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지도부의 판단과는 무관하게 이미 '필리버스터 중단'이라는 말이 나온 순간 게임은 끝난겁니다.
필리버스터가 처음 시작됐을 때 국민들의 눈에 비쳐지는 더민주와 정의당의 모습은
국민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참된 정치인들의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이 사람들이라면 국민들을 지켜주고 참된 정치를 실현하면서 어지러워진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 같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를 중단한다는 말이 나오고 보니 어떻습니까?
각국의 언론에서도 주목하던 필리버스터는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이 표와 후원금을 받기 위해서 벌인 삼류 쇼가 됐습니다.
중단한다는 말에 논란이 심해지자 이제는 연장을 한다고 합니다.
삼류 쇼가 이제 삼류도 못한 쇼가 됐네요.
대의로 시작한 것 같던 필리버스터 자체가 이제는 정치쇼가 되어버렸습니다.
더민주가 선거에서 이겨보겠다고 국민들을 보호하는 척하면서 표와 후원금 뜯어보려는 양아치 집단처럼 보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면 3월 1일까지 해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쓴 순국선열들의 뜻을 기리겠다고 했으면 아름다웠겠죠.
필리버스터로 마치 법안을 막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고는 법안 어차피 못 막는다고 하다 만다고 합니다.
그것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전 정치 혐오층이었고 아마 저와 같은 분들이 적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님이 보여주신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로 더민주의 당원이 됐고 필리버스터로 그것을 확신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눈에 비치는 더민주는 새누리와 별반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위정자가 바뀌는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돌고도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줄 사람을 원합니다.
필리버스터 중단으로 제 눈에 비친 더민주의 모습은 타협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입니다.
정권이 바뀐들 친일파와, 타락한 정치인들과, 나라를 좀먹는 대기업들과도 타협을 하겠죠.
거기에 있는 대한민국은 제가 바라고 있던 모습이 아닐겁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이것입니다.
저 사람들을 뽑은들 나라가 정말 바뀔까.
저 사람들을 뽑아줘도 결국 새누리가 더민주로 바뀌는 것 뿐이지 않은가.
정권 한 10년 또 해먹고 새누리한테 나라 가져다 바치는 건 아닐까.
문재인 전 대표님을 지지하는 마음은 변함없지만 현 더민주 지도부는 신뢰할 수가 없는 심정입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님이 대통령이 되신들 제 2의 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함께합니다.
더민주 지도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총선에 대한 승산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더민주는 더 이상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만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필리버스터 중단은 새로운 정치를 펼치기 위한 용감한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오겠지만
패배한다면 '국민들은 인질로 삼아서 필리버스터로 국정을 방해하다가 도망친 패배자 집단'이라는 낙인이 찍힐테니까요.
더민주 지도부는 제발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위정자가 새누리당에서 더민주당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정치 집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