br></span><span>진짜 나를 까먹은 걸까? <br></span><span>처음 봤던 당시엔 그래도 밤이거니 해서 몰라보나? 일말의 기대라도 걸어보았던 거지만, 이젠 대낮에도 줄행랑을 치는 그 녀석을 헛헛하게 뒤에서 바라보며, 집사는 참으로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br></span><span>야옹이가 속해 있는 동물 종의 뇌 구조나 그에 따른 행동 패턴, 사고방식 따위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도서관을 뒤져가며 관련 책들을 섭렵하기도 하였습니다만, 사실 그런 복잡하고 깊은 내용을 대중적인 도서는 전혀, 혹은 거의, 소개하고 있질 않았습니다. <br></span><span>관련 최신 논문들을 찾아 읽고, 국제, 국내 수의학 저널을 뒤적거려봐야 간신히 그러한 주제나 내용에 관한 지식을 얻어들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br></span><span>하지만, 집사는 그 정도까지나 해낼 자신이나 역량은 없었습니다.<br></span><span>여태껏 대중적 도서나마 수종을 읽고 대충이라도 관련된 정보들을 긁어모으는 작업이 집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던 것입니다.<br></span><span>그리고 결국, 그런 자료 작업을 통해서는 거의 얻어낼 것이 없었습니다. <br></span><span><캣 센스>라는 외국도서의 번역본이 그나마 도움이 될 뿐이었습니다. <br></span><span>그러니, </span><span>고양이의 그런 반응을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정보를 어디서 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커녕, 그것이 또 다른 종으로서의 야옹이에게 먹혀들 것인가 하는 문제를 거론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아예 이르지도 못했던 것입니다. <br></span><span><br></span><span><br></span><span>사실, 그러한 고양이의 반응을 학문적으로 규명하지 않고, 상식적으로나 경험적으로, 간단하게 생각해 볼 여지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br></span><span>멀리 에돌아갈 것도 없이,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집사를 보고도 도망쳤다라고 1차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br></span><span>물론, 그것을 집사 또한 모를 리는 없습니다. <br></span><span>다만 집사가 아직도 궁금한 것은 그런 1차적 반응을 야기한 좀 더 깊은, 그러니까 야옹이의 어떤 사고방식이나 행위 양식의 기준 같은 건 과연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br></span><span>왜 그랬을까? <br>고양이 혹은 야옹이라는 종은 인간들과는 달리 환경에 따른 사물 인식 수준이나 정도를 아예 달리하는가? <br></span><span>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환경처럼, 아니면, 인간이 꾸는 꿈의 그런 환경처럼, 시공간이 바뀌면 그에 따라 동일한 사물조차 동일하지 않은 강도나 정도로 인식되는가?</span><span> <br></span><span>어떤 환경에선 분명하게 인식되던 사물이 다른 환경에선 애매하고 가상적인 경우로 인식되는가? <br></span><span>이를테면, 꿈에서는 나비로 인식되던 것이 실제 삶에서는 '그' 나비가 아닐 가능성도 있고, 또 실제로 아니기도 한, 그런 정도로까지 인식되는가? <br></span><span>그래서 집사가 거하는 골방에서는 분명히 집사를 인식했으되, 다른 시공간에선 집사를 애매하거나 아예 아닌 것으로 인식했는가? <br></span><span>그 녀석들에겐 마치 골방은 현실이되, 다른 시공간은 꿈이나 <매트릭스>의 영역인 것처럼? <br></span><span>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고양이나 혹은 야옹이는 시공간이라는 소위 인간의 선험적인 순수 직관의 형식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는가? <br></span><span>다시 말해, 인간이 어떤 경험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감각 작용에서의 지각, 혹은 인식이 자리매김될 때 도구적, 과정적으로 기능하는 시공간을 그 녀석들은 아예 본질적, 결론적으로 이해하는가? <br></span><span>그래서 인간은 사물을 이해하는 직관적 도구의 한 과정으로써만 시공간을 활용하는 데 반해, 그 녀석들은 오직 시공간을 결론으로 삼아, 본질적인 그것 아래로만 합당하게, 사물들을 (재)구성해내는가? <br>아니, 차라리, 그 녀석들은 이런 방식으로써 인식을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똑같이 구성되는 인식 가운데 다른 층위의 인식적 요소, 이를테면 감정적, 정서적 요소들이 끼어들어 그 인식을 흩트려내거나 바로잡거나 하는 것인가? <br></span><span>하지만, 정작 그렇다고 한들, 아예 쌩까듯이 저렇게 모른 척 할 수가 있기는 한가? <br></span><span>다시 말해, 아무리 감정적, 정서적 요소가 훼방을 놓더라도, 도대체가 저렇듯 아예 인식 자체가 구성이 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할 수가 있는가?<br></span><span>야옹이가 그만큼 마음이 상해서 그런가? <br></span><span>아니면, 무슨 다른 이유라도 있는 건가? <br></span><span>별의별 생각이 다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br></span><span>하지만 이러한 추측들은 분명하게 한 가지 전제를 걸어두고 있었습니다. <br></span><span>야옹이가 나를 그동안 잊지 않고 여전히 기억하고 있으며,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때 당시 나를 기억할 수 있었고, 그래서 얼마든지 나를 상기할 수 있었다라는 사실 말입니다. <br></span><span>그렇다면, 만약 이러한 전제조차 허물어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br></span><span>아예 이 녀석은 나를 생판 처음 보는 괴생명체로서만 대하고 있다면,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br></span><span>집사는, 아니, 한때나마 집사였던 집사는, 이렇듯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신음만 물고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br>그러니 야옹아, 나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span><span><br></span><span>머라도 반응 좀 보여주면 안되겠니?</span><span> </span></p></div> <div class="se_textView"><br></div> <div class="se_textView"><br></div> <div class="se_textView"><span></span> <p class="se_textarea"><span><br></span><span> <br></span></p>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div></div></div></div></div></div></div></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