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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9048
    작성자 : song
    추천 : 22
    조회수 : 3068
    IP : 211.221.***.89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8/08/08 13:08:30
    http://todayhumor.com/?panic_99048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623rd] 메모리카드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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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꽤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백화점에 갔었다.</div> <div><br></div> <div>쇼핑을 마치고 밖에 있는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다, 별 생각 없이 옆에 있던 쓰레기통 안을 들여다 보았다.</div> <div><br></div> <div>안은 거의 비어 깨끗했지만, 휴대폰이 하나 버려져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버려뒀으면 좋았을텐데, 멍청하게 그걸 주워들었다.</div> <div><br></div> <div>폴더폰인데 힌지가 뒤틀려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div> <div><br></div> <div>쓰레기통에 다시 내버리려다, 문득 메모리카드를 확인해 보니 1GB짜리 미니 SD가 들어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운이 좋다 싶어 신이 난 나는, 메모리카드만 챙겼다.</div> <div><br></div> <div>이게 잘못이었다.</div> <div><br></div> <div>집에 돌아와, PC를 켜고 카드를 꽂아보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뭐가 들어있나 신경이 쓰여서 말이야.</div> <div><br></div> <div>야한 사진이라도 있지 않을까 두근대며 열어보니, 사진이 100장 정도 있었다.</div> <div><br></div> <div>첫번째 파일을 열고 순서대로 사진을 봤지만, 재밌는 건 전혀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중년의 여자와 그 딸인 듯한 젊은 여자의 사진이 주로, 그거 말고는 도쿄나 후쿠오카의 랜드마크 사진이 있을 뿐이었다.</div> <div><br></div> <div>아저씨가 가족이랑 출장 나가서 찍은 사진들 같았다.</div> <div><br></div> <div>시시하다는 생각에 두근거림은 잦아들었지만, 별 생각 없이 계속 사진을 보고 있자니 이상한 게 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두운 방 안, 긴 머리카락의 여자 뒷모습이 보인다.</div> <div><br></div> <div>조금 기대했다.</div> <div><br></div> <div>왜냐하면 여자가 알몸이었거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두근거리면서 다음 사진을 보자, 여자가 이쪽으로 목만 돌려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어라? 싶었다.</div> <div><br></div> <div>몸은 그대로인데, 목만 완전히 돌아와 얼굴은 나를 마주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치 엑소시스트의 한 장면 같았지만, 더욱 기분 나빴던 건 따로 있었다.</div> <div><br></div> <div>여자의 눈이 없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머리에 가려있다던가 하는게 아니라, 눈 부분이 피부처럼 되어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치 뺨처럼 자연스럽게.</div> <div><br></div> <div>이게 뭔가 싶어 나는 다음 사진을 열었다.</div> <div><br></div> <div>그랬더니 새까만 화면이 펼쳐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다음도, 그 다음장도 새까매서, 3장 연속 새까만 화면만 뜨고 끝났다.</div> <div><br></div> <div>솔직히 기분이 나빴지만, 휴대폰 주인이던 아저씨가 장난이라도 친거라 생각하기로 했다.</div> <div><br></div> <div>나는 카드를 포맷해버리기로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포맷을 클릭한 순간, 방의 불이 나갔다.</div> <div><br></div> <div>나는 아파트에서 자취하고 있는데, 5년 살면서 그런 일은 처음이었다.</div> <div><br></div> <div>밤 10시 정도였기에 당연히 어두웠지만, 노트북만은 켜져 있어 깜깜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창밖을 보자 슈퍼 불빛이 보였다.</div> <div><br></div> <div>정전은 아닌가...</div> <div><br></div> <div>두꺼비집이 떨어졌나 싶어, 현관으로 가는데 부엌에서 또각하고 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움찔했다.</div> <div><br></div> <div>자취니 나말고 다른 사람이 집에 있을리 없다.</div> <div><br></div> <div>기분 탓이리라 심호흡하고, 복도로 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두컴컴해 빛 대신 아까 전까지 쓰던 노트북을 들어 비췄다.</div> <div><br></div> <div>그 순간, 또각또각또각! 하고 부엌에서 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구두를 신고 걸어오는 소리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더 이상 기분 탓이라고 스스로를 속일 수준이 아니었다.</div> <div><br></div> <div>확실히 들려오는 걸.</div> <div><br></div> <div>나는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르며, 현관으로 뛰쳐나갔지만, 뒤에서 무언가가 쫓아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반쯤 울먹이며 두꺼비집 전원을 올리자, 두세번 깜빡이다 불이 들어왔다.</div> <div><br></div> <div>평소처럼 흰 복도 그대로다.</div> <div><br></div> <div>물론 아무 것도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조금 전까지 있던 방에서는, TV가 엄청난 소리를 내며 켜져 있었다.</div> <div><br></div> <div>조심스레 들어가보니, TV가 켜져있고 소리도 최대로 되어 있었다.</div> <div><br></div> <div>두꺼비집 떨어질 때까지 TV는 켜지도 않았고 소리도 보통 수준이었을텐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TV를 끄고, 나는 아직 내 손에 노트북이 들려있다는 걸 깨달았다.</div> <div><br></div> <div>모니터에는 [포맷이 완료되었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걸 보니 왠지 모르게 끝났다 싶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까 전 들려왔던 발소리도 기분 탓이리라 싶었다.</div> <div><br></div> <div>잠을 청했지만, 솔직히 무서워서 방에 불을 켜고 누웠다.</div> <div><br></div> <div>어느 정도 잤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 나는 눈을 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일어나기 직전, 마치 호흡이 멈췄던 것 같은 감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헉헉 숨을 내쉬며, 불을 켜려고 했다.</div> <div><br></div> <div>어...? 자기 전에 불을 켜놨었는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생각한 순간,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부엌이 아니라 내가 있는 방안에서.</div> <div><br></div> <div>부스럭부스럭부스럭부스럭...</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곤충이 기는 소리 같기도 했다.</div> <div><br></div> <div>아마 바퀴벌레겠지.</div> <div><br></div> <div>싫기는 하지만 무섭지는 않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스스로를 속이려 했지만, 몸은 이미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div> <div><br></div> <div>심장은 터질 듯 빠르게 뛰고, 귀는 막힌 것처럼 멍해졌다.</div> <div><br></div> <div>일어나 불을 켤까 싶었지만, 만약 또 두꺼비집이 내려간 거라면, 이번엔 현관까지 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결국 나는 눈을 감고 그대로 잠을 청하기로 했다.</div> <div><br></div> <div>그랬더니 소리는 점점 가까워져, 얼굴 위를 무언가가 어루만졌다.</div> <div><br></div> <div>감촉으로 알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머리카락이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귓가에서 소리가 들렸다.</div> <div><br></div> <div>[누구?]</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굉장이 작은 소리였지만 틀림없이 들렸다.</div> <div><br></div> <div>여자였다.</div> <div><br></div> <div>내가 할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입을 꼭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랬더니 부스럭대는 소리가 다시 들려오고, 그것은 멀어져갔다.</div> <div><br></div> <div>어느새인가 잠에 빠진 나는, 이튿날 아침 일어나 거울을 보고 깜짝 놀랐다.</div> <div><br></div> <div>얼굴 가득 실같이 가늘게, 새빨갛게 부은 자국 투성이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선 회사를 쉬고 병원을 가려 했지만, 그 전에 신경이 쓰여 노트북을 켰다.</div> <div><br></div> <div>어제 그 메모리카드를 열었다.</div> <div><br></div> <div>포맷을 했는데도 안에는 파일이 들어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울고 싶었다.</div> <div><br></div> <div>보고 싶지 않았지만, 어젯밤 일이 신경 쓰여 다시 사진을 열었다.</div> <div><br></div> <div>역시 그 눈이 없는 여자가 찍혀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새까만 사진들을 보던 와중, 나는 문득 깨달았다.</div> <div><br></div> <div>어제는 몰랐지만 새까만 와중, 아주 약간 빛이 보였다.</div> <div><br></div> <div>구멍처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 사진도 그래서, 가장자리 쪽에는 검은빛이 엷어지고 그 너머에 피부색이 보였다.</div> <div><br></div> <div>신경 쓰여 포토샵을 써서 밝기를 조정하고 확대하던 도중 나는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이거 혹시, 렌즈에 머리카락이 감겨 있는 건 아닐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저 너머에 있는 건 그 여자의 눈 부분인 건 아닐까?</div> <div><br></div> <div>혹시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하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메모리카드를 뽑고, 할머니가 준 부적을 꼭 쥔 채 근처 신사로 달려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메모리카드를 경내 구석에 묻고, 온힘을 다해 도망쳤다.</div> <div><br></div> <div>그 날은 회사도 쉬고 피부과에 가서 약을 받고 돌아왔다.</div> <div><br></div> <div>집에 돌아올 무렵에는 스스로가 바보 같아 공포감도 옅어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방에 들어서자, 어쩐지 심장이 아파왔다.</div> <div><br></div> <div>귀도 이상하다.</div> <div><br></div> <div>왜인가 당황해 노트북을 확인했지만, 당연히 메모리카드는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신경과민인가 싶어 모니터를 보니, 내 문서에 본 적 없는 폴더가 있었다.</div> <div><br></div> <div>안 좋은 예감이 들어 열어보니, 역시나 그 사진이었다.</div> <div><br></div> <div>전부 들어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결코 파일을 옮겨놓은 적이 없었는데도.</div> <div><br></div> <div>이제 무리라고 생각한 나는, 그날 중으로 노트북을 중고가게에 넘겼다.</div> <div><br></div> <div>일단 포맷을 하기는 했지만 어떨지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후로는 무서워서 차마 컴퓨터를 살 생각도 않고 있다.</div> <div><br></div> <div>얼굴에 난 부은 자국도 사라졌고, 이상한 소리도 더는 들리지 않는다.</div> <div><br></div> <div>종종 긴 머리카락이 주머니에 들어있곤 하지만 뭐, 기분 탓이겠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러분도 뭘 주울 때는 조심하라고.</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904?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904?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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