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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뮤식의노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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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91511
    작성자 : 기뮤식의노예
    추천 : 5
    조회수 : 497
    IP : 1.249.***.24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8/31 23:15:41
    http://todayhumor.com/?pony_91511 모바일
    졸렬한 포니 번역)선스폰드! -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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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편 링크 : 선스폰드! -상



    선버스트 왈 : "좋아. 이.. 이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던지간에, 침착하게만 행동해."









    "침착? 여기에서 더 뭘 침착하라고?"


    "그럼 자꾸 움찔거리지나 말던가!"


    "뭔 소리야?"


    "자꾸 턱 문지르면서 주변 흘깃거리는 건 어떻게 설명할건데!"


    "아니, 이건 그냥... 좀 이상해서 그래."


    복제된 암말의 귀가 축 쳐졌습니다.

     

    "턱에 달려있던 *'스파이시'가 없으니 좀 허전해서.. 그리고 내 뒤에 달린-- 아니! 네가 생각하는 그거 말고! 엉덩잇살 있잖아! 엉덩이! ...어쨌든 원래 몸이랑 달라서 걷는 것도 어색하고.. 그리고 다른 포니들이 날 쳐다보는 게 어색해서 또 죽을 것 같고.."


    (*역주 : 스파이시는 선버스트가 자기 턱수염에 붙인 이름입니다. 전작 '선스플릿!' 을 참고하세요.)


    그 암말은 뿔로 마당 쪽을 힐끗 가리키며 말을 이었죠.


    "전에 젯 셋은 날 그냥 개무시했었는데.. 근데 지금 저거 봐. 저거! 나 보고 바보같이 웃고 있는 거!"


    "...그야.. 넌 예쁘니까."


    "미안한데요. 원래 죽어라 공부만 파는 범생이 수말에게 갑자기 만마의 관심이 쏠리니까 어색해 죽겠거든요? 지금? 그리고... 부탁인데... 나 예쁘다고 하지 좀 말아줄래?"


    "그럼 뭐라고 해야 되는데?"


    "뭐라고 하든 좋으니까, 제발 내 외모에 관해선 입도 뻥긋하지 마!"


    "보통 이게 수말들이 암말들에게 말 걸때 하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내가 내면은 수말이란 사실은 기억의 저편에다 팔아먹었냐?! 아.. 잠깐.."


    갑자기 암말의 두 눈이 똥그래졌죠. "..암말에게 말 붙일 때 안 어색해지는 비법 지금 막 찾아낸 것 같아."


    "진짜?"


    "결국엔, 암말도 포니란 이야기잖아.."


    "그래서?"


    "그냥.. 수말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평범하게 대화를 시도하면 될 지도.."


    이건 뭐... 선버스트는 두 눈을 끔뻑였습니다.


    "우리 전에 해 봤잖아.. 효과도 없었고.."


    "아 맞다.. 그랬지.."


    잠시간의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처음으로 말을 꺼낸 건 분신 쪽이었죠.


    "그 때 그 암말 있잖아. 미친 거 아니야, 걔? 어떻게 새들 레이저를 좋아할 수 있지?"


    "그러게.. 파워 포니에선 래디언스가 짱인 것을."


    "...사실 나.. 래디언스빠에서 매터-혼 빠로 갈아탈 생각인데.."


    경악. 선버스트가 그 말을 듣자마자 느꼈던 감정이었습니다.


    "잠깐. 뭣?!"


    "아주 다른 성향의 캐릭터도 아니잖아. 둘 다 과학을 기반으로 한 능력에-"


    "야.. 내 말은 그러니까--"


    선버스트는 분신을 가리키며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억까지 그대로 복제되었다면서! 게다가 3시간 전만해도 넌 나인 거나 마찬가지였고! 내가 하는 말이면 다 공감해 줄 줄 알았는데, 이건 무슨-"


    "뭐, 정확힌 '너'였었지.. 근데 지금은 원래 나랑 다른 모습에, 암말용 갈라 드레스를 입고 있는 꼬라지에, 졸지에 다른 포니들의 시선을 받고 있어서 모든 게 다 이상한 기분이라.. 그리고.. 너랑 다른 포니가 될 수 있나 한번 시험해 보고 싶기도 하고.. 난... 좀 더 나 자신이 되고 싶으니까.. 이해해줄 수 있지?"


    선버스트는 안경을 고쳐 썼습니다. "글쎄, 이해할 수 있을지-"


    "나는 과연 선버스트의 암말 버전일 뿐일까? 아니면.. 그걸 넘어선 또 다른 존재가 될 수도- 아 잠깐 잠깐, 물론 네가 최악이라는 말은 아냐! 하지만... 단순한 너의 복제품이 아닌... 완전히 독립적인 또 하나의 포니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 네 말은 잘 알겠-"


    무언가가 느껴진 듯 선버스트는 흠칫 옆을 곁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낮은 신음소리를 흘렸죠. "이런.."


    "뭐야? 뭔- 어어이구. 이런.. 왜 하필 재냐.."


    둘의 곁으로 다가오는 암말을 보자마자 선버스트의 분신의 귀는 뒤로 접혔습니다.


    "피하지 말자... 자 빨리..! 웃어..!" 선버스트는 소리를 죽여 분신을 재촉했습니다.


    "뭐?! 왜?"


    "일단 내 농담에 웃은 것처럼 반응 좀 해달라고..! 일단 그러고 나서 대책을-"


    "어머, 어머! 선버스트. 정말 포니 놀라게 하는 데엔 재주가 있구나?"


    아까 곁으로 다가온 그 노란색 유니콘은 마력으로 들고 온 잔을 까딱거리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제자가 된 것만 해도 놀라운데, 설마 갈라에 정체불명의 암말을 데리고 떡 하니 나타날 줄이야.."


    "그..그냥 운이 좋은 거지 뭐."


    "아유! 겸손을 떨긴.. 것 봐. 내가 그랬지? 너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포니라고." 


    애매하게 시비를 거는 노란 유니콘의 눈살이 파르르르 떨렸습니다.


    "잠깐, 네가 언제 그런 말을 했-"


    "아참! 내 정신좀 봐!"


    노란색 유니콘은 선버스트의 분신에게 한 쪽 앞발굽을 내밀었습니다. 


    "어퍼 크러스트라고 해요. 자랑스러운 베이커 가문의 4대 장녀랍니다. 당신은 누구시지요?"


    "선...셋. 선셋 쉬머에요."


    자신을 어퍼 크러스트라고 소개한 그 암말은 선셋이 얼떨떨하게 내민 발굽을 살짝 잡고 흔들었습니다. 입가에 머문 미소를 약간 거두며 어퍼 크러스트는 말을 계속했죠.


    "그렇군요. 캔틀롯에서는 못 뵈었던 분인 것 같은데.."


    "..이것저것 연구하러 다닐 일이 많아서요."


    선버스트의 분신은 갈기를 한번 쓰윽 뒤로 넘겼습니다.


    "어디 가서 고대 룬도 연구해보고, 또 어디 가서 마법 징표학도 연구하고.. 연구하는 항목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기록하기가 힘이 들긴 하지만, 소중한 마법적 지식들을 기록하고 갱신하는 건 꽤 중요한 일이니까 열심히 하고 있어요."


    "문서 편집가신가요?"


    다시 어퍼 크러스트의 얼굴에 회색이 돌았습니다. 명백히 앞에 있는 암말을 깔보는 미소였죠.


    "어쩜, 둘이 아는 사이인 것도 무리는 아니겠군요!"


    "...뭐라구요?" 선셋이 눈을 가늘게 뜨며 대답했습니다.


    "당신이 하는 일은 꽤 중요하긴 하죠. 누군가가 정리해둔 거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무식한 포니들에 한해서 말이지만요.."


    어퍼 크러스트는 잔에 든 음료수를 홀짝 마시며 시건방진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어쩌다가 선버스트 같은.. 뭐랄까.. 똑똑한? 하! 죄송해요. 제가 말하고도 좀 웃겨서.. 아무튼 그런 학생과 엮이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봉사정신이 엄청 투철하신가 봐요? 아니면 요사이 일이 안 들어와서 급전이 좀 필요하셨나?"


    "..봉사라고 할 것까진 없는데요? 선버스트는 여기 모인 포니들 중에 그나마 괜찮은 포니들 중 하난데? 그리고 뭐라고요? 급전? 생각하는 꼬락서니하곤.."


    어퍼 크러스트는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진심으로 하신 말은 아니겠죠.."


    "아주 진심으로 하는 이야긴데요? 당신의 청순한 두뇌로 이해나 하고있을런지는 모르겠는데, 이 도시에 사는 포니들은 대체로 제 조상 후광을 뒤집어쓴 주제에 지가 잘난 줄 알고 설치는 부류나, 혹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걸로 만족하는 부류들뿐이거든요? 수많은 마법 이론을 접하며 연구하는 발전적인 욕구를 가진 대단한 포니는 내가 여기서 찾기로는 선버스트밖에 없어서 만나고 있는 거에요. 왜요? 내가 뭐 틀린 말 했어요?"


    어퍼 크러스트의 표정은 한 없이 구겨졌고, 그걸 본 선버스트는 안절부절 작은 목소리로 선셋을 말렸습니다.


    "선셋..! 미쳤어? 뭐 하는 거야...!"


    "기왕 실례한 김에 쭉~ 실례좀 하겠습니다. 뭐 내가 댁을 성급하게 평가를 하려고 그러는 건 아닌데요, 당신의 선대조분 중에 핫케익이라는 분이 계셨죠? 내 기억대로라면 그분께선 밴후버에 *누켈라비 사태가 터졌을 때 그 곳의 기근을 해결한 대가로 귀족 작위를 받으셨던 걸로 알거든요? 이야~ 그분이야말로 진정한 귀족이셨죠. 당신이 그 관대하신 분의 발자취를 반분이라도 따라가면 좋겠군요. 엉뚱한 포니들에게 사사건건 시비나 걸고 있는걸 보니 갈 길이 한참 먼 것 같지만요."


    (*누켈라비 : 농작물을 말라죽이고 가축에게 병을 옮겨 죽인다고 알려진, 말의 등 위에 인간의 상반신만이 달린 가상의 괴물.)


    "!!....흥!"


    어퍼 크러스트는 콧등을 높이 쳐들며 돌아서 버렸습니다.


    "정말, 막돼먹은 분이군요, 쉬머 양. 못 배운 티가 나는 교양 없는 말을 그렇게 쉽사리 하시다니.." 


    "차암~ 희한하네요? 사돈 남말하세요? 지금?"


    "좋아! 됐다!"


    선버스트는 얼굴 가득 억지웃음을 짓고 둘 사이에 끼어들었습니다.


    "유익한 대화였어! 선셋, 가서 음료수나 마시자! 뭐도 좀 먹고! 고오급 파티에 왔는데, 즐길 건 제대로 즐겨야지! 하하하!"


    선버스트는 이제 어퍼 크러스트를 보며 숫제 으르렁대고 있는 선셋을 한 쪽 발굽으로 끌고 다른 데로 데리고 갔습니다. 주변에 듣는 포니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후, 선버스트는 선셋을 돌아보았습니다. "무슨짓이야?! 방금!"


    "평소에도 워낙 싸가지 없던 애라, 참교육 좀 시켜줄까 해서."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걘 엄연히 대귀족 자재분 이라고! 걔 신경 건드려봤자 나한테 귀찮은 일밖에 더 생겨? 너도 나였으면 알 거 아냐!"


    선셋은 히죽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거야, 너만 알고, 나만 아는 사실이지. 걔는 모르잖아?"


    "그..그건 그런데-"


    "있잖아? 나, 점점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적응...? 뭘?"


    "'선셋 쉬머.'로 사는 거!"


    선셋은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완전 새 삶을 찾았어! 내 히키 찐따 범생이 평판 때문에 누가 날 깔볼까 걱정할 필요도 없고, 싸가지 없고 콧대만 높은 주제에 날 이용해 먹으려고 한 귀족 자제 병신 여러분들의 발굽 아래에서 벗어나 직설을 날려줄수도 있고, 공주의 제자라는 굴레에 얽매여 등신같이 높은 기대 수치를 충족시킬 필요도 없어졌어. 자유의 몸이 된 거라고!"


    "너.. 괜찮냐? 지금? 정신적인 쪽으로...?"


    대답 대신 선셋은 쿡 하고 웃을 터뜨렸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웃음소리는 점점 단계적으로 커지더니, 아예 대놓고 깔깔깔 웃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죠.


    "...으윽.. 이거 확실히 실성한 포니나 낼 웃음소린데.."


    "자유다! 자유다-아! 내 좆! 턱수염! 내 정체성까지 모든 걸 잃고 얻은 자유다-아! 아무것도 아닌 게 되었으니, 뭐든 될수있는거다-아! "


    선셋의 웃음소리는 곧 코 먹은 흐느낌으로 바뀌었죠.


    "아무것도 아니야.. 난 그저.. 내 외로움의 뒤틀린 단면이 실체화된 존재잖아! 나는 나를 그 또래에 맞는 평범한 수말처럼 보이게 하려고 생성되었지만.. 정작 탄생한 건.. 정상이 아닌 또 다른 나였을 뿐..."


    갑작스레 선셋은 철판도 뚫을 예리한 시선으로 선버스트를 쏘아보기 시작했고, 선버스트는 몸을 잔뜩 움츠렸습니다.


    "처..철학은 내 전공이 아니긴 한데.. 그래도-"


    "나와 너, 너와 나, 그 개념이 뭐지? 갈라진 이유가 뭐야?"


    선셋은 선버스트의 가슴에 앞발굽을 올려놓았습니다.


    "세 시간 전만 해도 우린 한 몸이었어... 이제.. 난 누구지? 내 삶의 목적은 뭘까? 넌 이제... 내게 무슨 의미가 되는 존재지?"


    "일단.."


    선버스트는 가슴에 올라간 선셋의 앞발굽을 천천히 내려놓았습니다.


    "진정하고.. 혹시 누가 보기 전에 갈라에서 나간 뒤 나중에 서로 차근차근히 생각해보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선셋은 대답했습니다.


    "그게 아마도.. 좋은 생각 같다.."


    하지만, 선셋의 시선은 선버스트가 아닌 그 뒤의 누군가를 보고 있었습니다.


    "셀레스티아 스승님이 바로 네 뒤에서 우릴 뚫어져라 지켜보고 계시긴 하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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