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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권 김장겸 사장 시절 파업 아나운서 땜방용으로 채용된 MBC 계약직 아나운서 10명이 신임 최승호 사장에게 ‘자기들은 지금 부당 해고된 것이니 전임 사장이 한 정규직 전환 약속을 지키라’며 시위 중이란다. 그리고 자기들은 세간에서 말하듯 ‘적폐 아나운서’가 아니며 ‘김장겸에 의해 취업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아아 참 안타까운 일이다. 누구든 먹고 살자고 노동을 하는 것이며 그 노동의 자리를 박탈당했을 때 분노하고 시위하는 것은 당연하고 존중되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말이다. 직전 파업에는 왜 동참들을 안 한 거지? 계약직이라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회사에서 못하도록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자기들이 불리한 물음엔 계약직이라서 그런 거라 둘러대고 자기들을 희생해야 할 때엔 못하겠다는 이기주의들.
그들은 아나운서라는 밥벌이수단을 먼저 생각하기 이전에 자신들의 직업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관계 맺고 기여해야 하는가를 고려했어야 한다. 언론이 정상화된 사회를 시청자들이 여망한다면 자기들의 MBC 합격은 ‘자기들이 어찌 쓰일지 모르고 응시한 취업 사기 피해자’가 아니라 앞뒤 상황 다 보고도 일단 MBC 마크를 달고 싶다는 욕망의 결과이지 않을까?
원래 당신들 자리가 아님을 알면서도 그 피해를 감수하는 선택을 한 것을 사기피해라고 부르지 않는다. 10명의 생존을 지켜주는 일과 ‘아나운서의 사회적 역할’을 지켜주는 일 사이의 선택을 두고 10명의 용사들은 어느 판단이 시청자들에게 이익을 주는 판단인지를 언론소비자들에게 물어보고 자기들의 갈 바를 결정했으면 한다.
나는 이 10명의 용사들을 ‘적폐 아나운서’라고 딱지 붙여 비난하는 누리꾼들의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사람의 생존권 투쟁에 대하여 적폐 운운하면 안 된다. 그러니 그네들에게 적폐라고 비난하는 대신 이렇게 말해주자. “안 됐네. 회사가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 재계약을 못하는 거니 어쩔 수 없잖니?” 지금 10명의 용사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는 ‘적폐 아나운서’라는 비난의 호칭이 아니라 ‘안 됐네. 내가 다른 일자리 주선해볼게“ 하는 정도의 동정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의 필요에 의해 한시적으로 채용된 공무원이 모두 숙청돼야할 친일파는 아니다. 그러나 해방이 됐다면 그 일제 강점기 공무원을 고스란히 재기용해야 한다는 것도 의무가 아니다. 지금 10명의 용사들이 떼를 써야 할 곳은 애먼 최승호 사장이 아니라 당신들을 이용만 해먹고 책임지지 않는 김장겸 씨이다. 번지수가 틀린 데모에 우리는 적폐라고 야단쳐선 안 된다. 그저 그냥 ”안됐네“ 한마디 정도는 해주자. 그것이 이별을 대하는 우리의 보편적 습속이다.
출처 | https://www.facebook.com/sangbeom.kim.984/posts/13960435071634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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