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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8 13: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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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진보진영의 집회 시위가 국민들의 정치 무관심으로 인해 호응을 못 받았죠. 근데 지금은 우리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 보다도 높은 상황인데도 아직도 진보진영의 목소리는 별 호응을 못 얻고 있어요. 이쯤 되면 자기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돌아봐야 하는게 정상입니다. 근데 안 그래요. 그럴 생각이 없어요. 저 진보 꼰대들은 여전히 국민이 우매하고 그래서 자신들이 국민을 깨우쳐주고 가르치고 계몽해야 하는 거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니 국민들이 자기들 목소리에 관심이 없는건 자기들 메시지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오로지 국민이 우매한 탓이고 무식한 탓으로 자기네의 높으신 뜻을 이해 못해 그러는 거라 생각하는 겁니다.
착각도 유분수죠 참. 박근혜와 적폐세력을 탄핵시키고 물리친 건 잘난 진보 지식인님들이 우매한 민중을 일깨워서 그런게 아닙니다. 진보가 자기네들 망상VR 안에 갇혀 고고한 척 하는 동안 적폐 세력이 도를 넘는 막장짓으로 국민을 괴롭히고 탄압하고 국민의 주권을 침탈하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방기하고 국민들의 목숨마저 위협하고 죽이고 그래놓고 발뺌과 책임회피와 뻔뻔하게도 오히려 유가족을 공격하는 패륜적 행각을 벌였기에 참다참다 드디어 들고 일어선 국민들이 스스로 적폐 세력을 물리치고 작살낸 겁니다. 진보는 거기 그냥 편승해 민심의 거대한 파도에 떠밀려 온 것 밖에 없어요. 망망대해 한가운데 동동 떠서 표류하다 민심이란 큰 파도에 떠밀린 덕분에 해안으로 살아 나올 수 있었던 주제에 감사할 생각은 안하고 자기가 자기 힘으로 물장구 쳐서 이 파도를 만들어냈다고 자위하는 꼴입니다.
집회와 시위는 약자들의 정치참여 수단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약자들 간의 연대와 동맹이 중요합니다. 진보가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으면 먼저, 민심과 연대를 해야죠. 연대란게 어떤 겁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양보와 타협을 통해 공통 요소를 찾아내고 그렇게 서로 돕는 겁니다. 진보가 민심의 지지를 받고 싶으면 민심의 원하는 바를 먼저 묻고 그에 대해 양보와 타협을 거쳐야 하는 거에요. 근데 개뿔, 수천만 민심의 거대한 물결에 비해 어마어마한 체급 차이가 나는 소수 의견이면서 뭘 믿고 뻔뻔스레 무조건 자기 말만 다 듣고 수용하라고 우기는 겁니까? 무작정 내 말은 무조건 옳고 민중 너네는 우매하니 내 말을 듣고 깨우쳐야 한다, 이따위 자세니까 민심이 너네 말을 들어줄 이유가 없는거죠.
진보는 다 죽었습니다. 진보란 이름표 달고 꼰대질이나 하는 건 진보가 아닙니다.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 볼 줄 모르는 늙은 꼰대는 더이상 스스로를 진보라 칭할 자격을 가질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