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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919
    작성자 : 마카시
    추천 : 21
    조회수 : 1398
    IP : 36.80.***.151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08/09 11:27:43
    http://todayhumor.com/?panic_89919 모바일
    [단편]한밤의 추격

    1000m

     

    수정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마침 학교에서 조별과제를 마친 날이었다. 오늘 발표를 맡은 수정은 여느 날과는 다르게 짙은 화장을 하고 블라우스에 검은 슬랙스, 그리고 발굽이 뾰족한 하이힐에 숄더백을 맸다.  그녀의 자취방은 달과 가까운 붙어있다고 해서 이름 붙은 달동네, 지하철역에서 내려 길을 타고 걸어서 ,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골목으로 들어와 다시 1.2km 산책하듯 걸어올라 동네에서 달이 가장 보이는 위치에 있었다. 아주 거리는 아니지만 오늘처럼 차려입고 걸친 오르기엔 너무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수정이었다. 맞지 않는 구두에 발이 아팠다.

    그리고 신경이 쓰이는 문제가 있었다. 지하철역에 내릴 때부터 마주쳤던 검은 모자 위로 후드티를 눌러쓴 남자가 골목길 초입부터 성큼성큼 따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 수정은 마냥 방향이 같은 것이겠거니 생각했다. 골목길 입구를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의문조차 갖지 않았다. 문제는 골목길에 들어서면서부터 그가 그녀의 걸음에 박자를 맞추기라도 하듯, 잰걸음으로 걸을 잰걸음으로, 느리게 걸을 느리게 따라오는 것에 있었다.

    본능이니 촉이니 얘기하지 않아도 위험하다는 것을 있었고, 수정의 머릿속으로 흉흉한 이야기 거리와 가십거리 들이 떠돌아다녔다. 하지만 그녀에겐 상황을 타개할 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만약 마트로 가거나, 경찰서로 달려가려는 방법을 택하려면 골목길에 들어서기 전에 해야만 했다. 골목 입구에서부터 그녀의 집까지는 판자촌의 낡은 집들 뿐이라, 도움을 요청할 곳도 마땅치 않았다. 그렇다고 뒤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수정은 애꿎은 손톱을 깨물었다. 그녀의 버릇 하나였다. 일이 풀리거나 생각할 거리가 있을 때면 그녀는 손톱을 입에 넣었다. 그녀의 부모는 어린 아이같다고 뜯어말리기 바빴지만, 지금은 부모도 곁에 없고, 급박한 상황이니 신경쓸 겨를 따위 없었다.

     

    900m

     

    처음에 수정은 그냥 무작정 뛰려고 했다. 사실 수정은 초등학교 육상부에 뽑히기도 했던 만큼 달리기에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남자를 상대로 도망가기엔 부담스러웠다. 또한 매우 불편했다.  어설프게 도망가다가 잡히기라도 하면 일이 일어날 같았다.

    다음으로 생각한 방법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편의점 따위는 없지만 어쨌든 주택가였다. 크게 소리지르며 도와달라고 울고불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내 수정은 머릿속에서 방안을 지우려 노력했다. 12시였다. 지하철 막차를 타고 넘어온 시간, 대개는 잠을 자는 시간이었다. 설사 잠을 자지 않더라도 과연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을 있을까 하는 것도 의문이었다. 신문이나 인터넷 따위에서 비슷한 상황에서 이웃들에게 외면받은 여자들의 이야기를 기억이 났다. 최후는 좋지 않았다.

     지금 당장은 뒤의 남자를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을 같다고 생각했다. 혹시 만에 하나라도 자신이 오해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아니, 그런 것이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었다. 

    수정은 고민 끝에112번으로 문자신고를 보냈다. OO OO 괴한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800m

     

    경찰에 신고를 해뒀으니 이제는 시간 싸움이었다. 출동할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했다. 중요한 것은 뒤의 남자가 자신이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다. 수정은 태연한 , 핸드폰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액정에는 즐겨 들어가던 유머 사이트가 켜져 있었지만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 게시판에 글쓰기를 눌러 지금 상황을 쓰려다가 수정은 멈칫했다. 괜히 지금 같은 상황을 글로 남긴다고 한들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을 같았고, 눈물이 터져나올 같았다.

    차라리 수정은 카카오톡을 열어 부모님께 SOS 보내기로 했다. 만에 하나라도 카톡 알림을 듣고 깬다면 도움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번을 카톡 메시지를 지웠다가 다시 적었다 반복하다가 수정은 엄마! 지금 집에 가는 길인데 쫓기고 있어!’라고 간신히 보냈다.

    하지만 수정이 아무리 뻔히 쳐다보아도 카톡 메시지 옆의  숫자 1 사라지지 않았다.

     

    700m

    달이 피어났다는 맞는 표현일까, 수정은 생각했다. 보통 일상에 쫓기고, 바쁘다 시간이 없다 외쳐대던 그녀에게 밤하늘이 낯설게 느껴졌다. 밤에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일상이었음에도 말이다. 이상 핸드폰을 잡고 있기도 힘들었던 그녀였다. 손에는 이미 땀이 흥건했다. 앞만 보기도, 뒤를 수도 없었던 그녀의 눈에 하늘이 들어왔다.

    보름달이 노란 빛을 뿜어내고 있었고 주변에 별들이 달에 구애라도 하듯 빛을 뽐내고 있었다. 그녀가 사는 거리인 어둑어둑한 뒷골목에도, 빛은 내려오고 있었다. 양옆으로 켜진 가로등이 아니었더라도 그리 어둡지는 않았을 것이다. 수정은 위안을 받았다. 비록 달에겐 수정 자신이 월요일날 1교시 수업 들으러 가듯, 보름달으로 피어나는 일상적인 일이라 해도 지금 당장은 마음을 달래주는 빛이었다.

    수정은 또한 대한민국의 치안을, 그리고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을 믿었다. 평소에는 아버지가 짭새라고 욕을 하기에 본인도 따라한 있었지만, 그건 진심이 아니었다. 사실 지금처럼 여자의 몸으로 늦은 시간에 귀가를 있는 것도 대한민국이 치안이 괜찮은 나라라는 반증이었다.

    너는 얼굴이 무기야, 사실 수정이 남성이란 성별을 가진 친구들과 이야기를 번씩 그들이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다. 귀가길이 아무리 여자에게 위험하더라도 너만은 안전할 거라고 말하던 그들, 처음에는 상처 받았었던 수정이지만 나중에는 웃어넘기며 본인 자신도 그럴 거라 믿었었다. 상처도 자꾸 나면 익숙해지는 것인지, 어느새 자신이 먼저 본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개그를 구사하기도 했다. 사실 수정 자신 생각에도 외모가 볼품없었다. 찢어진 눈에 얼굴엔 여드름이 모래알처럼 뿌려져있었다. 그래도 미운 얼굴, 거기에 턱이 당근 뿌리처럼 길게 뻗어나 농담이라도 예쁘단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만약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친구들이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새삼 궁금했다.

    어찌 보면 오늘 사건도 일련의 해프닝일지도 몰랐다. 사실 남자도 우연히 방향이 같은 것인데, 자신이 지나치게 예민한 것일 수도 있다.

    수정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쳤다.

     

    500m

     

    기숙사 생활, 수정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꿈이었지만 그것은 처음부터 단추가 맞지 않았다. 이름 유명한 학교라고 성적 맞춰서 간신히 합격한 학교에 그녀를 위한 기숙사 자리는 없었다. 시장에서 하루를 벌어 근근이 학교를 보낸 부모님께 좋은 자취방을 요구하는 무리였고, 고시원과 외진 곳에 있는 월세방 저울질을 하던 그녀는 발을 뻗을 있는 , 짐을 놔둘 있는 방에 이끌려 달동네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것도 도로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방들은 자리도 없지만 가격도 비싸, 입구에서 무려 1200m거리에 위치한 가장 후미진 곳에 위치하게 것이다. 경사도 가파르고, 골목도 너무 좁은지라 처음 복덕방 사장이 여자 혼자서 이런 동네 지내도 괜찮겠어?’ 물어봤던 일도 떠올랐다. 그때 수정은 괜찮아요. 올라오면 운동도 되고 공기도 맑네요.’라고 대답했다.

    수정은 그때 당시로 돌아가 옛날의 자신을 만나면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평상시면 지하철역에서 걸어서25, 나름 농담을 던지던 길은 지금은 마치 영화 히말라야에서 황정민이 죽을 힘을 다해 사투를 벌이던 눈덮인 산을 오르는 것처럼 무시무시했다. 초여름의 밤기운은 쌀쌀했고, 익숙하지 않은 하이힐은 발에 배겨 쓰렸다. 무엇보다  마치 초식동물처럼 궁지로 몰리고 있는 느낌에 심장이 조여오는 같았다.

    애써 냈던 용기와 희망 사이로 고통이 비집어 들어오고 있었다.

     

    300m

     

    씨발 X같은 놈들! 마음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기다리던 경찰은 감감무소식이었다. 신고 내용은 제대로 접수가 되었을지, 만약 접수가 되었다면 출동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오기나 할지 모든 의심스러웠다. 빌어먹을 새끼는 아직까지 쫓아오고 있었다. 이제는 혹시 아닐지도 모른다는 마지막 희망마저도 버릴 있었다. 새끼가 나를 해치려 한다는 .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아무런 답이 없었다. 오는 길에 사고가 터졌나, 일이 많아서 제대로 처리가 되고 있는 건가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마저 지쳤다.

    엄마 아빠도, 친구들 또한 카톡을 읽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전화를 돌리기도 했다. 내가 지금 쫓기고 있다고, 제발 급하게 와달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행인지, 혹은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게 해줘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불금의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징징거릴 타이밍도 주지 않았다. 경찰한테도 다이렉트로 전화를 해보고 싶었지만 그럼 자극을 받은 놈이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없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추운데 몸에 땀이 줄줄 났다.

    지금 내가 취할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력으로 달아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것은 확실했다. 이상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도움을 요청하기엔 이미 늦었다. 다행히 집도 이제 머지 않았다. 만약 뛰면 길어야 1분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마지막 선택이었다. 뛰다가 잡히면 그대로 끝이었다. 분기점을 선택해야 했다. 어디서 뛰어야 할까. , 그러고보니 즈음 지나면 있었던 똘비슈퍼가 떠올랐다. 물론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았다. 처음 이곳에 입주할 때만 해도70 넘어보이는 할머니가 가게를 지키고 있었던 기억도 났다. 가게 바닥에서 곰팡이 냄새가 나고, 멀리 가기 싫어 그곳에서 샀던 라면에는 초록색 곰팡이가 가득 피어있었다. 그거라도 지금은 장사를 하면 좋으련만. 이미 작년부터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똘비슈퍼는 집으로부터 매우 가까운 위치였다.  새끼와 나의 거리는어림잡아 30m, 막판에 방심한 틈을 달아난다면 제아무리 남자라도 쉽게 잡기 어려울 것이다.

     

    200m

     

    내가 똘비슈퍼를 분기점으로 선택한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그것은 똘비슈퍼를 기준으로 해서 위로 올라가는 길이 갈래 길로 나뉘는 것이다. 왼쪽 길은 채를 지나 정말 엉뚱하게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으로 가야 우리집이 있었다. 혹시나 운이 좋다면 갈림길에서 따돌릴 수도 있었다.

    집에만 들어가면 된다. 집에 들어가서 현관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경찰을 다시 불러 버티면 남자도 쉽게 뭔가 없을 분명했다. 혹시 만에 하나 남자가 억지로 침입을 시도하더라도 집에는 식칼이나 후라이팬 급할 무기로 있는 것도 있었다. 똥개도 집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남은 그저 목숨을 걸고 달아나는 일이었다.하이힐과 숄더백은 똘비슈퍼 앞에서 버릴 생각이었다. 겨울 방학 바람 맞아가며 주유소에서 일해서 돈으로 것들이지만 목숨보다 아까울 리는 없었다.

    똘비슈퍼는 머지 않았다. 발꿈치를 슬금슬금 들며 달아날 준비를 했다.

     

     

    똘비슈퍼 - .

     

    수정은 힐을 벗었다. 갈림길이 보였고, 그녀는 용수철처럼 몸을 튕기며 앞으로 달렸다. 바닥에는 돌부리가 가득했다. 처음에는 발에 구멍이 같은 통증이 들었고, 불이 것처럼 뜨거웠지만 이내 괜찮아졌다. 수정은 뒤를 돌아보았다. 남자는 당황한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살았다, 안도감이 들었다. 허나 안심하진 않았다. 그녀는 앞만 보고 달렸다. 가파른 길에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다. 입에는 단내가 났다. 하지만 집이 코앞에 있었다. 이제 열쇠를 열고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그녀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열쇠가 없었다.

    항상 그녀는 주머니에 열쇠를 보관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는 예전 가방을 소매치기 당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지 주머니는 생각보다 깊어서 열쇠를 보관하기에 안전한 장소였다. 위를 통해 튀어나온 적도, 구멍이 뚫려 밑으로 떨어진 적도 없었다. 이전까지는 분명 그랬다.

    이거 떨어뜨리셨네요.”

    , . 감사합·····.”

    몸에 배인 습관처럼 열쇠를 건네받으며 인사를 하던 수정은 입을 틀어막았다. 수정의 앞에는 후드티를 벗고 미소짓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남자가 팔을 휘두르는 보였고, 이내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수정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남자가 자신의 위에 타서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었고 여기저기가 욱신거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리 사이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느낌에 온몸이 잠식됐다. 수정은 알딸딸한 정신 속에서 멍하니 그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내 그의 움직임이 끝나고, 그는 침을 차례 수정의 얼굴에 뱉더니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수정은 그제서야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입이 막혀있어서 신음처럼 흐느꼈다.

    수정이 있는 방은 온통 컴컴했다. 밤인지, 낮인지도 분간할 없었다. 바닥은 나무로 돼있어서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삐걱삐걱했다. 다락방 되는 같았다.  몸을 일으켜세우면, 폴더폰처럼 허리가 반쯤 접혀야 했다. 때문에 항상 앉아있거나 누워있어야 했다. 문은 바닥에 붙어있었는데 밖에서 잠그게 돼있었다. 창문은 있었지만 열리지 않았고  페인트 자국 같은 가득 묻어 밖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수정은 시간의 흐름을 없었다. 시계도, 태양도 없었다. 다만 남자가 수정이 쓰는 밥그릇에 콘푸로스트를 담아주면 그걸로 먹을 때가 됐거니 짐작할 뿐이었다. 용변은 요강에 처리했다. 그는 항상 짝수 번째가 되면 수정의 몸을 탐했는데 그걸로 수정은 저녁 시간이겠거니 짐작을 했다. 짝수 번째 수정의 위에 올라탄 그에게선 항상 역한 냄새가 났다. 시큼한 땀냄새와 먼지냄새 . 아마 험한 일을 하는 것이겠거니 짐작했다. 그는 가끔 관계를 가지기 전에 자신은 씻지 않으면서도 수정은 깨끗하게 씻겼다. 그럴 때면 다락방 문을 열고 화장실로 데려갔다. 샤워기를 틀고 손바닥에 비누를 묻혀 수정의 여기저기에 문댔다. 그리고는 양치도 시키고 날만큼은 평소와 다르게 수정의 입에 자신의 고추를 집어넣었다.

    수정이 모든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순응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라타려는 그의 몸을 거부하려다가 얼굴부터 시작해서 몸을 두들겨맞고 이가 개나 빠지는 참사를 겪고서는 그가 무슨 짓을 하든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수정은 밤새도록 울었다. 혹시나 남자가 들을까 무서워서 입을 틀어막고 울었다. 후로도 남자는 수정이 잊혀질 만한 때쯤 폭력을 휘둘렀다.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고 맥주병이나 몽둥이를 사용하기도 했다.

    끝내 아무도 나를 구하지 않았다. 경찰도, 엄마, 아빠도. 골목길에서부터, 어딘지 모를 집까지 오는 길까지. 수정은 그런 생각들의 흐름에 괴로워했다.

    수정이 탈출을 결심하게 계기는 우습게도 배고픔 때문이었다. 수정은 사실 우유가 맞지 않았다. 콘푸로스트와 함께 먹는 우유 탓에 항상 설사를 했다. 덕분에 요강통 뚜껑을 열면 썩은 내가 진동을 했고 수정은 냄새에 취해 토했다.  항상 배가 고팠다. 몸은, 여기 오기 전보다 훨씬 말라 갈비뼈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렇다고 다른 식단을 달라고 요구를 배짱은 없었다.

    날은 남자가 수정을 화장실로 데리고 씻기는 날이었다. 수정은 평소처럼 몸을 깨끗하게 씻고 남자의 고추를 입에 무는 척하다가 불알을 있는 힘껏 물어뜯었다. 남자는 부부젤라 울음소리마냥 굵은 비명을 내지르더니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욕실 바닥에 피가 낭자하게 흘렀다.

    수정은 그를 힘껏 밀치고 알몸으로 뛰었다. 거실을 넘어 현관문을 열었다. 아침이었다. 햇빛이 눈으로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수정은 간만에 보는 태양에 눈살을 찌푸리며 간신히 앞을 내다봤다. 거리가 무척이나 익숙했다. 대가 들어올 길목 너머로 집이 있었다. 그리고 수정은 집을 너무 알고 있었다. 손떼 묻은 현관 손잡이부터 안에 있는 침대보 냄새까지 기억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집이었다. 수정은 감전이라도 천천히 걸어서 자신의 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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