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 관련된 각종 게시물을 보며 이제 30대로써 마지막해를 보내게되는 선배로써 참 마음이 아프네요.
어떤 글이 진짜 홍대 모습을 보여주는지 모르겠지만 그 사건보다 하나의 댓글.....
정확하지는 않지만 "노조에 강성인 학교로 비춰서 구직활동에 지장받을까 두렵다"는 요지의 글...
저도 저주받은 92학번이라 어느 학번 못지않게 구직의 어려움을 느꼈지만 요즘은 그 때 못지않게 힘든
것도 사실이지요.
요즘 20대를 보면서, 사회 전반적인 상태를 보면서, 회사의 분위기를 보면서 어떤게 구직에 도움이 될까
하는 것에 대해서 정말 제 자신만의 개똥철학을 함 써볼까 합니다.
일단,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그래도 대기업이며 저는 인사팀 교육담당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신입사원으로 들어올 때만해도 40대가 되면 슬슬 눈치....40대 후반이면 실력 떨어지면, 경쟁에서
밀리면 명퇴건, 보직해임이건 아뭏든 회사에서 떨려났죠.
그런데 요즘 회사 분위기는 그런 공포가 전~~~~혀 없습니다. 지난 12월 말일에 있었던 정년퇴임식에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었을 정도로 상당히 근무환경이 안정적으로 변했지요.
이유는 다른 거 없습니다. 신입사원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것이죠.
단순 부족 인원은 인턴사원으로 때우고 중요 부서 중 부족한 곳은 경력직으로 충원하고.....
이런 형태의 인력관리가 가능하기 위한 전제는 기존 사원들이 인턴과 경력직 직원에게 일을 잘 전달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퍼포먼스가 늘지는 않더라도 유지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기존 사원들은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적당히'만 한다해도 안정적인 직장이 유지되지요.
이렇게 회사가 돌아갈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비정규직 법이죠. 원래 아이엠에프를 극복하기 위해 한시적
으로 만들었던 법이 이제는 완전히 정착이되서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비정규직 비율을 자랑(!!)하게
되었죠. 이런 단맛을 본 회사들이 법적으로 제재하지 않는 한 포기할리 없습니다.
그래서 20대들이 들어갈 수 있는 양질의 직장이 점점 줄어가는 것이죠. 다 아는 사실이겠지민...
그러면 지금 20대들이 해야할 일이 그런 경쟁상황을 뚫기 위해 토익 점수를 올리고, 자격증을 따고
어학연수를 갔다오고 해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냐.....
아님 비정규직법을 없애서 들어갈 자리를 늘릴 것이냐..... 어느 쪽이 쉬울까요????
제 생각은 비벙규직 없애는 것이 더 쉬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없앨 것이냐...
1. 일단 기존의- 저를 비롯한 - 모든 직장인들은 누구도 비정규직법을 없애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그 법으로 인해 저부터도 제 자리가 확고한데요 누가 그걸 원하겠습니까.... 회사나 언론 또한 이런 마음
을 이용해 노노 간의 갈등, 정규지과 비정규직 간의 갈등 상황을 유발시키고 있죠.
2. 아주 극소수의 국회의원만의 비정규직법 철폐를 외치고 있습니다. 많은 국회의원들은 왜 한시법이었던
비정규직법을 계속 시행하도록 했을까....자신들을 후원하고 있는 회사들이 좋아하니까...그래야 재정적인
도움을 받고 또 당선이 되니까...위에서 말했죠. 저를 비롯한 기존의 회사원들은 비정규직법 철폐를 외치는
국회의원에게는 표를 잘 주지 않습니다.
3. 정치인 입장에서 보자면 내가 따내올 수 있는,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이 100원 있다고 칩시다.
'갑'이라는 그룹은 일단 이 예산을 집행해 그들에게 좋은 일을 해주면 투표 시 표가 60% 이상이 나옵니다.
그 표중 반만 얻어내도 30%가 내 표로 오죠. '을'이라는 그룹은 한정적인 100원이라는 돈을 몽땅 투자해도
10% 정도만 표가 나오고 그 반을 얻어도 5% 밖에 나오지 않죠......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이 만들어지고
법이 만들어 질까.....나라도 투표 많이 하는 층을 위한 정책을 만들겟지요...
그렇다면 제가 생각하는 비정규직 철폐 방법은 결국 20대 투표율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방법밖에 없을듯..
지금 시대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50대가 20대를 착취해서 먹고 사는 꼴입니다. 과거 같으면 벌써 20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뒤로 물러났을 50대가 건재하면서 20대의 밥그릇을 뺏어 먹고 있는 형국이죠.
그렇다고 50대 밥그릇을 뺏어서 20대에게 주자는 과격한 사상을 펼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20대와 50대가 경쟁을 해볼수는 있는 사회를 꿈꿔보는 거죠.
우리나라 경제가 좀 더 좋아져서 모든 사회구성원들에게 양질의 직장을 줄 수 있게 되면 가장 좋겟지만..
너무 두서없는 글이 길어졌는데 20대 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결국 정치를 떠나서 현대인은 살 수
없습니다. 모든 일이 법의 통제를 받고 있고 그 법은 정치인들이 만들어가니까.....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법을 멀리 하고 현 사회가 보여주는 현상에 대한, 현재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고 정의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논하지 않으면......양질의 직장은 20대에게 공급되지 않습니다.
아니, 아주 적게만 공급되고 그 적은 직장을 향한 한없는 경쟁 속으로 밀어넣어질 겁니다....
지금 영어공부해서 토익 100점 더 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평범한 직장인 아저씨의......홍대 사건을 보며 떠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냥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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