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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1495
    작성자 : neptunuse
    추천 : 22
    조회수 : 4491
    IP : 110.35.***.120
    댓글 : 15개
    등록시간 : 2015/07/09 21:19:07
    http://todayhumor.com/?panic_81495 모바일
    야간산행중 만난것
    옵션
    • 창작글
    자정이 다가오는 시간. 

    주말이고 해서 혼자 출발한 산행은 늘 그렇듯이 상쾌했다.

    세상에 산과 나만이 있는 특별한 기분.

    야간산행을 고집하는것에는 이러한 이유가 크다. 

    한창 사색을 즐기고 있는데 산과 나만있는줄 알았던 이곳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었다.



    무심코 돌아본 뒤쪽 멀리 사람의 형체가 어렴풋이 보였다.

    그사람은 어두운 산길을 랜턴조차 키지 않고 천천히 올라오고있었다.

    이상한 생각이 살짝 들었지만 나도 달이 밝은 날에는 랜턴을 키지 않고 오르는 경우가 있어 그러려니 했다.

    산행중 사람을 본건 오랫만이지만 딱히 마주치고 싶지 않아 발걸음을 조금 빠르게 하여 먼저 멀찍이 올라가려했다.

    십분쯤 지났을까? 슬쩍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니 그사람은 여전히 내 시야가 닿는 곳에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처음의 거리와 전혀 차이가 없었다.



    조금 기분이 나빠졌다. 

    거리가 제법 되지만 이대로 정상까지 동행아닌 동행을 하기는 싫었다.

    마침 힘도 들겠다 잠시 쉬면서 저사람이 먼저 올라가길 기다릴 생각으로 등산로 옆 바위에 앉았다.

    배낭을 뒤져 에너지바를 하나 꺼내서 물과 함께 먹으며 시간을 보내었다.

    에너지바 하나를 다 먹고, 슬슬 그사람이 근처까지 왔겠다 싶어 고개를 들어 뒤를 보니

    그사람은 내가 앉을 당시의 그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서있었다.



    슬슬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쉬는 것을 보고 그사람도 쉬기로 결정했을수도 있지만

    난 한번도 저렇게 꼼짝않고 서서 쉬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그 사람은 말그대로 조금의 미동도 없이 어두운 산길 한가운데 서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있자니 그것이 사람이아닐거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그 이상한 형체를 주시하며 난 천천히 일어났다.

    저걸 지나쳐 다시 내려갈 용기는 나지 않았다.

    서둘러 정상으로 올라가 날이 밝기를 기다리는게 최선일것 같았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어나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겉으론 그전과 똑같은 걸음이었지만 내 신경은 온통 등 뒤에 쏠려있었다.



    잠시 후 궁금함을 견디지 못하고 슬쩍 뒤를 돌아봤다.

    그 형체는 처음과 똑같은 거리를 두고 날 따라오고 있었다.

    아니 처음보다는 거리가 조금 줄어든것 같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졌다.



    다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뒤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확실히 아까보다 거리가 훨씬 가까워졌다.

    그 형체를 자세히 볼 용기를 내지 못하고 고개를 다시 돌렸다.

    그 형체의 시선이 느껴져 뒤통수가 따끔따끔했다.

    공포심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새에 나는 산 정상을 향해 미친듯이 뛰어가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달린것 같았다.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심장은 터질것 같았다.

    다리가 풀려 옆에 서있는 나무에 기대어 숨을 골랐다.

    주저앉고 싶은 기분을 느끼며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긴장이 탁풀리며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등산로 옆에 쓰러진 채였다.

    탈진해서 쓰러질때 굴러떨어진 모양이었다.

    얼마나 기절해있었는지 해가 막 떠오르고 있었다.

    지난밤 기억에 몸서리를 치며 몸을 일으켰다.

    온몸이 쑤셔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몸을 풀어주고있던때,

    내눈에 무언가 들어왔다.



    등산로부터 내가 쓰러져있던 이곳까지 주욱 이어진 발자국.

    확실히 내 발자국은 아니었다.

    어제 내 뒤를 천천히 따라오던 그 검은 형체의 발자국이 분명하다.

    내 생각대로 그것은 사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발자국을 따라 시선을 옮기던 나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쓰러진 자리에서 일미터쯤 떨어진 곳에 나란히 찍혀 있는 두 발자국.

    거기에서 발자국은 끝이나며 어디에도 돌아간 흔적은 없었다.

    내가 기절해있던 동안 그 검은 형체는 조금 늦게 이곳에 도착한모양이다.

    그리고 해가뜰때까지 그자리에서 날 조용히 지켜본것 같다.

    왜 날 따라왔는지, 나에게 해코지를 하려했던건지 어쩐지는 정확히 알수없다.




    하지만 그 검은형체, 비록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발자국이 멈춘 저위치에 계속 서서 지금도 날 지켜보고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출처 자작 괴담
    neptunuse의 꼬릿말입니다
    적월 - 공포 카페
    http://cafe.naver.com/moonof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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