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 다닐 적만 하더라도 국산 음감기기라는 건 상상속의 영물인 여친만큼이나 현실성 없는 농담이었고 심지어 휴대폰을 음감 기기로 쓴다는 건 뭐라고 해야 할까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판타지 작가가 판타지 소설 쓰는 격이었죠. <div><br></div> <div>mp3가 처음 나온게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인가 2학년? 아무튼 그 쯤이었어요.</div> <div><br></div> <div>그 때 처음 나온 mp3 스펙이 32MB, 32GB가 아니라 삼.십.이.메.가.바.이.트 Thirty Two Mega Byte 였죠.ㅋㅋㅋㅋ</div> <div><br></div> <div>당시 제가 썼던 건 무려 MD. 지방 살고 있는지라 MD는 커녕 간간이 일제 카셋트 테입 들고 다니던 사람도 있었고 아니면 아이리버에서 나온 MP3CDP 들고 다니던 사람도 있었죠.</div> <div><br></div> <div>음 요즘에는 해외 직구라는게 국내서도 합법화 된 일이잖아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 무렵에는 이런 직구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더군다나 MD는 국내서 정식 수입 되는 모델보다 안되는 모델이 더 많았죠. 그 때 제가 썼던 모델들은 주로 소니제인데 국내 정발은 안 된 물건이었죠. 그럼 어떻게 썼느냐?</div> <div><br></div> <div>혹시 밀수라는 얘기 들어 보셨나요? 아니면 보따리상이라든가. ㅋㅋㅋ 저 뿐만 아니라 당시 MD의 태반이 일본 오가는 여객선의 보따리 아지매 아자씨들이 풀어 놓는 물량들이었죠.</div> <div><br></div> <div>심지어 MD 요 물건의 내구성이란게 유리가 강철처럼 느껴질 정도로 내구성이 형편 없었는데 밀수라 정식 AS가 안되요. 저만 해도 고등학교 3년간 갈아 치운 MD 숫자가 5대나 되었죠. </div> <div><br></div> <div>근데도 굳이 MD를 죽어라 썼던게 오로지 '음질' 이거 때문이었죠.</div> <div><br></div> <div>CDP도 잠깐 쓰기는 했지만 포터블 CDP(당연 소니)의 음질도 CD라는 매체를 이용하는 것 치고 매우 저질인데다 무엇보다 무식하게 큰 크기때문에 휴대성과 음질을 동시에 만족시킬 만한게 MD 밖에 없었죠.(MD도 광매체를 쓰기는 하지만 일종의 MP3였죠)</div> <div><br></div> <div>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아이팟이 등장했죠.(짜잔)</div> <div><br></div> <div>지금은 엄청 이상한 소리로 들리는데 애플의 아이팟이 하드디스크 내장으로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아이팟의 용량이랑 음질은 반비례 관계였거든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저도 아이팟의 소리 들어 보고는 -_- 이렇게 되어서 아이팟=패션 아이템이란 인식이 콰악 박히게 되었는데...</span></div> <div><br></div> <div>08년 일본에서 귀국한 뒤에 MP3(이것도 소니 네트워크 플레이 이떄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소니 한테 최소 1년에 3-40만원씩 헌납하는 성실 고객. 캬아아 소니 타임 개새들)가 마침 박살이 난 데다 아이폰3gs 나왔겠다 일단 소리나 함 들어 보고 mp3를 따로 사든가 라고 계획을 세웠죠.</div> <div><br></div> <div>그리고 신세계가 화알짜악.</div> <div><br></div> <div>아이팟의 닭가슴살 같은 퍽퍽한 음색을 기억하고 있던 저로서는 진짜 충격적이었죠. 그 때 처음 느낀게 딱 소니 e01의 그 느낌이었죠. 그렇게 아이폰 4gs까지 쓰다가 삼성 갤삼으로 갈아 탔는데...</div> <div><br></div> <div>주욱 안드로이드 계열 쓰고 있네요. </div> <div><br></div> <div>요즘은 휴대폰 뭘 쓰더라도 제가 고등학교 때 명기니 어쩌니 하는 것들보다 기본적인 음감능력이 좋아졌죠. 그러니까 상향평준화가 어마무지하게 일어난 셈이죠. 제일 큰 변화라면 역시나 음감기기가 휴대폰으로 넘어 왔다는 거지만 요즘에는 eq 조차 쓰지 않는다는 거죠. 그냥 플랫하게 들어도 심지어 그게 휴대폰임에도 저음 중음 고음 어느 영역이라도 딱히 딸린다는 느낌을 못 느끼겠더라고요.</div> <div><br></div> <div>요즘 일제 휴대폰(음악 하나 듣자고 그 쓰뤡들을 쓰느니 걍 국산 쓰지)의 오디오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십년을 넘게 MD 써왔고 소니의 맑은 고음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저지만 요새는 국산 아무 휴대폰에서나 그런 음색을 느낄 수 있게 되다보니 나이도 얼마 안 먹고 시간의 힘을 느끼게 되네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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