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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5424
    작성자 : 멜로디데이
    추천 : 17
    조회수 : 2661
    IP : 117.111.***.249
    댓글 : 16개
    등록시간 : 2016/01/02 19:55:01
    http://todayhumor.com/?panic_85424 모바일
    마녀는 죽지 않는다_부제: 니플헤임
    옵션
    • 창작글
     회색 빛 공기, 붉은 달이 뜬 이 곳은 망자들의 세계 '니플헤임' 이 곳에 발을 딛은 영혼은 그 누구든 산자들의 세계로 돌아 갈 수 없다.

     구우- 구우- 부엉이 한 마리가 또 하나의 영혼이 인도 되었음을 알린다. 그와 동시에 검은 대지 위의 거목이 뒤틀린다. 거목의 뿌리가 문어의 다리 마냥 흔들리고 거목의 중간이 출산을 앞 둔 암탉의 엉덩이처럼 반으로 갈렸다. 그리고 그 앞에선 로브를 쓴 무언가가 등을 비췄다.

     검은 구멍은 심연의 끝에서 숨이 끊긴 무언가를 불러냈다. 기이이이익- 과 같은 기괴한 울음소리와 함께 나무는 인간하나를 뱉어냈다. 

     뱉어낸 인간은 작았다. 다리 사이는 인두가 지져진 흔적과 가슴엔 시퍼런 멍 그리고 다 잘려버린 머리카락, 로브를 쓴 인도자는 작은 인간 여자가 고문을 당해 죽었음을 직감했다.

     '콜록'

     작은 인간은 나무의 침을 뱉어냈다. 그녀의 몸은 나무의 침으로 범벅이 된 상태이다. 그러곤 눈이 똥그래져 인도자를 올려다 보았다.

     "여긴 어디죠?"

     엉망인 얼굴과는 대비되는 맑은 초록 눈, 고문을 당해 죽지 않았다면 꽤나 예뻤을 얼굴이다.

     "니플헤임"

     인도자가 이 곳의 이름을 알리자 아아- 하며 탄식했다. '결국 난 죽은거 군요.', '당신은 신인가요?','왜 날 그런 고통에 내버려 두었나요?'라며 서럽게 울었다.

     "작은 인간아, 나는 너희 육신의 세계엔 관여 할 수 없단다."
     "나는 왜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 마녀로 몰려 죽어야 했나요?"

     작은 인간은 인도자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악을 쓰며 소리 질렀다. 인도자는 몇 분간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릴리의 눈을 맞췄다.

     "너는 육신을 가지고 있을때에, 무엇이라고 불렸니?"
     "살아있을때의 이름 말인가요? 릴리...릴리였어요."   

     인도자는 릴리의 이마에 손을 얹혔다. 그리고 가만히 그녀의 눈동자의 들여다 보았다. 인도자의 손 끝에서 릴리가 살아온 시간의 흐름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가난한 삶을 사는 와중에도 그녀는 자기 몫의 빵을 없는 이에게 나누어주었고 모든 일에 솔선수범 했다. 그리고 그녀가 유부남인 귀족과의 잠자리를 거부하자 마녀로 몰려 고문당했던 기억까지 전해졌다.

     인도자는 고민에 빠졌다. 작은인간의 초록색 눈이 반짝반짝 거렸다. 붉은 달만이 지배하는 이곳에서 얼마만에 보는 순수한 영혼인가 - 그는 마중나온 부엉이를 쳐다보았다.

     부엉이는 눈을 한번 깜빡- 하더니, 조금 더 깊은 세상으로 날아갔다.

     "릴리."
     ".....네"
     "이 곳에 발을 디딘 영혼은 절대로 산자의 세계로 돌아 갈 수 없단다."
     "....흐...전..저는....정말..."
     "초록 눈을 가진 소녀야, 너의 육신은 가난한 삶을 살았지만 네게 깃든 영혼은 고귀하다. 내 너에게 기회를 주겠다."
     "네?"

     초록 눈의 릴리가 반문했다.

     "나와 같은 인도자가 되는거다. 그럼 너는 사자의 세계에 머물 필요가 없다."
     
     작은 인간은 눈이 동그래졌다. 인도자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생전의 반짝이는 머리로 되돌아왔다.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나자 인도자는 그녀의 가슴팍을 쓸었다. 두들겨 맞아 검게 변했던 가슴팍은 하얀색으로 돌아오고 인두가 지져졌던 허벅지에도 새살이 돋았다.

     "아...."

     그리고 인도자는 릴리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작은 인간아 어려울게 없단다. 그저 착한 영혼에겐 안식을 죄지은 영혼에겐 마땅한 벌을 내리는 것이 우리들의 일이란다."
     
     릴리는 인도자의 품에 아이처럼 안겼다. 그 위론 새빨간 달이 비췄다. '할께요.' 라며 릴리가 인도자의 귀에 속삭였다. 인도자는 릴리를 크게 끌어안았다. 그 순간 세계가 뒤틀리고 붉은 만월이 반으로 쪼개졌다. 그리고 릴리의 등에 새까만 날개가 돋았다.

     "이제 너의 육신의 세계에 있던 일은 잊으렴, 너는 오늘 부터 인도자 릴리란다."

     초록눈의 인도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를 껴안고 있던 검은 형체는 로브만 남기고 사라졌다.





     
    출처 본인 글 "마녀는 죽지 않는다."(http://todayhumor.com/?humorbest_1165709)
    의 두번째 이야기 입니다. 

     마녀로 몰려 억울하게 죽은 릴리가 인간에서 인도자가 된 첫 번째 이야기이며 옴니버스식 자유연재 작품입니다.
    출처
    보완
    2016-01-07 17: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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