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2016년 7월 21일, 필자는 오유에 들렀다가</div> <div>베오베 게시판에 만게 아이콘이 만발한 것을 보고 뜨억했다.</div> <div>이 사건이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주었는가를 실감했다.</div> <div>문득 든 생각이 있으니, 그렇다면 베오베에 간 글은 어떤 글들일까?</div> <div> </div> <div>우선 베오베에 26개의 글이 연속으로 만게 글이 올라왔다.</div> <div>베오베 번호 255832~2558857번이다.</div> <div>최초의 글, 즉 255832번은 21일 오후 7시 7분 58초에 베오베에 등록됐고</div> <div>마지막 글은 오후 8시 22분 34초에 등록됐다.</div> <div>즉 1시간 14분 36초, 약 75분에 걸쳐 5분 당 1.7개의 글이 베오베에 올라왔다.</div> <div>체감상이지만, 오유가 정말 흥하지 않았을까.... 싶다.</div> <div> </div> <div>여기에 해당하는 글 중 25개의 글을 분석해봤다.</div> <div>숫자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솔직히 대충 셌다.</div> <div>참고로 최대한 짧게 썼다. 이유는 금방 나온다.</div> <div> </div> <div>1. 글의 분량</div> <div>읽어야 할 텍스트를 기준으로 소, 중, 다(多)로 나눴다.</div> <div>기준은 물론 임의이지만, '소'는 스크롤을 1번만 내리면 다 볼 수 있는 정도다.</div> <div>그 결과, 소: 21, 중: 4, 대: 0</div> <div>이 나왔다.</div> <div>즉 짧아야 한다. 베오베에 가려면 짧고 봐야 한다!</div> <div>다음!</div> <div> </div> <div>2. 글에서 다루는 대상</div> <div>1.1 일베/메갈: 3 1.2 레바: 2</div> <div>1.3 레진/메갈 옹호 작가: 12 1.4 진보 측/오유: 8</div> <div> </div> <div>이번 사건의 초점이 주로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알 수 있다.</div> <div>이번 사건에 대한 분노는 정확히 말해 '메갈리아'에 있지 않고</div> <div>그를 지지한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일어난 것이다.</div> <div>다음!</div> <div> </div> <div>3. 글을 풀어내는 방식</div> <div>3.1 비꼬기/풍자: 10</div> <div>3.2 약한 주장(주장은 있으나 근거를 제대로 풀어내지 않는 글): 8</div> <div>3.3 강한 주장(논리적 형식을 갖춘 글): 3</div> <div>3.4 자기 경험 4</div> <div> </div> <div>4. 글의 형식</div> <div>4.1 그림/사진 제시: 14</div> <div>4.2 글: 11</div> <div> </div> <div>정리하자면, 지금 베오베에 가기 위해서는</div> <div>그림 한 장으로 메갈 옹호 작가들을 비꼬면 된다. <strike>밑에다가 글 한 줄 넣고.</strike></div> <div>와...완벽해....</div> <div>이.. 이딴 걸 쓸 때가 아니야....</div> <div>소논문은 여기서 끝! 짧으니까 추천 줘! 하악!</div> <div> </div> <div>5. 평가</div> <div>여기서부턴 안 짧으니까 읽기 싫으면 넘어가도 된다.</div> <div>이 글은 나름 사회과학적 연구 방법을 썼다. <strike>숫자세면 사회과학적인 거 아닌감?</strike></div> <div>그래서 그 일환으로 속으로 가설을 세우기는 했다.</div> <div>그건, '내 인터넷에서 이렇게 진중한 의견이 주류가 될 리가 없어.', 이다.</div> <div>음.. 내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고 판단한다.</div> <div> </div> <div>영화 <내부자들>의 명대사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가 왜 명대사일까?</div> <div>당연히 맞는 말이니까 명대사가 아닌가? 그러나 맞는 말인데 뭔가 불쾌하다.</div> <div>까놓고 자기 자신을 개 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 없을 거다. 하지만 나도 대중인데?</div> <div>한 마디로 맞는 듯 하면서 안 맞는 말이다.</div> <div>나는 이 대사를 이렇게 바꾸면 모두가 긍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div> <div>"대중은 개, 돼지가 아니다. 다만 개, 돼지적 속성은 지니고 있다."</div> <div> </div> <div>이번 클로저스 사태에 관해 논하려면 어쩔 수 없이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div> <div>메갈리아, 그들이 말하는 사상이 바로 페미니즘이니까.</div> <div>또한 성우의 해고인지 계약 종료인지를 두고 '표현의 자유' 논쟁까지 알아야 한다.</div> <div>따라서 이번 논쟁의 답은 직관적으로 당연해 보이지만,</div> <div>이론화하기에는 대중들에게 절대 쉬운 일이 될 수 없다.</div> <div> </div> <div>얼마나 어려운지 정의당도 실수했고, 역사학자 전우용이라는 분도 실수했다.</div> <div>물론 전우용 교수는 사과하고 의견을 개진했다. 정말 좋은 일이다.</div> <div>그런데 그 분의 트윗을 나른 글에 이런 댓글이 있더라.</div> <div>"모르면 나처럼 입 다물고 있으면 되는데."</div> <div> </div> <div>철학은 인간의 의식 밑바닥을 지배한다.</div> <div>우리가 자유주의를 당연하게 여기지만, 정작 자유주의의 토대라 불리는</div> <div><자유론>은 19C 후반의 아주 혁신적인 책이었다.</div> <div>그리 어렵지 않으니 한번 들춰보시길. 엄청 당연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div> <div> </div> <div>그러나 한국에서는 자유주의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div> <div>토론이 보장되는 제도 아래에서는 당연히 사회가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div> <div><자유론>의 저자, 존 스튜어트 밀은 이렇게 썼다.</div> <div>'잘못된 의견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진리가 도전받게 하여 그것을 살아있게 만든다.</div> <div>진리는 머리로 아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div> <div> </div> <div>사람들은 틀릴 수 있고, 그걸 고칠 수도 있다.</div> <div>하지만 한국 사회는 소위 '눈치'로 인해 경직되었고, 대중심리에 약하다.</div> <div>분위기 파악은 빠르지만 구조 파악은 못한다.</div> <div>자, 어째서 짧게 쓰고, 사람에 대해 쓰고, 비꼬고, 그림으로 말하는 것일까?</div> <div> </div> <div>대중은 하부구조를 설명해낼 수 없다. 엘리트가 아니니까.</div> <div>때문에 사회 현상의 밑바닥을 전부 말해낼 수 없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div> <div>때문에 일반 대중은 어려운 것에 공감하지 못할 수밖에 없고,</div> <div>그보다는 표층적인 것, 특히 감정에 주로 반응하게 된다.</div> <div> </div> <div>왜 짧을까?</div> <div>하부구조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div> <div> </div> <div>왜 사람에 대해 쓸까?</div> <div>무릇 위인은 사상을 논하고, 범인은 사건을 논하며, 소인은 인간을 논한다고 하더라.</div> <div>언론사에 이런 말이 있다. 인물이 없으면 스토리도 없다.</div> <div>독자들은 엄청난 것을 원하지 않는다. 가요차트를 보면 알 것이다.</div> <div>절대 난해한 곡이 탑 10에 들 수 없다.</div> <div>인기를 얻으려면, 쉬운 것, 즉 사람을 가지고 어떻게든 굴려야 한다.</div> <div> </div> <div>왜 비꼬는 걸까?</div> <div>비꼴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div> <div>비꼰다는 것은 공격적인 언어 행위이며, 성숙한 방어기제가 아니다.</div> <div>어른이 유치원생이랑 싸운다면 뭐라고 할까?</div> <div>'니가 애냐?'</div> <div>사건을 차분히 분석하는 글보다 사람을 깎아는 일에 열광하는 대중들에게서</div> <div>분명 '개 돼지적 속성'을 발견할 수 있다. 씹을 거리가 필요하니까.</div> <div> </div> <div>왜 그림일까?</div> <div>짧은 것과 같은 이유다. 이해하기 쉬우니까.</div> <div>글과 그림의 비중이 서로 엇비슷하다. 그러나 분량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div> <div>자료 형식은 베오베에 가는 요소로 크게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div> <div>글도 짧은 것들이 대다수다. 왜냐하면 알아먹기 쉬우니까.</div> <div> </div> <div>여기까지 이 글을 읽었다면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div> <div>앞으로 추천을 많이 받는 댓글과 비공감을 많이 받는 댓글을 본다면</div> <div>그 댓글의 대댓글의 수를 세보시길 바란다.</div> <div>사람들이 얼마나 씹는 일에 굶주려 있는지 알 수 있다.</div> <div>거, 왜, 있지 않나. 학창 시절에 누가 바보 같은 짓하면</div> <div>반 애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드는 바람에 꼭 선생님이</div> <div>조용히 좀 하라고 하는 풍경.</div> <div> </div> <div>아이들에게도 표현의 자유는 있지만,</div> <div>조용히 하라는 선생님의 심정이 이해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div> <div>지금 이 글을 그렇게 이해해주었으면 한다.</div>
출처 |
베오베 게시물ID 255832~2558857 |
명저는 은하수와 같다. 문장 하나하나가 별이다.
그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손을 뻗어본다. 지금 내가 누워 있는 이 땅이 바로 별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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