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br></span></div> <div><span>#59<br></span><span>이제는 굳이 야음을 틈타서 남의 눈을 피해 가며 밥을 주지 않게 되었습니다. <br></span><span>멀쩡한 오후나 해거름쯤 되어, 대충 그 녀석들과 약속이 되어 있는 시간 즈음에 집사는 집을 나섭니다. <br></span><span>오후 6-7시쯤입니다. <br></span><span>아직도 여전히 밝을 때인지라, 예전 같으면 거의 엄두도 내지 못했을 시각입니다. <br></span><span>하지만, 이제는 딱히 그런 신경과민에 휩쓸리지 않을 만큼 무던히도 집사는 그 녀석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br></span><span>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끗 쳐다봐도, 이리 다가와서 신기한 듯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네도, 집사는 마냥 태평할 수 있는 여지를 조금은 더 넉넉하게 가지게 되었습니다. <br></span><span>사실, 이 녀석들에게 밥을 주면서 느낀 건, -참으로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하지만,- 고양이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싸늘하다거나 날이 서 있다라거나 하는 느낌을 거의 받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br></span><span>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관심도 없이 우리들을 스쳐 지나다녔고, 도리어 소수의 몇몇은 그런 우리에게 사소하나마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응원 내지 호감을 표현하곤 했던 것이었습니다. <br></span><span>특별히 그런 소수의 몇몇은, 바로 이 근처 밭뙈기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이었고, 이 근처 주위 빌라에서 사는 이름 모를 서민들의 전형이었는데도 </span><span>불구하고, 그런 우리에게 동감을 표하셨던 것입니다. <br></span><span>집사가 보는 앞에서도, 그 밭을 뒤집어엎고 갈아 마시던 녀석들이었고, 밤에는 이 근처 빌라 곁에 자리 잡고 종종 앙칼지게 울어대는 녀석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br></span><span>그런 것을 보며, 집사는 먼저 이 시공간이 참으로 넉넉하고, 푸근하다 생각하였습니다. <br></span><span>그리고 그런 시공간이, 여러 이웃 사람들로 인해서 참으로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br></span><span>애초에 별 볼 일도 없이 태어나, 어느 이름 모를 구석탱이에서 자신의 삶을 살고, 또 그렇게 죽어갈 우리네 한살이가 어쩌면 그런 이웃들의 작디작은 관심과 애정으로 피어나는지도 몰랐습니다. <br></span><span>그저, 악다구니와 생채기 속에서 길고양이들이 가뭇 숨죽이고 숨어 있는 줄로만 알았던 이 세상, 그렇게 삭막한 세계가 이런 이웃들로 인해 조금은 벗겨지는 것 같아 내심 기분이 좋았습니다. <br></span><span>처음엔 그저 우연인 줄로만 알았으나, 나중엔 거의 확실하다시피 우리에게 매번 안전한 밥 장소를 제공해주신 2587 차주 분, 언젠가 녀석들에게 밥 주고 있는데 다가오셔서 "그 녀석들 아버진가 보다? 녀석들이 되게 귀엽네" 하고 정겹게 말 걸어주신 밭뙈기 아주머니, 그 녀석들을 보고 "와, 고양이들이다!" 동네방네 다 떠나갈 듯이 외치고 다니던 동네 어린아이들 등등, 이네들은 참으로 고양이들뿐만 아니라 집사 또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이었습니다. <br></span><span>그러니, 사소하나마 결코 사소하지 않은 애정과 동감을 표해주신 그분들께 집사는 그저 감사드릴 따름입니다.</span></div><span> </span><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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