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클로저스 사태로 벌써 3번째 글을 쓰고 있다.</div> <div>개인적으로 참 뜻깊은 사건이 될 듯 싶다.</div> <div>애게, 패게, 결혼게, 연애게에서 "후방주의" 붙은 글만 찾아다니다가</div> <div>덕분에 평소 생각한 바를 정리할 기회가 생겼다.</div> <div>발등뿐만 아니라 손등에도 불이 떨어져야 움직이는 편이기 때문이다.</div> <div> </div> <div>직업에 관한 사람의 인식을 두 가지로 분리하려는 시도는</div> <div>장자연 리스트 사건이 터질 때, 는 아니고 그 일을 회고할 때다.</div> <div>시기는 정확히 언젠지는 잘 모르겠다.</div> <div> </div> <div>평소에 가수, 배우들을 보면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감탄하게 된다.</div> <div>음반, 영상을 보면서 다들 감탄하지 않나?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먹고 살겠지.</div> <div>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주 많이 한다.</div> <div>자본주의에서 '명예의 배분'은 돈이고, 그들은 돈을 많이 버니까 대충 증명은 된다.</div> <div>못 버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는 하지만, 그들에 한정하면 그렇다.</div> <div> </div> <div>그런데 연예계에서 메타적 사건,</div> <div>그러니까 단순히 연애, 불륜, 사기 등의 사건이 아니라</div> <div>노예 계약, 성접대 등의 어느 연예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div> <div>연예계 자체에 대한 트러블이 생겼을 때 이를 둘러싼 반응들을 관찰했다.</div> <div> </div> <div>대중들은 늘 그렇듯이 굉장히 분노한다.</div> <div>물론 금방 사그라들겠지만, 어쨌든 소통을 한다기보다는 죽이려 든다.</div> <div>이건 남의 얘기라서 가능한 얘기다.</div> <div>자신의 허물에 엄청나게 화내는 사람, 본 적 없다.</div> <div> </div> <div>그건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닌데, 연예인들의 반응은 어땠을까?</div> <div>오유에서 참 인기를 얻고 있는 이론인 '국개론.'</div> <div>연예계도 결국 사람 사는 동네인 법.</div> <div>국개론은 연예계에도 그대로 통용되고 있었다.</div> <div> </div> <div>다들 자기 직종의 일이라 그런지 입 꾹 다물고 있다.</div> <div>세월호 팔찌를 차고 나오는 연예인은 많지만, 남의 소속사 일에는 입 꾹 다문다.</div> <div>하지만, 그 연예인들은 대중의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다.</div> <div>자기 인생을 훌륭히 사는 사람, 으로 보이고, 적어도 그렇게 포장된다.</div> <div>그럼 도대체 그들이 받는 존경은 무엇인가?</div> <div> </div> <div>여기서 직업에 대한 인식을 둘로 가를 필요를 느꼈다.</div> <div>우선 직업정신이라 함은 흔히 말하는 '프로답다'를 의미한다.</div> <div>자신의 직업적 결과물을 항상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려 하며,</div> <div>이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려하는 자세.</div> <div> </div> <div>가수들이 십수 년간 노력하여 완벽한 실력으로 음반을 내는 것,</div> <div>배우들이 몇 달에 걸쳐 액션 신을 연습해 단 몇 분간의 녹화를 완성하는 것,</div> <div>이러한 것들이 흔히 우리가 말하는 프로페셔널들의 자세다.</div> <div> </div> <div>그렇다면 직업의식은 무엇일까?</div> <div>자신의 직업군에 속하거나 관계된 이들의 직업에 대한 인식이나 처우,</div> <div>직업을 둘러싼 환경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div> <div> </div> <div>'굿다운로더' 캠페인에 동참하거나 해외 자원봉사를 위해 아프리카까지 가는 배우들은 있지만</div> <div>고 장자연 씨를 위해 한마디 거들었다고 하는 배우들은 아직 듣거나 본 적이 없다.</div> <div>김미화, 김제동 씨가 정치적 의사 표현으로 인해 자신의 직장을 잃게 되었지만</div> <div>이를 위해서 뚜렷한 노력을 펼쳤다고 하는 연예인 아직 듣거나 본 적이 없다.</div> <div>몇 년 전 MBC 예능프로그램 <놀러와>가 10년 이상 자리를 지키며 해당 방송국에 공헌했지만</div> <div>출연진이 마지막 인사 한 마디 남기지 못해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었지만</div> <div>출연자들은 SNS에 뒷풀이 사진 한 장을 남길 뿐이었고, 그게 전부였다.</div> <div> </div> <div>그래서 2015년 연말에 <무한도전> 토론회에서</div> <div>이경규 씨가 예능인들은 밥줄 언제 끊길지 모른다고 했고</div> <div>여타 출연진들은 '그저 부정하는 말을 하지 않는 정도'였다.</div> <div> </div> <div>조용필 씨는 자신의 옛 노래들의 저작권을 두고 법적 공방을 벌이지 않고 있다.</div> <div>무슨 사연이 있겠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div> <div>직업정신은 있으나 직업의식은 없는 것이다.</div> <div> </div> <div>서태지 씨는 저작권 문제로 협회와 법정 공방을 통해 승소한 적이 있고</div> <div>유재석 씨는 소속사와 소속 연예인 간의 출연료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div> <div>이러한 것들이 '메타적'이라는 것이다. 직업 그 자체에 대한 인식.</div> <div> </div> <div>그렇다. 직업의식이라 함은 메타적 인식을 말한다.</div> <div>한마디로, 철학을 말한다.</div> <div>노래 연습을 하지 않으면 방송에 못 나가지만</div> <div>노예 계약 문화를 수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방송에 못 나가는 것 아니다.</div> <div>눈 앞의 이익을 쫓는 것, 이것은 철학에 반하는 행위 아닌가?</div> <div> </div> <div>대한민국의 문제는 철학이 없다는 점에 있다.</div> <div>교육 분야에서는 매년 바뀌는 입시 제도로,</div> <div>정치 분야에서는 매년 바뀌는 입장 표명으로,</div> <div>연예 분야에서는 매년 체결되는 노예 계약으로,</div> <div>그 증상을 드러내고 있다.</div> <div>그러나 꾹 참고 있다.</div> <div>한국 사회는 참는 데 익숙하니까. 표출하는 데 미숙하니까.</div> <div>'냄비 근성'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div> <div>그래서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가 명대사로 남는 것이다.</div> <div> </div> <div>이제 본래 문제를 말해보자.</div> <div>클로저스 사태로 인해 많은 웹툰 작가들이 입장 표명을 했다.</div> <div>이에 사람들이 실망을 했다고 한다.</div> <div>정말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좋았는데, 등등</div> <div>평소 그 작가를 좋아하던 모습이 있다.</div> <div> </div> <div>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런 만화를 그려내는 능력'을 좋아하는 것이어야 한다.</div> <div>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나.</div> <div>일제강점기 시절, 친일파의 앞잡이였던 사람들은 말 그대로 '편하게' 살았을까?</div> <div>아니다. 그들 나름대로 고민이 있었고, 치열하게 살았을 것이다.</div> <div>그딴 거 알아줄 필요가 없어서 그렇지.</div> <div> </div> <div>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치열하게 산다. 누구나 고민이 있다.</div> <div>다만 그것을 알아주려면, 그만한 사람이어야 한다.</div> <div>어떤 가수가 하루 6시간씩 노력한다면, 그런 열정에'만' 존경을 해야 한다.</div> <div>그 사람을 '인간으로서 존경'하려면 그 사람의 '인간관'을 봐야 한다.</div> <div> </div> <div>물론 실망할 수 있다. 그런 감정을 비판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div> <div>다만 너무 빠져서 자기 감정 소모가 심한 사람들을 걱정할 뿐이다.</div> <div>사회 비판적 성격으로 인기를 얻은 웹툰 <송곳>의 최규석 씨도</div> <div>한때 사람들을 비하해 구설수에 올랐었다.</div> <div>진중한 대화를 해도 모르는 것이 사람이다.</div> <div>지나치게 작가에게 빠지지 말자.</div> <div> </div> <div>인식에 대한 분리가 잘 이뤄지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들이 많다.</div> <div>결혼게에 가면 '제 배우자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어요.'라는 토로들이 있다.</div> <div>나는 이러한 문제 예방에 정신과 의식의 분리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div> <div> </div> <div>우선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다는 착각은 '나에게 잘 대해준다'는 인식에서 온다.</div> <div>그러나 조폭도 의리는 있고, 갱스터는 패밀리다.</div> <div>친한 사람한테 나쁘게 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div> <div>중요한 것은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라는 문제다. 즉 인간관이다.</div> <div> </div> <div>나한테 아무리 잘 대해줘도 자식을 낳고서 교육 방침을 두고 싸울 수 있다.</div> <div>부모자식 간에 위계는 지엄하다는 입장도 있을 수 있고</div> <div>부모든 자식이든 동등한 사람이라는 입장도 있을 수 있다.</div> <div>이렇게 인간관을 확인하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시부모나, 장인어른, 장모님께</div> <div>잘 안 대해주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div> <div> </div> <div>이렇듯 직업정신과 직업의식의 분리는</div> <div>개인의 개인을 위한 자기 관리에 대한 자세와</div> <div>개인의 공동체를 위한 관리에 대한 자세로 갈린다.</div> <div> </div> <div>아이돌 연습생이 성상납 피해를 호소한다고 한들</div> <div>입 꾹 다물고 있으면 다음 주 녹화는 들어갈 수 있다.</div> <div>이게 자기 관리다.</div> <div> </div> <div>나치당의 명령을 받아 유태인을 죽인 사람은</div> <div>자신의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다는 점에서 직업정신은 뛰어나나</div> <div>직업의식은 형편없다고 볼 수 있다.</div> <div>이게 자기 관리다.</div> <div> </div> <div>극단적인 예시이며, 둘은 똑같지 않다.</div> <div>다만 직업의식의 유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비슷하다.</div> <div>즉 철학에 대한 문제다.</div> <div>그래서 철학게 올려본다.</div>
명저는 은하수와 같다. 문장 하나하나가 별이다.
그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손을 뻗어본다. 지금 내가 누워 있는 이 땅이 바로 별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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