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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31 16: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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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알쓸신잡을 보면서 요새 공중파 예능에 부족한점이 뭔가를 생각해본적이 있는데요.
그건 바로 시청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점인거 같습니다.
우리가 그냥 친구들이랑 떠들면서 재밌다고 웃는게 사실 방송에서 프로 예능인들이 웃기는거처럼 웃기진 못할거 아녜요?
근데 왜 친구들이랑 웃기다고 그러고 있는걸까. 알쓸신잡에서 아저씨들끼리 잡담이나 하는걸 대체 어떤 이유로 계속 웃으면서 보게되는걸까.
저는 이 이유를 내 마음을 먼저 무장해제 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편안한 분위기가 되고나면 너그러워져요. 쪼끔만 웃겨도 웃어줄수 있고, 별거아닌 잡담에도 계속 관심가져줄수 있어요.
근데 공중파 예능들은 보다보면 하나같이 웃겨야 한다, 뭐라도 해야한다 하는 부담감들이 느껴져요.
출연자들의 부담감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나도 어느새 평가하는 자세가 되요. 너그러움이 없어지는거죠.
웃을때도 그냥 웃어주지를 못해요. 내 마음속에 기준점을 만들어놓고, 그 이상 웃기지 못하면 웃기보다는 점수를 매기죠. 이사람 요새 별로네 하면서.
나피디가 케이블에 가서 하는 여러 시도들을 보면서,
그리고 그것들이 그다지 기를쓰고 웃기려고 하지 않음에도 매주 찾아보게 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서
결국 그 차이는 출연진을 포함한 제작진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작품에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한도전도 지금 너무 부담스러운 상태에 와있다면, 차라리 케이블로 옮겨서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한 방송을 만드는건 어떨까 싶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