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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너머에서는 여인의 자지러지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살짝 웃음이 나왔다. 옆에서 자고 있는 그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이불 속이 너무 뜨거워 한쪽 다리를 살짝 이불 밖으로 빼내었다. 그러다 여의사의 충고가 떠올라 다시 이불 속으로 넣었다. 가만히 손으로 옆자리를 만져보았다. 그의 몸은 땀으로 젖어있었다. 그게 마치 눈물 같았다.
그 때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늘 비어 있는 것 같던 나의 마음을 온전히 채워줄 수도 있던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누구의 아이라도 상관없었다. 그냥 길 가는 어느 남자라도 데리고 들어가 내 아이를 갖고 싶었다. 온 마음을 다해서 매달릴 수 있는 동아줄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아직 아이를 키우기엔 자격이 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 같아, 내가 아이 같다고 느꼈다. 내 옆에서 온 몸으로 눈물을 흘리며 자고 있는 이 남자를 사랑하는 지도 잘 모르겠는데 과연 나는 아이에게 확신을 가질 수 있었을까?
“오빠.”
그의 코고는 소리가 잦아들었다. 가늘게 눈을 뜨고 손가락으로 내 얼굴을 쓸었다. 젖어있었다. 그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시큼하고 뜨겁고 심장소리가 컸다. 내 작은 울음소리는 다 감춰줄 것처럼 컸다. 아마 평생을 사랑하지 못한 죄로 품고 살게 되겠지. 열 달만 품고 내어서 한 사람으로 키워냈으면 되었을 시간을 오히려 그러지 못해서 아픔으로 품고 살게 될 것이다. 그런 예감이 들었다.
“오빠, 옆 방에서 여자 죽을 것 같아. 너무 험하게 굴린다. 그치?”
“그러게. 그래서 무서웠어?”
“응. 좀 무섭다.”
“그래. 나도 좀 무섭네.”
그는 젖은 품 안에 나를 세게 끌어안았다.
“미안해. 내 잘못이야. 내가 조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서 네게도 아이에게도 못할 짓을 하게 했어. 미안하다.”
“아냐, 오빠. 내 잘못이기도 해. 우리 아이 같이 기억하자. 이제 절대로 용서 받지 못하는 만큼 기억하자.”
“그래, 기억하자.”
“응.”
서로 함께 상처를 문대고 한 키스는 시큼하고 짭짤했다. 그제서야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 구나.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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