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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9108
    작성자 : neptunuse
    추천 : 11
    조회수 : 1493
    IP : 61.36.***.10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8/08/16 13: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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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새벽.

     

    사고가 났으니 급히 와달라는 친구의 전화를 받은 내가

     

    차를 몰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친구는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길가에 앉아 있었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나는 친구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떻게 된거야?”

     

    친구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람 치었어?”

     

    역시 친구는 대답이 없었다.

     

    혹시 주변에 누가 쓰러져 있나 싶어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발견 할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갓길에 세워진 친구차로 다가가 안을 살펴보았다.

     

    차 뒷좌석에는 피투성이가 된 여자가 쓰러져있었다.

     

    이를 악물고 친구에게 고개를 돌렸다.

     

    “술 마셨냐?”

     

    친구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화가 났지만 지금은 한가하게 욕이나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

     

     

     

     

    그때 친구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경찰... 불러야 겠지?”

     

    다시 한번 욕이 튀어 나오는걸 간신히 참으며 친구에게 말했다.

     

    “음주운전으로 사람 치어놓고 경찰서를 제발로 찾아가겠다?

     

    잘못을 했으니 마땅한 벌을 받겠다고?

     

    교도소에서 수감생활 하면서?

     

    너희 아픈 어머니는 어떻게 할건데?

     

    곧 태어나는 네 딸은?

     

    그동안 고생만한 제수씨 옥바라지까지 시키려고?”

     

    친구는 눈을 감고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다 필요 없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여긴 CCTV도 거의 없고 사람도 없어.

     

    시체만 잘 처리하면 아예 없었던 일이 되는 거야.

     

    내말 알아들었지?”

     

    내말에 친구는 흐느끼듯 말했다.

     

    “그건 안돼”

     

    분노에 차 내가 무어라 소리 지르기도 전에 차안에서 희미하게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차를 바라보았을 때 친구가 힘겹게 말을 이었다.

     

    “아직 안죽었어.”

     

    난 참지 못하고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살려.. 주세요..”

     

    차안에서 들려오는 미약한 목소리를 뒤로한 채 난 급하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아직 죽지 않았으니 돈을 주면서 입단속을 시켜볼 수도 있다.

     

    매력적이고 깔끔한 방법이긴 하지만

     

    정황상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막대한 돈을 요구해 올 가능성이 크다.

     

    또 합의한다고 말해 놓고 치료 받은 뒤에 말을 바꿔버리면 큰일나는 것은 이쪽이다.

     

    지금 상황에서 그런 위험을 감수 할 수는 없다.

     

    고민을 하던 나는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 친구차의 뒷좌석을 열었다.

     

    “살려.. 주세요..”

     

    여자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로 난 여자를 끌어내려 들쳐 메었다.

     

    “어떻게 하게?”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에 난 대답하지 않고 여자를 내차 트렁크에 실었다.

     

    그리곤 친구에게 다가가 팔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가.”

     

     

     

     

    친구는 멍하니 움직이지 않았다.

     

    “뭐하고 있어. 어서 가라니까?”

     

    “야. 아무래도 이건 아닌거 같아.

     

    내가 책임지고...“

     

    난 친구의 멱살을 잡고 이를 악문채 이야기 했다.

     

    “정신 차려. 이건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야.

     

    잘 생각해 봐. 너희 가족들을 생각해 보라고.

     

    당장 너 없으면 너희 가족들은 어떻게 할건데?

     

    지금 이 시점에 니가 잡혀가고 나면 너희 가족은 뭘 먹고 살아?

     

    빚이라도 없으면 내가 이런 말도 안해.

     

    그 빚 고스란히 가족한테 남기고 넌 맘편하게 옥살이나 하게?

     

    친구는 고개를 떨구었다.

     

    “잘 생각해봐. 고작 며칠이야.

     

    딱 며칠만 있으면 모든게 다 해결된다고.“

     

    잠시 뜸을 들인 친구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 여자는 어떻게 하게? 아직 살아 있잖아?”

     

    답답함을 느낀 나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곤 친구를 놓아준 뒤 조용히 말했다.

     

    “내가 알아서 처리할테니 넌 신경쓰지마.”

     

    “그래도...”

     

    친구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내말 들어. 이게 최선이야.”

     

    “... 고맙다.”

     

    친구는 내 눈치를 살피며 차로 돌아가 시동을 걸었다.

     

     

     

     

     

    친구가 사라진걸 확인한 나는 서둘러 차로 돌아갔다.

     

    뒷좌석에서는 여자가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었다.

     

    난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차를 출발시켰다.

     

    친구는 상황이 좋지않다. 어떻게든 내가 처리 해야한다.

     

    고심 끝에 난 휴대폰을 꺼내어 전화를 걸었다.

     

    “뭐야 이 시간에.”

     

    남자의 거친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약간의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놈이 술을 마시고 사람을 쳐버리는 바람에...

     

    일이 복잡해 질 거 같아서 일단 그냥 보냈습니다.

     

    거래 일정 자체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다만 사고 수습을 조금 부탁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전화를 받는 남자는 잠시 고민하는 듯 했으나 이내 결정을 내린 듯 대답했다.

     

    “좋아. 대신 만에 하나라도 잘못되면 다 네가 책임져야 할테니 그리 알고있어.“

     

     

     

     

    책임지라는 말에 약간 겁이 났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이 건으로 오히려 예상보다 더 득을 볼 수도 있다.

     

    “사고난게 젊은 여자입니다. 다치긴 했지만 아직 살아있어요.

     

    팔면 값이 제법 나갈 것 같습니다.“

     

    남자는 그리 오래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럼 지금 데리고 이쪽으로 와. 상태를 보고 가격을 정해야지.

     

    사지 멀쩡해야 비싸게 팔리니까.

     

    죽어버리거나 너무 심하게 다쳤으면 분해해서 팔아야 할 테고.

     

    네 몫은 사고수습 비용을 뺀 나머지야.“

     

    전화를 끊은 나는 한결 마음이 편해진 채로 시트에 몸을 기댔다.

     

    다행히 어떻게든 잘 처리될 모양이다.

     

    내 인생을 망쳐버린 뒷세계 였지만 이럴땐 오히려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조직에서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빚만 늘어나던 차에

     

    적당히 일 맡길 사람 하나만 데려오면 큰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뭘 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위험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죽을수도 있겠지만, 아니 높은 확률로 죽겠지만

     

    순진한 그 친구는 그런 위험성 까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힘든 상황에서 빚까지 지고 있으니

     

    큰돈을 벌수 있다는 내 말에 혹해서 다른건 생각할 겨를이 없던 건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던 간에 결정은 그 친구가 했으니 죽든 살든 모두 그 녀석 책임이다.

     

    난 그냥 중간에서 소개료만 떼어 먹으면 그만이었다.

     

    친구 녀석이 멍청한 짓을 하는 바람에 모든게 물거품이 될 뻔 했지만

     

    오히려 생각외의 수익이 더 생기게 되었다.

     

    잘 하면 빚을 다 갚고 깨끗하게 새출발 할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난 뒤에서 신음하는 여자가 죽지 않기를 바라며 차를 출발시켰다.




    by. neptunuse

    출처 영상출처 : 브레이든의 무서운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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