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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5 15: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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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놈의 대기업 위주 경제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답이 없습니다.
고객에게 옵션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는 엉터리 패키지 장사에서 부터, 내수용 차의 허접한 자재 사용, 쓸데없이 비싼 가격, 엉망진창 거만하기 이를데 없는 서비스 등등 현대차의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부품들이 엉망인 이유는 부품을 제작하는 중소기업을 현대라는 대기업이 노예부리듯 착취하고 있기 때문이죠.
부품제작 중소기업들이 자신들의 생산품을 판매할 수 있는 창구는 지금 상태로는 대기업(혹은 대기업에게 수주받은 또다른 하청업체)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부품을 갖췄더라도 소비자에게 알릴 방법이 없고 단지 대기업의 선택만을 바랄 수 밖에 없죠.
이런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 대기업은 그것을 이용하여 마음껏 횡포를 부립니다. 소비자에게 최종적으로 판매하는 가격에는 크게 손대지 않으면서도 하청업체에게서 사들이는 가격은 매년 계속해서 후려치며 깎으려고만 들죠. 하청을 맡은 중소기업들 역시 이런 구조하에선 연구개발에 쏟을 돈과 시간의 여유가 없기에 입찰에서 결국 제 살 깎기 가격경쟁과 인맥 등을 동원한 청탁과 비리만이 판치게 됩니다. 그리고는 제대로 된 연구개발로 생산비를 줄일 방법을 강구해내는 '건전한 가격인하'가 아닌, 어쩔수 없이 제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불건전한 가격인하'의 길을 가게 되죠.
굳이 자동차업계가 아니라 IT든 어디든 우리나라 기업경제 구조가 모두 이 꼴입니다.(이런데도 아직까지 박정희식 '대기업 밀어주기'정책이 옳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그 당시에 그게 옳았다 틀렸다의 논란과는 별개로 지금에 있어서는 무조건 뜯어고쳐야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망국병입니다) 이런 구조는 결국 대기업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중소기업들의 기술력/경쟁력을 바닥나게 만들며, 경제구조에 온통 비리와 부조리가 판을 치게 되고, 대/중소 기업 할 것없이 모든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런식의 대기업의 부실이 IMF를 불러들였죠.
대기업이 하나 무너지면 당연히 많은 중소기업들이 힘들어지는게 사실이긴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주 고객 하나 없어지는'정도 타격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수의 중소기업들이 줄도산해버리는 구조는 분명 정상적인 구조가 아닙니다. 중소기업들을 순수하청업체로만 전락시켰기에 그들의 제품판매 대상이 대기업 하나만 바라봐야 하는 구조라 그 기업이 망해버리면 팔 수 있는 시장 자체가 막혀버리게 되고, 불공정한 거래조건에 맞춰 가격경쟁과 제품의 질을 떨어뜨리는데만 신경을 쓰느라 자체 기술 보유도 거의 없기에 경쟁력에서도 상대가 안될 수 밖에 없죠. 거기에 대기업의 부도 어음, 수표 등 금전적 문제가 겹쳐지니 살아날 방법이 전혀 없게 되는 겁니다.
경제구조상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분명합니다만, 그러기에 그 책임 또한 막중한게 사실입니다. 대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그 속이 건전하고 알차게 되려면 지금처럼 독과점에 안주해 썩고 곪아 들어가게 둬서는 안됩니다. 중소기업들에게 기회를 쥐어주고,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을 펼쳐나가며 대기업이라도 무능하고 부패하면 나락으로 떨어지고, 중소기업 중 경쟁력있고 건전한 기업이 성장해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는 구조라야 우리나라 경제에 미래가 있습니다. 대기업이 항상 시장에 의해 위협을 받고, 위기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 구조여야 대기업도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말이죠. 그저 국내 시장 독점에 만족하고 안주하며 썩어가고 있는 현대자동차, SK, KT 등의 대기업들에게 호된 소비자의(=시장의) 회초리를 들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는 겁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대기업의 비리와 독과점을 규제하여 모든 기업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은, 정경유착의 폐단을 뿌리뽑고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보수정권에 '빨간색'을 입히며 좌빨좌빨 잉잉 거리던 놈들이 정작 스스로 정권을 잡은 뒤엔 대기업에 대한 끈적한 지원과 간섭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을 피말려 죽이는 '큰 정부'식 계획경제,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따라가며 심지어 그러다 비리와 부정부패로 무너져버린 구 공산권 국가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모습으로 볼때, 저 오만한 대기업들에게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두려움을 가르쳐 줄 주체는 우리 소비자밖에 없을 것 같군요.
그러기에 저는 애플 아이폰(과 앱스토어)의 국내 도입 소식을 환영하고,
(휴대폰 하드웨어 생산업체가 거대 이통사 횡포에 짓눌려 살아야 하는 비정상적 구조와,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거대 이통사 횡포에 소프트웨어 산업의 핵심인 창의성 발현을 못하게 억눌리는 비정상적 구조의 타파를 위해)
또한 독과점에 안주해 무너져가는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도요타의 본격적 국내 진출 소식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