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위안부 문제에 대한 제 생각 표출과</div> <div>여러 사상을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질문 드리는 것을 겸하는 글입니다.</div> <div> </div> <div>1. 공동체주의</div> <div> </div> <div>집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들이 닥쳐서 저에게 수갑을 채웁니다.</div> <div>당황해서 무슨 일이냐고 묻자</div> <div>경찰은 윗집 주민이 살인을 저질렀다면서</div> <div>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당신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합니다.</div> <div>이 같은 일은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일입니다.</div> <div> </div> <div>그렇다면 위안부 문제는 어떨까요?</div> <div>위안부 피해자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와 배상의 책임을</div> <div>일본 정부가 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 역시 그 구성원 대다수가</div> <div>전후 세대, 즉 자신이 전범과 무관한 사람들이 차지합니다.</div> <div>그렇다면 우리가 일본 정부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div> <div>윗집 사람이 저지른 일을 같이 책임지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요?</div> <div> </div> <div>이 문제에 대해 여러 접근 방법이 있겠지만,</div> <div>공동체주의의 관점에서 본다면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책임져야 합니다.</div> <div>개인은 개인이 속한 공동체의 수혜와 책임을 나눠야 하기 때문이죠.</div> <div> </div> <div>한 공동체의 구성원은 그 공동체라는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인물입니다.</div> <div>인물이 이야기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듯이</div> <div>시민은 자신이 속한 사회 공동체, 정치 공동체, 문화 공동체를 떠나고는 자신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div> <div>즉 개인의 자아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빚지고 있습니다.</div> <div> </div> <div>한국 사람들이 사람을 처음 만나면 나이를 먼저 묻습니다.</div> <div>이걸 설명하려면 '한국'이라는 문화 공동체에 대한 이해가 필수겠죠.</div> <div>마찬가지로 개인과 공동체는 그 관계를 분리시킬 수 없습니다.</div> <div> </div> <div>이러한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개인은 공동체(정치 공동체, 국가)의 수혜와 책임을 공유해야 합니다.</div> <div>만약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운 문화에 대한 찬사를 받는다면</div> <div>해외에 있는 국민은 이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기고, 또 그 외 특혜를 받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div> <div>반대로 악한 일에 대하여 국민이 외국인의 나쁜 선입관으로 피해보는 일이</div> <div>도덕적으로 그르다고 말하기는 곤란하죠.</div> <div>해방 직후 일본인을 가게에서 내쫓는 가게 주인에게 도덕적으로 그르다며 비난하기란 곤란해 보입니다.</div> <div>설령 그 일본인이 한국을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한 사람이라 할 지라도 말이죠.</div> <div>물론 심한 것은 법적으로 제제해야겠지만요.</div> <div> </div> <div>복지 정책이 도덕적으로 옳은 일인 이유는 생명의 존엄성과 함께</div> <div>복지 정책의 '단기적 피해자'로 볼 수도 있는 부자들의 부(富)가</div> <div>애초에 사회에 빚지고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div> <div> </div> <div>따라서 조상, 선배들이 일구어 놓은 일본이라는 국가의 혜택을</div> <div>신세대가 받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div> <div>마치 마이너스 금리제를 실행할 정도로 힘든 일본 정부의 경제 난황을 헤쳐나가야 할 주체가</div> <div>현재의 일본 세대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div> <div> </div> <div>따라서 개인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함께 나아갑니다.</div> <div>일본 정부가, 그 구성원의 다수가 전범과 무관한 전후 세대라 할 지라도,</div> <div>전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div> <div> </div> <div>이는 중요한 사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div> <div>설령 위안부 피해자들이 모두 영면에 잠드신 이후라도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div> <div>현재의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 정부는 각각 그 시대의 정부와</div> <div>정통성을 이어간다는 점에 있어서 '공동체적'이기 때문입니다.</div> <div> </div> <div>2. 세대 간 평등</div> <div> </div> <div>"세대 내 평등"은 우리가 말하는 '평등'입니다. 지금 당장 이 땅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의 평등이죠.</div> <div>"세대 간 평등"이란 현재의 세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 후 세대 모두의 평등을 생각하는 개념입니다.</div> <div> </div> <div>대표적으로 환경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당장 살기 위해서 환경을 보존해야 하는 것도 맞는 말입니다.</div> <div>하지만 생존이 가능한 수준의 규제에서 더 엄격한 수준의 환경 보전이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다.</div> <div>우리의 환경은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div> <div>우리의 전 세대가 쓴 것을 우리가 물려 받은 것이죠.</div> <div>우리가 '쓰고' 있는 이 환경은 애초에 우리'만'의 것으로 볼 수 없으며</div> <div>현 세대는 후 세대가 자연 환경을 '쓸' 것까지 고려해 환경 보전을 해야 합니다.</div> <div> </div> <div>반면 '훈장 수여 문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div> <div>잊혀진 독립 투사에게 이제와서 훈장을 주면서 그 명예를 드높인다?</div> <div>이것이 현 세대에게 당장의 이익을 주는 것은 없습니다.</div> <div> </div> <div>다만 '정의란 명예 배분의 문제'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돌아가신 독립 투사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것은</div> <div>나와 같은 정치적 공동체의 구성원이었던 누군가의 실추된 명예를 드높이는 일이며,</div> <div>그 후손에게 경제적 보상 등을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며,</div> <div>현 세대에서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가를 고민해보고,</div> <div>어떤 가치를 자식에게 물려줄 것인가를 규정짓는 일입니다.</div> <div> </div> <div>따라서 훈장 수여 문제는 전 세대, 현 세대, 후 세대를 모두 아울러 고민해야 하는</div> <div>중요한 정치, 도덕 철학적 문제입니다.</div> <div>그리고 그것이 중요한 문제인 까닭은 바로 '세대 간 평등'의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div> <div> </div> <div>위안부 문제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사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div> <div>일본이 전범에 대하여 사과 하지 않는 것은</div> <div>자신들이 뿌리라 할 수 있는 조상들의 평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div> <div>이는 즉 현 세대의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div> <div>계속해서 일본이라는 정치 공동체가 전범에 대하여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보여주는</div> <div>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div> <div> </div> <div>현재의 일본, 그리고 그 구성원인 일본인들의 참여가 없다면</div> <div>대한민국, 그리고 그 구성원인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전범국'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며,</div> <div>이를 도덕적으로 비판할 근거는 부족해 보입니다.</div> <div> </div> <div>"공동체주의"와 "세대 간 평등" 개념은 모두 '당시의 일본'과 '현재의 일본' 모두에게</div> <div>도덕적 챔임을 물을 수 있는 철학적 근거를 부여합니다.</div> <div>차이점이 있다면, "공동체주의"가 현 일본 세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 제공에 중점을 둔다면</div> <div>"세대 간 평등"은 현 일본 세대가 자라나고 있는 신세대와 그 이후 세대에게</div> <div>허위 사실을 유포해 자아를 조작하여 해당 세대에게 잘못을 저지르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div> <div> </div> <div>3. 인간 안보</div> <div> </div> <div>기존 군사력만으로 국가를 지키려는 '국가 안보'로는 모든 것을 다 '지키기' 어려워 보인다는 관점이 나옵니다.</div> <div>유엔개발계획이 1994년 판 "인간개발보고서"에서 처음 쓴 이 개념은</div> <div>국가 안보보다 한층 더 적극적으로 평화를 조성하기 위해</div> <div>근본적인 인간 문제를 해결하자고 말합니다.</div> <div> </div> <div>테러의 경우, 잘 먹고 잘 자는 사람이 테러를 벌이지는 않습니다.</div> <div>무언가에 불만이 있고, 빼앗기는 것이 있기에 테러를 벌이는 것이지요.</div> <div>그렇다면, 애초에 인간 하나하나가 잘 먹고 잘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div> <div>더 효과적인 안보가 아니겠습니까? 예방의 차원이니까요.</div> <div> </div> <div>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고비 사막의 영향으로 황사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div> <div>이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건강 상 피해를 입고 있죠.</div> <div>자국민 보호가 필요한 이 때에, 국가 안보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div> <div>국가 안보란 국가를 지키는 것인데,</div> <div>'모래 먼지로부터 국가를 지킨다'가 상상이 가십니까?</div> <div>이는 모래 먼지와의 물리적 전쟁을 의미하기 때문이죠.</div> <div> </div> <div>하지만 인간 안보는 인간을 지키자는 개념입니다.</div> <div>인간 안보는 여러 측면이 있는데, 그 중 "환경 안보"가 있습니다.</div> <div>깨끗한 환경 조성은 인간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지요.</div> <div> </div> <div>이 개념이 유엔에서 나온 만큼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습니다.</div> <div>왜냐하면 인간을 지켜야 하는 점은 어느 곳에서나 중요한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죠.</div> <div>그렇다면 위안부 문제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div> <div> </div> <div>인간 안보는 "개인적 안보" 역시 다룹니다.</div> <div>개인적 안보는 물리적 폭력으로부터 개인을 지키는 개념입니다.</div> <div>위안부 피해자들은 성폭행을 당했으니 개인적 안보를 침해당한 장본인이며,</div> <div>침해 당한 것에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보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div> <div> </div> <div>또 다른 측면으로 "공동체 안보"가 있습니다. 인간은 안정된 공동체에서 보호 받아야 합니다.</div> <div>공동체를 잃어 피해 받는 사람들에게는 인간의 기본권이 필요한데요.</div> <div>위안부 피해자들은 멀쩡한 국가에서 납치된 사람들이 아니라</div> <div>국권을 잃은 국가의 국민이었기에 인권 보호의 사각 지대에 있었죠.</div> <div>따라서 일본은 공동체 안보를 해친 것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습니다.</div> <div>이 점은 위안부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군요.</div> <div> </div> <div>인간 안보의 공동체 안보란 공동체가 개인을 위하는 수단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기에</div> <div>위의 두 개념보다는 조금 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다는 느낌이 드는군요.</div> <div>식량 안보, 보건 안보 등 7개 측면 모두를 살펴봐도</div> <div>결국 인간 안보란 천부적 성격의 인권을 자세하게 설명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div> <div> </div> <div>4. 앞으로의 대처</div> <div> </div> <div>위 세 가지 개념을 근거로 정부의 정책 결정을 고심해보아야 합니다.</div> <div>위안부 할머니들께서는 한국 군인에게 똑같은 고통을 당한 베트남 피해 여성들에게 손을 내미셨습니다.</div> <div>그것은 '전쟁 피해를 공유한 공동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100억 원을 받고 합의를 본 것이 졸속한 이유는</div> <div>첫째, 박근혜 정부가 피해 당사자들을 제외한 공동체를 꾸렸기 때문입니다.</div> <div>정부가 주도하여 협상을 이끌 수는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 당사자가 빠졌기 때문에</div> <div>박근혜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과 같은 정치 공동체를 꾸렸다고 볼 수 없습니다.</div> <div>따라서 박근혜 정부는 위안부 피해에 대한 대표성이 조금도 없습니다.</div> <div>이는 앞서 든 예시의 반대와 마찬가지입니다.</div> <div>집에서 TV보고 있는데 갑자기 내 월급이 윗집 사람에게 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div> <div> </div> <div>둘째, 단순히 피해 배상과 사죄로만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div> <div>일본 정부는 여전히 잘못된 사실을 유포해 후 세대의 정체성을 조작하고 있습니다.</div> <div>이는 해당 세대에 대해 도덕적으로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div> <div>미국 의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범인류적 관점에서 처리하려고 하듯이</div> <div>우리 역시 일본 후 세대에 대한 도덕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현 일본 세대에 대해</div> <div>도덕적 책임과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여러 노력이 필요합니다.</div> <div> </div> <div>셋째, 위안부 피해자들 개개인에 대한 안보가 결여되어 있습니다.</div> <div>100억을 합의 받았다면, 그 100억이 순전히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쓰여야 합니다.</div> <div>하지만 그 액수는 전혀 그렇게 쓰이지 않았습니다.</div> <div>이는 할머니들이 침해받은 "개인적 안보", "공동체 안보"에 대한 보상이 없기에</div> <div>100억을 받은 그 협상은 '위안부 협상'으로 불릴 근거가 없습니다. 그저 사기입니다.</div> <div> </div> <div>5. 정리</div> <div>오전 6시.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네요.</div> <div>고생하십니다.</div> <div>그 이전에 은수미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며 "인간 안보" 개념을 언급했습니다.</div> <div>사실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인간 안보 개념을 알게 된 것이 이제 하루가 되었네요.</div> <div>하지만 진실로 감명 깊게 들었기에 제 기존 철학과 퍼즐 맞추기를 해보았고</div> <div>꽤나 잘 맞는 듯하여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div> <div> </div> <div>검증이 부족합니다. 공동체주의, 세대 간 평등, 인간 안보.</div> <div>이 세 개념에 대해서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div> <div>인간 안보에 대해 검색할 때 영어판을 찾아들어가게 된 계기가 한국판 정보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었죠.</div> <div>그러니까 많은 첨언 부탁드립니다.</div> <div> </div> <div>어제 `16. 2. 24일에 1219회 수요집회에 참석했습니다.</div> <div>하얀 나비가 추락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