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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낙엽이 비친 가을이면 눈에 호수가 생긴 기분이다
고인 채 흐르지 않는 호수처럼 나의 눈은 사무치도록 하늘을 투영하고 시든 것들이 떠다녔다
마치 낙엽을 다 세보란 말 같이 터무니없이 많은 게 그리웠다
2.
집마다 불이 꺼지면 고양이 물어 죽이는 들개가 돌아다닌 동네였다
가을비에 어미라도 찾는 새끼 고양이 울음은 젖은 낙엽만큼이나 납작할 뿐이었다
늦은 밤 잠결에 외풍보다 소름 끼치는 어디 먼 급정거 소리가 무언가 죽은 거처럼 들렸다
3.
미치광이 쑥대머리 푼 바람이 비를 휘어 곡소리 흩트리던 밤
방정맞게 피리 불 듯한 창틀의 외풍에 세간살이가 다 시시덕대
정작 주인인 날 이방인 취급하는 험담 같아서 집에서도 잘 곳이 없었다
4.
나와 같은 세상에 태어난 생명인데 어찌 이토록 여위었단 말인가
손으로 건드려도 날지 못하는 나방 한 마리에 절로 하소연한 밤이었다
5.
바람이 죽은 자의 목소리란 걸 언제부터 느꼈을까
현세로 번역되지 않고 그저 웅웅거리는 아우성에 이토록 서러운 건
내가 죽은 자를 안다는 것 말고 짚이는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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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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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 일상 | 등대빛의호령 | 24/04/21 23:42 | 253 | 0 | |||||
84 | 일상 | 등대빛의호령 | 24/02/28 01:25 | 218 | 2 | |||||
83 | 일상 | 등대빛의호령 | 24/02/09 23:13 | 150 | 1 | |||||
82 | 일상 | 등대빛의호령 | 24/01/28 01:48 | 184 | 1 | |||||
81 | 일상 | 등대빛의호령 | 23/12/04 23:35 | 187 | 1 | |||||
▶ | 일상 | 등대빛의호령 | 23/11/19 23:27 | 231 | 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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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 일상 | 등대빛의호령 | 23/05/30 00:21 | 180 | 2 | |||||
72 | 일상 | 등대빛의호령 | 23/05/20 00:24 | 198 | 2 | |||||
71 | 달빛으로만 낫는 상처를 입었다 한들 | 등대빛의호령 | 23/05/02 02:50 | 195 | 2 | |||||
70 | 민들레 씨를 낮달에 갖다대 불면 밤이 될 거 같아 | 등대빛의호령 | 23/04/30 00:05 | 141 | 4 | |||||
69 | 인간은 손에서 가루를 놓는 의식이 있지 | 등대빛의호령 | 23/04/26 00:03 | 246 | 1 | |||||
68 | 봄 산 | 등대빛의호령 | 23/04/24 02:24 | 164 | 1 | |||||
67 | 꽃향기는 딱 바람이 가져다준 만큼만 족해야지 | 등대빛의호령 | 23/04/09 00:05 | 166 | 2 | |||||
66 | 봄철이라 꽃 근처만 가도 설레는구먼 [2] | 등대빛의호령 | 23/04/03 00:44 | 200 |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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