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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35507
    작성자 : 낮에나온달
    추천 : 1
    조회수 : 279
    IP : 175.209.***.11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1/03/18 22:36:32
    http://todayhumor.com/?readers_35507 모바일
    기묘한 일상 (옥상편)
    옵션
    • 창작글
    <p>청년은 자살하려 했다. </p> <p>고층 빌딩에 올라 마음껏 소리도 질렀다. </p> <p>그러나 밑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눈초리는 단 한 개도 보이질 않았고</p> <p>어떤 사람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p> <p> <br></p> <p>언제나 초라했던 그의 인생처럼... </p> <p> <br></p> <p>곧 뛰어내릴 건데 무슨 상관이람 이란 생각이</p> <p>들었지만 허탈감과 실망감이 그를 지배했다.</p> <p> <br></p> <p>결국, 청년은 주저앉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p> <p> <br></p> <p>꿀꺽... 청년은 군침을 삼켰다.</p> <p>그 순간은 잠시였지만 목구멍에 커다란 울림을 내면서 넘어갔다.</p> <p> <br></p> <p>잠시도 이리 커다란 느낌인데.</p> <p>이 고층에서 뛰어내린다면 얼마나 큰 고통일까? </p> <p>두려움이 청년에게 속삭였다.</p> <p>청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p> <p> <br></p> <p>"읏차..."</p> <p> <br></p> <p>깜짝 놀란 청년은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다.</p> <p> <br></p> <p>앞으로 숙어지는 상체에 팔을 마구 휘두르던</p> <p>청년은 다행히 난간을 잡고 겨우 버텼다.</p> <p> <br></p> <p>심장은 이미 떨어졌는지 잠시 멈췄다가</p> <p>올라가기 위해 발버둥 쳤고</p> <p>실체화된 짜릿함이 청년을 자극해 손이 찌릿찌릿해져 왔다.</p> <p> <br></p> <p>청년은 원망스러운 눈으로 옆을 쳐다보았다.</p> <p> <br></p> <p>거기엔 자신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p> <p>남자가 주저앉아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p> <p> <br></p> <p>방금 자신이 떨어질 뻔했는데 태연하게</p> <p>아래를 보고 있다니. 원망이 더욱 진해졌다.</p> <p> <br></p> <p>나를 말리러 온 건가…? 그런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이내 부정되었다. </p> <p>자신을 말리러 왔다면 우선 난간에서 끌어냈을 테지</p> <p>저렇게 태연하게 옆에 주저앉지 않았을 것이다.</p> <p> <br></p> <p>"거기서 뭐 하세요?"</p> <p> <br></p> <p>아래를 내려다보던 남자의 고개가 청년에게 향했다.</p> <p> <br></p> <p>"죽으려고요."</p> <p> <br></p> <p>자신도 그럴 생각이긴 했는데 남자가 태연한 게 이해가 안 갔다.</p> <p> <br></p> <p>"원래 목을 매려 했는데 밧줄 따위에게</p> <p>지는 거 같아 자존심 상하더라고요"</p> <p> <br></p> <p>청년의 어이가 먼저 죽음을 택했다.</p> <p> <br></p> <p>"중력에 지는 건 자존심 상하지 않나요?"</p> <p> <br></p> <p>남자는 잠시 입을 벌렸다가 다물었다.</p> <p> <br></p> <p>"아…. 그건 생각 안 해봤는데... </p> <p>하지만 중력은 극복할 수 없는 거니까 괜찮지 않을까요?"</p> <p> <br></p> <p>뭐 이런 놈이 다 있지라는 생각을 하며 청년이 대답했다.</p> <p> <br></p> <p>"중력도 극복하잖아요. 점프로 아니면 비행기로. 우주선도 있네요."</p> <p> <br></p> <p>남자는 깨달음을 얻은 모양이었다. </p> <p>손가락으로 턱을 바치며 생각하던 남자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p> <p> <br></p> <p>"그냥 가시게요?"</p> <p> <br></p> <p>주저앉아 있던 청년이 조심스레 묻자 남자가 대답했다.</p> <p> <br></p> <p>"중력한테 지기 싫어졌어요."</p> <p> <br></p> <p>남자는 거칠 것 없이 걸어갔고 주저앉아 있던 청년이 그 뒷모습에 크게 외쳤다.</p> <p> <br></p> <p>"그럼 저는요?"</p> <p> <br></p> <p>고개를 돌린 남자가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다.</p> <p> <br></p> <p>"그건 알아서 하셔야죠"</p> <p> <br></p> <p>남자는 무정하게 계속 걸어갔다.</p>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1/03/19 15:43:27  112.171.***.35  윤인석  721556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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