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아버지가 천한 신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야망이 넘치는 아버지는 출세를 위해 기발한 방법을 꾸몄습니다.</div> <div> </div> <div>당시 황제가 마누라는 팽겨치고 총애하는 처자가 있었는데, 그 처자와 밀회를 편하게 하기 위해 자기가 그 여자가<br>결혼하고, 신하로서 황제 폐하를 접견한다는 핑계를 대고 마누라를 데리고 황제한테 가서 좋은 시간을 보내게 <br>해주었습니다. 황제는 아버지를 총애했죠. 그러다 결국 도를 넘어선 총애에 아버지는 자신을 가지고<br></div> <div>황제를 시해하고 자신이 황제가 되었습니다.</div> <div>그는 그 문제의 아내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의 아버지도 그가 자신의 자식이 아니라<br>확신하고 대단히 홀대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나중에 들인 후처에게서 본 동생을 총애하였지만... 그 동생이 <br>어린 나이에 죽자... 광분하여 그를 사소한 누명으로 감금하고 눈을 뽑아버리려 하였습니다.</div> <div> </div> <div>다행히 목숨과 눈이 뽑히는 것은 면했지만... 대신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와 결혼하지 못하고, 아버지가 정해준<br>신앙만 깊은 여자랑 결혼했습니다. 얼마후... 그렇게 자신을 미워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경위가 다소<br>의문스러워... 사람들이 다들 그가 범인이라고 수근대었습니다.</div> <div> </div> <div>시작부터 욕먹어가며 즉위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주어진 책임을 게을리하지 않고 일했습니다. 다행히도...<br>사생활은 막장이라도 황제로서 나쁘지 않은 아버지의 유산과 업적에다, 자신의 노력이 덧붙여져... 제국은<br>번영하였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불행했습니다.</div> <div> </div> <div>아버지가 맺어준 광신도 마누라는 딸만 둘 낳고 죽었습니다. 그러자 오랫동안 자신을 기다려온 첫사랑과 재혼을<br>하였습니다. 근데... 그녀도 딸만 하나 낳고 병으로 죽었습니다. 꼭 아들 한번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br>세번째로 결혼했습니다. 드디어... 아들 보았습니다. 근데 낳은지 얼마 안되 마누라랑 아들이 같이 병으로 <br>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div> <div> </div> <div>이제 이판사판입니다. 동생한테 물려줄까도 했지만... 그 망할 자식은 제국 공식 돌+아이 입니다... 결국 <br>네번째 결혼을 진행했습니다. 교회가 태클을 겁니다. 황제면 하렘 차려도 되는 거냐고 지랄합니다. 아니...<br>내가 첩을 더 들이는 것도 아니고, 마누라를 중복으로 두는 것도 아닌데 왜... 그 문제로 성직자들과 조낸<br>싸우고 욕먹으며 겨우겨우 결혼했습니다. 다행히도... 아들 봤습니다. 만세!!!</div> <div> </div> <div>근데... 점점 몸 상태가 안좋아집니다. 부하 중에 조낸 잘 싸우던 놈 하나가 사고치고 적국으로 튀었는데...<br>그 놈이 제국군을 죄다 때려잡고 있습니다. 결국 어떤 전투에서 대패했다는 소리 듣고 피꺼쏫해서 쓰러지고<br>파란만장한 인생 마무리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쓰는 동안에도 눈물이 앞을 가리는 이 불운한 사나이가 바로 비잔틴 제국의 현제(賢帝)로 칭송받는 레오 6세입니다.<br>세상에 막장인 황제를 순위를 매기자면 수많은 사람이 1위를 두고 다투겠지만... 안습인 황제를 손에 꼽자면<br>개인적으로는 이 양반을 최고로 꼽아주고 싶습니다. 막장 아버지에, 네토라레 엄마에, 결혼만 하며 죽어나가는<br>마누라와 자식들에... 싸가지 없는 개망나니 동생에...</div> <div> </div> <div>이 양반이 더욱 더 안타까운것이... 저런 상황에서 국가가 흔들흔들하면, 뭐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할법한데...<br>어처구니 없게도 이 양반의 치세는 비잔틴 제국에서 마케도니아 황조의 치세가 더 번영하던 시기, 쉽게 말해...<br>엄청 열심히 나라를 잘 다스리셨다는 거죠. 저런 속에 불이 올라오는 상황에 말이죠...</div> <div> </div> <div>문득 인생 안습한 황제에 대한 생각을 하다 이만한 양반이 있을까 싶어 한번 적어봅니다...</div> <div> </div> <div>P.S 1. 여담이지만, 이 양반이 죽고 공동황제로 제위를 이은 동생 놈은, 살아 생전에는 겨우 하나 봤던 아들 내미를<br>미워해서 거세하려고 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동생 놈은 죽을때도 개념이 없어서... 일설에는<br>경기장에 놓인 석상, 그러니깐 더치와이프 같은거랑 괴상한 짓을 하다 죽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P.S 2. 다행히도 어렵게 본 아들내미는 개념이 충만하셔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당대 최고의 저술가이자 훌룡한<br>황제로 유명한 콘스탄티누스 7세 포르피로게니투스가 됩니다. 그리고 참고로 비잔틴 제국, 마케도니아 황조의<br>최전성기를 이끈 바실리우스 2세는 레오 6세의 증손자입니다. 사후에도 제국을 위해 좋은 후손들을 남겨주신 이분께<br>제국은 큰절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