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아빠! 저기봐저기! 토끼모양 구름이다!"</div> <div> </div> <div>피곤에 절어 운전을 하고 있던 난, 아들의 말에 거울을 통해 뒷자석을 바라보았다.</div> <div> </div> <div>6살난 아들이 창에 코를 박고 하늘을 보고있었다.</div> <div> </div> <div>아이들에게 세상이란 신기한 것으로 가득차있는 곳인가 보다.</div> <div> </div> <div>시골집으로 오면서 아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연신</div> <div> </div> <div>"비행기다!"</div> <div> </div> <div>"아빠 터널이야!"</div> <div> </div> <div>라고 수다를 떨어대었다.</div> <div> </div> <div>평소라면 아내가 적당히 맞장구 쳐주었겠지만,</div> <div> </div> <div>오늘은 아들과 나 둘만 내려가는 중이다.</div> <div> </div> <div>그런 이유로, 귀찮지만 내가 일일이 상대해주어야 할듯하다.</div> <div> </div> <div>"그래. 아주 예쁘게 생긴 구름이네."</div> <div> </div> <div>아이들의 순수함은 가끔 어른들을 귀찮게한다.</div> <div> </div> <div><br> </div> <div> </div> <div>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div> <div> </div> <div>비포장 도로를 운전하랴, 아들의 말상대를 해주랴 난 이미 상당히 지쳐있었다.</div> <div> </div> <div>얼른 아들을 부모님께 맡기고 잠이나 푹 잤으면 했다.</div> <div> </div> <div>"아빠! 저기봐 저기! 보여?"</div> <div> </div> <div>"그래.. 보이는 구나"</div> <div> </div> <div>아들이 또 무언가를 본 모양이다.</div> <div> </div> <div>솔직히 지겨웠기 때문에 제대로 듣지도 않고 건성으로 대답해 주었다.</div> <div> </div> <div>잠시후, </div> <div> </div> <div>"할아버지! 할머니!"</div> <div> </div> <div>라는 아들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난 자유를 찾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br>실컷 자고 일어나서 집을 둘러보니 부모님과 아들은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div> <div> </div> <div>근처 개울로 놀러간것같다.</div> <div> </div> <div>피곤도 다 풀렸겠다 나도 개울이나 가볼까 하는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div> <div> </div> <div>느긋한 기분으로 마을어귀까지 나갔을때, 마을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것이 보였다.</div> <div> </div> <div>구경거리라도 있나 싶어 다가가서 가까이있던 아저씨에게 무슨일인지 물었다.</div> <div> </div> <div>"세상에나.. 산에서 노인 한분이 목을 매셨다는구만... 자식새끼에 마누라까지 일찍 보내고</div> <div> </div> <div>혼자 외롭게 살던 분인데 결국 가족 따라 갔구만."</div> <div> </div> <div>앞을 보니 사람들 사이로 천에 덮인 사람 형체가 보였다.</div> <div> </div> <div>오싹한 기분에 서둘러 자리를 피해 개울로 발걸음을 재촉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길을따라 걸으며 난 생각에 빠졌다.</div> <div> </div> <div>아까부터 드는 찜찜한 기분.</div> <div> </div> <div>무언가 놓치고 있는듯한 기분이었다.</div> <div> </div> <div>개울에 도착하여 부모님과 함께 물장구치는 아들을 보았을때,</div> <div> </div> <div>난 찜찜한 기분이 들었던 이유가 뭔지 알게 되었다.</div> <div> </div> <div>집에 도착하기 직전 마을어귀에서 아들이 마지막으로 발견했던 것...</div> <div> </div> <div>그때는 대충 들어서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div> <div> </div> <div>아들이 무엇을 봤던 건지 지금은 알수 있을것 같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빠! 저기봐 저기! 보여? 저 할아부지 메롱 한다 메롱."</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때 내가 고개를 돌려 아들이 가리키는곳을 바라봣다면, 아들처럼 웃지는 못했을것이다.</div> <div> </div> <div>아이들의 순수함은 가끔 어른들을 두렵게한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