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졸린사슴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5-05-13
    방문 : 838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movie_61340
    작성자 : 졸린사슴
    추천 : 4
    조회수 : 1925
    IP : 124.63.***.5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8/25 02:08:57
    http://todayhumor.com/?movie_61340 모바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평론(스포)
    옵션
    • 창작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장르: 판타지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주연: 최덕희(치히로 역), 김영선(하쿠 역), 성선녀(유바바 역), 이선주(린 역)
    개봉: 2001
     
    0. 평점과 한 줄 평
    9.5
    목욕탕 직원으로 정체성을 말하다니
     
    1. 줄거리
    치히로는 이사를 시골로 이사를 오게 된다. 집을 찾아 가던 중 길을 잘못 들어 발견하게 된 낯선 곳으로 들어간다. 테마 파크 같은 그곳에서 아빠와 엄마는 음식을 먹지만 불길한 예감을 느낀 치히로는 그 음식을 먹지 않았다. 치히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부모님은 돼지로 변해버렸다.
    도망치던 중 치히로를 구해준 것은 하쿠다. 이곳은 온갖 신들이 피로를 풀기 위한 목욕탕이다. 부모님은 그 밖에서 손님들을 위한 음식을 먹은 것이다. 치히로는 하쿠의 조언에 따라 이곳에서 일을 하며 부모님과 함께 돌아갈 기회를 엿보기로 한다. 유바바는 사람의 이름을 빼앗아 지배하는 마녀이며, 진짜 이름을 잊어버리게 되면 돌아갈 길도 잊게 된다. 이때 치히로의 이름은 센으로 변하게 된다.
    한편 하쿠는 유바바의 제자이자, 용이다. 목욕탕 주인인 유바바라는 마녀의 제자가 되어 마법을 배우는 중이었다. 앞잡이 역할을 하던 하쿠는 유바바의 쌍둥이 언니이자 적수인 제니바의 마법 계약 도장을 훔치다 유바바의 버림을 받게 된다. 치히로는 하쿠를 구하기 위해 유바바의 손자 보와 함께 제니바를 찾으러 떠나고, 하쿠는 치히로와 부모님을 되돌려 보내기 위해 유바바의 손자 보를 찾아오기로 유바바와 거래한다.
    치히로는 제니바를 만나 하쿠가 훔쳤던 도장을 되돌려 주고, 보 역시 되돌아가기로 한다. 돌아오는 과정에서 하쿠는 자신의 잃어버렸던 이름을 되찾게 되고, 치히로는 하쿠의 거래로 인해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2. 이름, 유바바의 지배 방식
    유바바는 어떤 맹세를 했다. 누구와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을 하겠다고 한 사람에게는 일을 주어야 한다. 치히로는 유바바에게 잡히기 전에 일을 하겠다고 선수를 친다. 이때 유바바가 끝내 거절하지 못한 것은 그 때문이다.
    계약서에 서명을 하면 유바바는 풀 네임에서 몇 글자를 앗아간다. 이것이 유바바의 지배 방식이다. 때문에 치히로의 이름은 이 된다. 이때부터 센은 자신의 원래 이름이 치히로였음을 기억해내는 데 애를 먹기 시작한다.
    센이 되고나서는 목욕탕의 일꾼이 된다. 하쿠는 며칠간만 이곳 음식을 먹으면 사람 냄새가나지 않을 거라 한다. 치히로는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작품 제목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치히로의 정체성 불명을 말한다. 치히로는 센이 되고 말며, 센은 치히로가 아니기에 근본이 불명하다.
    하쿠는 본래 강의 신이었다. 진명(眞名)은 니기하야미 코하쿠누시. 유바바의 제자가 된 이후 역시 이름을 잊고 산다. 목욕탕 직원들에게는 유바바의 앞잡이로 유명하지만 정작 유바바에게는 도구적으로 이용되다 버림받는다. 이 모든 것은 이름을 빼앗긴 뒤에 벌어지는 일이다.
    따라서 이름을 빼앗고 바꾸는 일은 정체성 변형이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점차 과거를 잊고 오로지 목욕탕에서 일을 하게 된다. 또한 돌아갈 길도 잊고 만다. 작품에서 계속 펼쳐지는 이름을 찾기 위한 여정은 곧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한 노력이다.
     
    3. 다시 나온 비행그리고 할머니
    <원령 공주> 때는 잠시 건너뛰었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주된 소재인 비행이 다시 나타났다. 작품에서 비행은 정체성을 찾는 수단, 즉 성찰이다.
    하쿠는 이름을 찾고 나서 용의 모습에서 탈피하지만, 비행 능력은 그대로인 것은 성찰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반면 치히로는 비행을 할 줄 모르지만, 성찰은 계속할 수 있는 캐릭터다. 끊임없이 자기 이름을 되뇌기 때문이다. 그 일을 도와주는 것은 바로 하쿠다.
    치히로의 부모님은 비행은커녕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돼지로 나온다. 이름도 알지 못하므로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잃고, 돌아갈 방법도 없는 셈이다. 때문에 돌아가는 방식은 치히로에 달린 것이다.
    한편 유바바 역시 비행을 할 수 있는데, 성찰이 반드시 올곧은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성찰이 외려 확증편향의 도구일 수 있다.
    할머니라는 소재 역시 이번에도 나왔다. 페미니즘과 결부된 할머니라는 캐릭터들은 언제나 다른 캐릭터들의 존재감을 압도한다. 할머니 쓰기를 참 좋아하는 감독이다. 유바바가 비록 현명하지 않은 캐릭터로 나오지만, 그 언니인 제니바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즉 언제나 같은 공식이 작품에서도 쓰이고 있다.
     
    4. 남산만한 오물신
    목욕탕 신의 중간 보스라 할 수 있는 오물신은 사실 강의 신이었다. 그것도 용이었다. 강의 신의 몸에 박혀있던 무언가를 끄집어내니, 그것은 자전거였고 뒤이어 엄청난 양의 생활 쓰레기로 보이는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참 재밌는 조합이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이며, 기존에 미야자키가 다루던 페미니즘이나 환경 보호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강의 신이 생활쓰레기를 머금고 오물신이 된 것은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메시지와 함께 강의 신의 정체성이 달라진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즉 환경 파괴가 환경의 정체성을 상실케 한다는 보여준다. 참 깨알같이 환경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씬이다.
     
    5. 가오나시의 심리 기제
    참 재밌는 캐릭터다. 이 캐릭터의 기본적인 심리는 자존감 저조. 여기서 크게 두 가지 특성이 생긴다. 하나는 자기 목소리로 말 할 수 없음을, 둘은 특정 대상에 강한 집착을 느끼는 것이다.
    가오나시는 소리밖에 내지 못한다. 귀엽게 보이는 이러한 행동 특성은 상당히 소극적으로 자기 의사표시를 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자존감이 저조하기 때문에 자기 의사 표시를 강하게 내지 못하며, 문장 구성을 완성시키지 못한다.
    한편 치히로에 대한 굉장한 구애를 보인다. 사금을 마구 뿌리거나, 욕탕 팻말을 무더기로 건네준다. 치히로는 필요 없다고 하지만 무작정 주기만 한다.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없이 자신의 의사를 진행시키는데, 그 의사란 상대방을 해하려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즉 표현의 문제인 것인데, 가오나시가 미숙한 사회행동을 보이는 것은 이전에 다양한 사회관계를 쌓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치면 친구를 사귀어본 적이 없거나, 연애 초보인 것과 같은 것이다.
    이렇게 사회관계 형성에 미숙한 사람, 이 아니라 가오나시, 가 아니라 가오나시 심리학은 없으니, 사람의 특성은 사람에 대해 쉽게 실망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자존감 저조에서 기인한다. 자신은 맘에 드는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목을 매는데, 기술이 부족하므로 그것이 잘 될 일은 희박하다. 때문에 언제나 실망하는 것이 다반사이며, 그것이 특히 잘 안 되는 경우에는 분노하게 된다. 공격성은 위기의식의 표출이다. 워낙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위기를 크게 느끼고, 공격성은 강하게 표출되는 것이다. 얼마나 강하냐면 사람 하나에 개구리 둘을 집어 삼킬 정도다.
    가오나시에 대한 치히로의 태도도 눈여겨볼만 하다. 가오나시가 유혹하는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라면 침을 흘리며 덤벼들만한 것들이다. 하지만 치히로는 자신이 꼭 필요한 만큼만, 혹은 꼭 필요한 것만 취하며, 가오나시에게 그 이상의 것을 받으려하지 않는다. 즉 치히로는 자존감이 충분한 상태인 것을 알 수 있다.
     
    6. 정체성
    이 작품이 명작인 것은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정체성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6-1. 치히로: 정체성이 확고한 사람
    이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자기 자신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치히로부터 다시 되짚어본다면, 끝까지 자신의 본래 이름을 잊지 않았기에 부모님을 구해내고 현실 세계로 되돌아갈 수 있었다. 또한 정체성(이름)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캐릭터이기에 하쿠의 이름을 되찾아주기 위해 노력한다. 부모님을 구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반대로 부모님을 구해야한다는 강한 소명은 치히로의 정체성의 확고함을 말해준다.
     
    6-2. 하쿠: 방황하는 사람
    하쿠는 어째서 유바바의 제자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과거에 치히로를 구해준 것을 보면 순전히 악한 인물은 아니었다. 제자가 되어서도 치히로를 도와주었으니, 마법을 익히려는 데에는 무언가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즉 하쿠는 정체성을 상실했지만, 그것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계속한다. 즉 방황하는 인물이다.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은 오래되었기 때문에 치히로에게 선각자적 인물로서 여러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6-3. 오물신: 환경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남산만한 오물신은 정체성 회복을 단시간에 보여준다. 쓰레기로 강의 신인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잃었다가 정체성을 해치는 요소, 즉 쓰레기를 배출해내자마자 본래 모습으로 돌아간다. 즉 작품의 시놉시스 같은 역할을 한다.
     
    6-4. 가오나시: 약한 정체성
    가오나시는 정체성을 잃은 것이 아니되, 약하다. 앞서 말했듯이 자존감 저조. 때문에 자신을 잘 대해주는 인물인 치히로에게 애정을 느끼며, 제니바가 같이 살자고 할 때에는 순순히 받아들인다. 이런 모습이 또 귀엽다······. “
     
    6-5. : 주입된 정체성에서의 탈피
    보 역시 재밌는 캐릭터다. 보는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다만 유바바의 아들답게 그 성질이 고약하다. 유바바에게조차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며, 오히려 엄마를 이용하려 든다. 치히로에게 놀아주지 않으면 울어서 유바바를 오게 만든다는 협박이 그것이다.
    그러나 제니바를 만나며 다른 모습을 보인다. 제니바가 보를 쥐로 변신시키자, 그녀를 찾아간 치히로는 보를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달라고 한다. 하지만 사실 마법은 원래 풀려있었다. 제니바는 보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라 한다. 즉 보는 기존의 자신을 별로 맘에 들어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데, 그것은 유바바에게 돌아왔을 때다. 보가 설 수 있었다는 것에 놀라는 유바바에게 보는 이런 대사를 한다. “엄마, 나 너무 너무 재밌었어.” 즉 그전에는 재미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 보는 치히로한테 놀자고 하고, 안 놀아주자 협박까지 하는 위기의식의 표출은 그 때문이었다. 보는 삶이 재미(정체성)없었고, 그것은 자기가 걸어 다니는 귀여운 아기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치히로와의 여행 이후 재미를 찾았고, 유바바 앞에서 당당히 서고, 말하는 것이다.
     
    6-6. 유바바: 정체성 파괴
    유바바는 정체성을 뺏는 사람이다. 물론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 정체성을 빼앗고 하는 일은 일을 시키는 것이다. 즉 타인의 자유를 빼앗고, 자유를 되찾을 자유도 빼앗는다. 유바바가 했다는 맹세가 명확히 나오지 않아서 답답하다. 누구와 맺었는지라도 나왔으면 좋겠지만 안타깝다.
    공산주의의 관점에서 해석될 여지도 보인다. 유바바는 부르주아쯤 될 것이다. 프롤레타리아는 자신의 이름을 빼앗기고 사원 no.000001’로 관리될 것이며, 노동의 늪에서 해방되지 못한다. 이렇게 본다면 유바바가 맺었다는 맹세는 그보다 더 상위 관리자와 자신의 노동 계약이며, 유바바는 쁘띠 부르주아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억지로 치히로와 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하쿠를 도구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부각되는 것을 보아, 부르주아 쪽에 좀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치히로나 하쿠는 노동의 해방을 꿈꾸는 사람일 것이다.
    어느 관점이든 유바바는 타인의 자유를 빼앗고 간섭하는 인물이다. 이는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형이하학적인 것만을 보는 사람은 형이상학적인 것을 놓치기 마련이다. 이는 유바바가 보를 못 알아보는 것으로 표현된다. 머리 삼형제가 보로 바뀐 것을 몰라보는 것을 두고 하쿠는 가장 소중한 것이 바뀌었는데도 못 알아보냐고 한다. 이는 보가 쥐로 변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코앞까지 보가 날아왔지만 이를 모르고 보는 데려왔겠지라고 한다. 또한 보가 설 수 있고, 말할 수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다.
    따라서 유바바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며, 오히려 보를 위한 커다란 방, 장난감 등을 통해 자신의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수단이었다. 자신은 보에게만큼은 좋은 사람이라는 자위를 하는 것이다.
     
    6-7. 치히로의 부모님: 정체성 무시
    치히로의 부모님은 엉겹결에 돼지가 돼버리는 것으로 보인다. 먹고 나서 후불로 음식값을 지불하겠다고 하는 게 그리 이상한 일인가? 여기서 초점을 맞추는 것은 치히로에 대한 태도다.
    영화의 시작. 치히로는 부모님과 차를 타고 이동 중이다. 이때 대사 하나하나를 잘 살펴보자. 평범해보일 수 있겠지만, 치히로는 자신의 의사 전달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치히로의 의사 표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수용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묘하게 핀트가 안 맞는 대화가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부모 유형은 상당히 흔한 편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것으로 치부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아이의 자존감, 정체성 형성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치히로의 첫 표정이 무엇인가? 뒷좌석에 누워서 힘없는 표정이다. 어쩌면 시골로 이사하는 것에도 치히로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상한 터널 앞에서 엄마가 한 대사는 이래서 시골은 싫다니까. 즉 시골 외에도 선택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시골로 이사하는 것에 치히로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거나, ‘이사하는 것 자체에 치히로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다.
    터널로 들어갈 때도 치히로는 불길함을 느끼고 가기 싫다고 하지만, 부모님은 그냥 들어가려고 한다. 자식과의 대화를 통해 자식의 정신 상태, 여기서는 불안함·공포심인데, 이를 전혀 해결해주지 않고 있다. 이는 가게에서 음식을 먹는 장면에도 반영된다. 치히로가 그냥 가자는 말에 음식이 맛있다, 너도 먹어라만 연발한다.
    음식을 다 먹고 나서 부모님이 돼지가 되는 것은 애초에 부모님과 치히로가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의사가 통하지 않는 공간에서 의사가 통하지 않는 존재임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돼지가 된 부모는 치히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알아본다’, 즉 인지한다, 는 말을 한다고 성취되는 행위가 아니다. 말이 서로 통해야 한다.’ 따라서 돼지가 되어서도 여전히 치히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반면 치히로 역시 돼지 우리에서 누가 부모님인지 알아보지 못한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으니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목욕탕에서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자신의 소명(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결말에 이르러 부모님을 판별해내는 일에는 성공한다. 물론 그런 일이 있었는지 부모님은 전혀 알지 못한다.
    터널을 나오자 타고 왔던 차에는 나뭇가지, , 먼지가 쌓여있다. 이는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말해준다.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치히로가 설명해준들, 부모님이 믿어줄까? 부모님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 치히로는 때문에 그 기이한 일들을 말해주지 않는다. 부모님의 심리 기제는 치히로를 인정하도록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치히로는 마치 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셈이다. 둘 다 자신의 의사가 부모님에게 전혀 반영되지 못한다. 치히로는 의사 표시를 분명히 하지만 전혀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삶의 충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보가 걷지 못하는 척 한 것이 치히로에게는 힘없는 표정, 부모님에게 돌아가자고 떼쓰는 장면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졸린사슴의 꼬릿말입니다
    명저는 은하수와 같다. 문장 하나하나가 별이다.
    그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손을 뻗어본다. 지금 내가 누워 있는 이 땅이 바로 별인데도.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6/08/25 06:31:48  125.188.***.108  까이유V  425847
    [2] 2016/08/25 13:59:47  59.1.***.214  0봉구쓰9  552141
    [3] 2016/08/28 03:58:21  115.161.***.154  아마란스  80245
    [4] 2016/09/07 21:41:39  211.215.***.236  자몽주쓰  668497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4
    내가 아는 페미니즘 [9] 창작글 졸린사슴 17/08/13 23:12 80 4
    43
    <샐리의 법칙> 비평-스토리와 인터랙션의 단단한 결부 창작글 졸린사슴 17/08/13 20:52 65 3
    42
    형들 겜 하나 만들어드림.apk [213] 창작글 졸린사슴 17/07/27 12:27 388 22
    41
    [실시간] 세월호 보러가기 [23] 창작글 졸린사슴 17/04/07 05:33 89 11
    40
    목포신항에 찾아갑니다 [1] 창작글 졸린사슴 17/04/06 21:30 34 9
    39
    세월호 촬영 금지… 허가 없이 찍으면 '과태료 300만원' [3] 펌글 졸린사슴 17/04/06 17:39 97 7
    38
    소방은 잘 하는데 예방은 못한다. [12] 창작글 졸린사슴 16/12/22 17:48 30 1
    37
    2016. 11. 12 민중총궐기 후기 [9] 창작글 졸린사슴 16/11/13 19:05 404 4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평론(스포) 창작글 졸린사슴 16/08/25 02:08 101 4
    35
    <C> 평론(스포) [4] 창작글 졸린사슴 16/08/25 02:07 66 6
    34
    글 연습 2-ㅇㅇ, 관음하러 온 사람들 이글 하나 읽고가라 [3] 창작글 졸린사슴 16/08/21 00:10 27 0
    33
    글 연습 1-서민, 메갈리아가 기생충보다 못한 존재일까 창작글 졸린사슴 16/08/20 02:00 31 1
    32
    래퍼의 탈 창작글 졸린사슴 16/08/11 01:50 23 2
    31
    철학게님들아, 글이나 똑바로 써... [2] 창작글 졸린사슴 16/08/06 23:28 28 3
    30
    직업정신과 직업의식의 분리 [4] 창작글 졸린사슴 16/07/22 22:01 28 3
    29
    만게 베오베 도배 기념 베오베 게시글 분석 [2] 창작글 졸린사슴 16/07/21 22:00 25 6
    28
    정의당 클로저스 사태 브리핑을 둘러싼 환경 분석 [11] 창작글 졸린사슴 16/07/21 01:22 56 7
    27
    정치에 관심 갖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15] 창작글본인삭제금지 졸린사슴 16/06/29 22:38 66 3
    26
    세월호 참사의 재구성을 통한 게이미피케이션 [3] 창작글 졸린사슴 16/06/28 16:44 124 9
    25
    투표하러 가시는 분들 봐주셨으면 창작글 졸린사슴 16/04/09 15:02 59 1
    24
    동상 건립 모금에 대하여 엔터스 님께 질문드립니다 [3] 창작글본인삭제금지 졸린사슴 16/03/04 18:52 19 0
    23
    제가 경찰청장이면 민중총궐기 강경진압 할 겁니다 [2] 창작글 졸린사슴 16/02/27 14:42 680 0
    22
    위안부 문제에 대한 도안 [4] 창작글 졸린사슴 16/02/25 06:31 21 0
    21
    평론-눈길 창작글 졸린사슴 16/02/20 01:23 42 1
    20
    더불어민주당 소통플랫폼 - 정감 [6] 창작글 졸린사슴 16/01/05 08:09 401 14
    19
    [질문] 강조정변이 왜 거란 2차침입의 원인이 된 거에요? [8] 본인삭제금지 졸린사슴 16/01/02 00:03 28 0
    18
    복지가 언제나 투자는 아니다 [3] 창작글 졸린사슴 15/12/23 07:10 101 1
    17
    [기타]새정치민주연합 배포 복지후퇴 현황 참고자료 펌글 졸린사슴 15/12/20 21:59 10 3
    16
    제일 앞 줄에 앉아서 3m 창작글 졸린사슴 15/12/20 19:47 41 4
    15
    내가 생각하는 내부자들 평점과 한 줄 평 [1] 창작글 졸린사슴 15/12/10 22:35 32 1
    [1] [2]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