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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690
    작성자 : -Y-
    추천 : 14
    조회수 : 1596
    IP : 183.97.***.96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6/06/21 23:34:52
    http://todayhumor.com/?panic_88690 모바일
    단편] 삶
    옵션
    • 창작글
    <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div style="text-align:center;"><img width="743" height="520" style="border:;" alt="LIFE.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6/1466519364c3038e5d91f64052b2a59fc239c3bced__mn300269__w743__h520__f28245__Ym201606.jpg" filesize="28245"></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삶은 결말은 결국은 끝입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끝, 그것에 대해 저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하지만 저는 이제 끝을 마주해야만 합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끝을 만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br><br>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어느새 병실에 도착했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드르륵, 소리와 함께 문은 열리고 그곳엔 아버지가 있었습니다.<br><br>저는 끝을 마주하는 것을 받아들였습니다.<br><br>갑자기 울컥하더니 눈물이 쏟아질것만 같았습니다.<br><br>이제 마지막으로 보게될 아버지의 모습이어서 그런것일까요.<br><br>어찌어찌 눈물을 참으려고 했지만 세월은 저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br><br>결국 우는 얼굴로 아버지를 맞이할수 밖엔 없었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래.. 요샌 어떠니?</font><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아버지는 아무렇지 않은듯 물어봤습니다.<br><br>저는 그저 언제나와 같다고 대답할 뿐이었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런 말 밖엔 나오지 않았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문득 아버지의 얼굴을 보니 아버지와 함께한 세월이 떠올랐습니다.<br><br>그 세월동안 저는 정말 악동이었고, 불효자식이었습니다.<br><br>우리 부자는 언제나 과묵했었습니다.<br><br>사실 철없는 제가 언제까지나 철들지 않았기 때문일겁니다.<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삶을 되짚어 봅니다.<br><br>반짝이는 별을 보며 그것이 별이라는 것을 알려주셨던 아버지.<br><br>푸른하늘 아래 샛노란 국화꽃밭에서 뛰놀던 나와 아버지.<br><br>전쟁통에 숨어지내던 나와 아버지.<br><br>그와중에 보급품이든 뭐든 내게 다 주셨던 아버지.<br><br>어머니 없이 홀로 온갖일을 하며 나를 도와줬던 아버지.</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제 인생은 아버지와 함께 흘러 갔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어느날 아버지는 저를 불러 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어머니의 이야기 였습니다.<br><br>아버지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와 나는 점점 멀어져만 갔습니다.<br><br>아버지는 성숙해졌다고 생각하셨겠지만 저는 당시 아직 미숙한 아이였던 것이죠.<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렇게 저는 집을 나와 살게되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br><br>그때 아버지는 저 몰래 혼수를 준비해 주셨더고 합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하지만 철없는 저는 그런 사람 모른다고 시치미 땠었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아버지도, 어머니도 이미 돌아가시고 없다고.</font></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하지만 아버지는 몰래 몰래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었습니다.<br><br>그러나 저는 언제까지나 미숙했었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리고<br><br>지금 이순간에 와서야 깨달았습니다.<br><br>아버지의 비애를.<br><br>아버지의 절망을.</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의 인생에서 저의 특별함만을 저는 알고 있었던걸 까요.<br><br>나의 인생에서의 아버지의 특별함을 잊고 살아왔었던 걸까요.</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저는 정말. 정말 오랜만에<br><br>아주 오래전 아름답게 반짝이는 은하수를 바라보면서 활짝 웃고 했던 그말.<br><br>샛노란 국화꽃밭에서 돌아오는 버스길에 했던 그말.<br><br>그리고 다신 하지 않았던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오랜만에 전해드렸습니다.<br><br>아버지는 빙그레 웃고 계실 뿐입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아픈건 아버지일텐데.<br><br>결국 언제나 아픔을 갖고 사는것은 아버지일텐데.<br><br>아버지는 정말.<br><br>정말 아무말 없이 웃어주셨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저는 눈물을 애써 눌러 참으며 웃어보였습니다.<br><br>그런 저를 보며 아버지는 눈물을 닦아주셨습니다.<br><br><br><br>아버지는 저를 보곤 말하셨습니다 .<br><br>정말 미안하다고.<br><br>사랑하는 이를 먼저 보내는 아픔을 겪게하여 정말 미안하다고.<br><br>내 기구한 인생에 휩쓸리게 만들어 미안하다고.</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저는 그런 아버지의 손을 쥐며 말했습니다.<br><br>슬퍼하지 말고 행복하시기를.<br><br>다신 고통없이 행복하시기를.<br><br><br><br>마지막의 순간이 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삶의 끝은 이제 찾아오는 것이겠지요.<br><br><br><br>눈을 감고 떠올려 봅니다.<br><br>몰래몰래 도와주던 아버지.<br><br>그러다 들통나면 멋쩍게 웃으시던 아버지.<br><br>아내의 죽음에 슬퍼하던 나를 위로해주던 아버지.<br><br>아들이 자라 손자를 낳았을때 같이 환호해주셨던 아버지.<br><br>아들도, 딸도 죽고 찾아오지 않는 손자,손녀들을 기다리며 쓸쓸해 하던 나를 위로 해주셨던 아버지.<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들도 죽고 더이상 가족도, 친구도 없는 세상에서 찾아오셨던 아버지.</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지금까지 그렇게 함께해주셨던 아버지.<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마지막 순간, 저는 살짝 눈을 떠 아버지를 바라봤습니다.<br><br>아버지는 마지막까지 웃어주셨습니다.<br><br>저도 따라 웃었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리고 눈을 감았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수백년의 삶이 뭉게뭉게 떠올랐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리고 마지막으로 떠오른 것은 보름달이 뜬 하늘 아래의 아버지와 저의 모습이었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정말, 아버지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습이었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아버지와 저는 행복해 보였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마지막으로 모든 삶들이 사라지고 어둠만이 남았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 속에서 저는 아버지의 행복을 소망했습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렇게 제 삶은 끝났습니다.<br></font></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br><br>끼익 소리와 함께 남자는 문밖으로 나왔다.<br><br>나는 그 순간 그 방에 있던 환자의 죽음을 깨달았다.<br><br>이상한 환자였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정말 젊어보이는데 60살이라고 했었다.<br><br>정말 60살 먹었다고는 지금도 생각하지는 않는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끽해봤자 40대 아닐까?</font></div> <div><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놀라운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br><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의 병은 불치병이었다.<br><br>아직까지도 설명할 수 없는 병이 있다는 것은 학회에 보고될 만한 이슈였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하지만 왜인지 그의 존재는 이 작은 시골병원 밖으로 새어 나가진 않았다.<br><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나는 청년에게 환자에 대해서 물어보았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러고보니 그에게 병문안을 온것은 이 청년 뿐이었다.<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혼자 살고, 혼자 죽는 사람이 늘어난 오늘날에 별로 이상한 일은 아니었지만.</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청년은 환자가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주었다.<br><br>젊은 사람이었는데 안타깝다고 전하니 그 청년은 그저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br></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청년은 서류를 작성하고 병원을 떠났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서류를 확인해 보는데 환자와의 관계에 '父'라고 적혀있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음? '父'가 무슨 말이지?</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뭐 대충 아들이란 말인가.</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그에게 물으려고 했지만 그는 이미 병원을 떠나고 있었다.</font></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font> </div> <div><font face="맑은 고딕" size="2">저 멀리 떠나는 그는 왜인지 고독해보였다.</font></div> <div> </div> <div> </div>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div><br>
    출처 도라지꽃의 꽃말은 소망,영원한 사랑.

    도라지 꽃입니다.. 보라색 펜이 없어서 채색은 못했습니다만..
    -Y-의 꼬릿말입니다
    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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