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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9 01: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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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글에 대해 말하자면... 기독교인이자 급진적 진보성향인 저로서는 무척 공감가는 글이로군요.
기독교는 로마황제가 자신의 지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도구로 이 불손하고 진보적인 종교를 이용한 이래, 언제나 지배이념으로써 존재해 왔습니다. 중세까지는 기독교 자신이 지배 권력이었으며, 본문글에서 나온것 같이 자신들에 대한 부의 기부, 즉 헌금이야말로 사회에서 가장 추앙받을만한 행동으로 포장했었죠. 이시절의 기독교는 말그대로 한 나라의 국왕조차 갈아엎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절대권력 그 자체였습니다. 산업혁명과 새로운 권력층의 대두 이후 기독교도 종교개혁을 거치며 이러한 새로운 권력, 즉 자본에게 권좌를 내주게 되지만 여전히 지배이념으로써 이 새로운 제왕을 변호하고 장려하며 떨어지는 떡고물을 받아먹는 공생관계를 유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의 비인간성, 잔인함'을 눈감아주며 자신들은 '기부'라는 가장 소극적 방법으로 스스로 죄책감을 덜어가죠.(반대로, 자본의 극대화를 위해 집요하고 극단적인 포교활동을 매우 적극적으로 펼쳐가게 됩니다.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성서 말씀을 마음대로 왜곡해석한 대표적 결과물이죠) 문제는 이러한 기독교가 모시는 신이 과연, 여호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유대인만이 선택받은 백성이라던 유대교에서 출발하여, 전세계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그 누구이든간에 '선택받은 사람'일 수 있다는 기독교는 언듯 유대교의 '선민사상'과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정 반대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독교 또한 명백하게 하나님이 선택한 백성만을 구원한다는 '선민사상'의 종교임은 틀림이 없으나, 이것은 유태인이나 특정 인종, 특정 국가, 특정 계급의 사람만이 아닌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선택받은 사람들일 자격이 있으며, 사실상 누가 선택받은 사람이고 누가 선택받지 않은 사람인지는 하나님 외에 누구도 모른다...는 의미의 선민사상입니다. 즉, 이것은 현대 기독교에서 흔히 범하는 '저 아랍의 불쌍한 족속들'이라거나 '저 불쌍한(지옥떨어질) 불신자들'따위의 파쇼적 선민사상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만민은 평등하고 누구나 선택받은 사람일 수 있기에 타인을 핍박하고 차별하고 자신만이 선택을 받았다고 오만하게 구는 행동 자체가 하나님 앞에 가장 큰 죄악을 범하는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제 생각엔 예수님이야 말로 진정한 좌파라고 봅니다. 본문에 나왔듯 그 가르침은 물론이고 삶 자체가 힘없고 차별받던 매춘부, 나병환자, 유태인에게 천시받던 사마리아 사람들, 심지어는 조국 이스라엘을 배신하고 로마에 빌붙은 매국노 세리(유태인들에게 강제로 세금을 갈취해 로마에 바치던 세금징수인)들 마저도 자신의 죄를 참회하면 비난하고 핍박해선 안된다고 막아서던 극단적 좌파셨습니다. 이후 로마에 핍박당하던 초기 교회들 역시 그 이념을 이어받아 부유한 자든 가난한 자든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하며 모두 평등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으며 바울이나 베드로 같은 초기 기독교의 '지도자'적 인물들조차 자신은 단순히 이들을 이끌고 가르치는 역할을 할 뿐 권력이나 특별한 지위를 가진 것이 아니라고 가르쳤죠.
이런 초기 기독교의 가르침을 무시한채 스스로 권력화되고, 부를 쫓고, 이기심과 착취를 장려하고, 힘있는 자들에게 들러붙어 그들의 대변인 노릇이나 하면서 떡고물에 취해 비틀거리는 동안 힘없고 핍박받는 민중들은 기독교에 대해 구원의 희망을 버리게 되었죠. 실상 자본주의의 헛점이 수많은 민중들의 피를 말리고 있을동안 그들의 편에 섰어야 할 기독교가 권력의 단맛에 취해 자신의 할 일을 하지 않았기에 공산주의가 그 빈자리를 채우겠다고 태동했습니다. 당연히 공산주의가 권력의 시녀였던 기독교를 좋게 볼 리도 없었을테고, 종교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이념 자체의 성격에 의해 기독교와 대립할 수 밖에 없었죠. 어찌보면 기독교에게는 좋은 '경고'가 되었을지 모를 공산주의에 대해, 그러나 기독교는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올 계기로 삼기는 커녕 공산주의를 악마의 이념이라고 욕하고 싸워댔죠.
토착민을 학살하고 약탈하는 것에 대해 면죄부를 뿌려댄 아메리카식 쌈마이 프로테스탄트 이념이 팍스 아메리카나를 위협하는 공산주의 에 대항하기 위해 반공 기독교 원리주의 형태로 기형적 변형을 이룬것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도 모자라, 미소 군정시절 재산 빼앗기고 쫓겨난데다 625라는 트라우마까지 겹친 초기 기독교 세력을 토대로 만들어진 한국산 반공 파쇼 기독교는 특히나 공산주의에 대한 증오가 어마어마합니다. 게다가 자신의 세력을 불리기 위해 반공 독재 파쇼의 편에 섰던 전력까지 있는지라 이제는 공산주의를 인정하는 순간 스스로의 근간이 무너질 정도로 기형적 형태를 띄게 되어 "빨갱이 빨갱이"를 외치고 계층간 불평등과 차별을 열심히 부추기고 있죠.
하지만, 힘없이 쫓겨난 이랜드 노동자들이 교회문 밖으로 내쫓겨 길거리에 천막을 치고 처절한 외침을 외칠때, 그들을 착취한 자본가를 교회안의 편한 의자에 앉아 속편히 기도드리게 모실때, 예수님이라면 과연 둘 중 어느 장소에 함께 하셨을까요? 힘없는 이들의 삶을 돌아보고 그들의 권익을 위해 싸워달라는 절규에는 '교회는 정치에 관여하면 안된다'며 푼돈 '기부'하는 것으로 자신의 죄책감을 자위하면서, 굶고 있는 아프리카의 형제들에게 순수한 의미의 먹을것, 입을것, 의료지원 보다는 '선교'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이 아까운 헌금 허비하며 '선교도 할 겸 겸사겸사 해외여행/오지탐험'이나 시키고, 예배시간에는 '좌파 빨갱이 정권의 끝장을 보게 해달라, 장로님 대통령 나오게 해달라'이따위 망발이나 하고 있을때...과연 그 교회안에 예수님이 민망해서라도 함께하실 수 있을까요?
김규항씨의 글은 이러한 현대 기독교의 잘못된 점과, 기독교가 본디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한 매우 날카로운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가 자본주의의 헛점을 보완하고, 그에 의해 신음하는 이들을 감싸안을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알량한 선민의식과 이기주의 속에 숨어 비기독교인에게 선을 긋고 차별하고 스스로는 뭐 대단한 '선택받은 인물'인양 오만떠는 것을 멈추지 않는 한, 기독교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전세계의 많은 '존경받을만한 가치관'중 하나인 순수 기독교 이념이, 이슬람 원리주의와 유대교 원리주의에 이어 착취와 차별과 학살의 이념으로 타락하게 되는...아니 이미 타락했으나 더이상 되돌아올 희망조차 버리게 되는 비극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