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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1812
    작성자 : neptunuse
    추천 : 17
    조회수 : 3949
    IP : 61.36.***.10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5/07/21 22:27:41
    http://todayhumor.com/?panic_81812 모바일
    아이들의 순수함
    옵션
    • 창작글
    "아빠! 저기봐저기! 토끼모양 구름이다!"
     
    피곤에 절어 운전을 하고 있던 난, 아들의 말에 거울을 통해 뒷자석을 바라보았다.
     
    6살난 아들이 창에 코를 박고 하늘을 보고있었다.
     
    아이들에게 세상이란 신기한 것으로 가득차있는 곳인가 보다.
     
    시골집으로 오면서 아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연신
     
    "비행기다!"
     
    "아빠 터널이야!"
     
    라고 수다를 떨어대었다.
     
    평소라면 아내가 적당히 맞장구 쳐주었겠지만,
     
    오늘은 아들과 나 둘만 내려가는 중이다.
     
    그런 이유로, 귀찮지만 내가 일일이 상대해주어야 할듯하다.
     
    "그래. 아주 예쁘게 생긴 구름이네."
     
    아이들의 순수함은 가끔 어른들을 귀찮게한다.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비포장 도로를 운전하랴, 아들의 말상대를 해주랴 난 이미 상당히 지쳐있었다.
     
    얼른 아들을 부모님께 맡기고 잠이나 푹 잤으면 했다.
     
    "아빠! 저기봐 저기! 보여?"
     
    "그래.. 보이는 구나"
     
    아들이 또 무언가를 본 모양이다.
     
    솔직히 지겨웠기 때문에 제대로 듣지도 않고 건성으로 대답해 주었다.
     
    잠시후,
     
    "할아버지! 할머니!"
     
    라는 아들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난 자유를 찾았다.
     
     
     

    실컷 자고 일어나서 집을 둘러보니 부모님과 아들은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근처 개울로 놀러간것같다.
     
    피곤도 다 풀렸겠다 나도 개울이나 가볼까 하는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느긋한 기분으로 마을어귀까지 나갔을때, 마을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것이 보였다.
     
    구경거리라도 있나 싶어 다가가서 가까이있던 아저씨에게 무슨일인지 물었다.
     
    "세상에나.. 산에서 노인 한분이 목을 매셨다는구만... 자식새끼에 마누라까지 일찍 보내고
     
    혼자 외롭게 살던 분인데 결국 가족 따라 갔구만."
     
    앞을 보니 사람들 사이로 천에 덮인 사람 형체가 보였다.
     
    오싹한 기분에 서둘러 자리를 피해 개울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길을따라 걸으며 난 생각에 빠졌다.
     
    아까부터 드는 찜찜한 기분.
     
    무언가 놓치고 있는듯한 기분이었다.
     
    개울에 도착하여 부모님과 함께 물장구치는 아들을 보았을때,
     
    난 찜찜한 기분이 들었던 이유가 뭔지 알게 되었다.
     
    집에 도착하기 직전 마을어귀에서 아들이 마지막으로 발견했던 것...
     
    그때는 대충 들어서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들이 무엇을 봤던 건지 지금은 알수 있을것 같았다.
     
     
     
    "아빠! 저기봐 저기! 보여? 저 할아부지 메롱 한다 메롱."
     
     
     
    그때 내가 고개를 돌려 아들이 가리키는곳을 바라봣다면, 아들처럼 웃지는 못했을것이다.
     
    아이들의 순수함은 가끔 어른들을 두렵게한다.
    출처 자작 괴담
    neptunuse의 꼬릿말입니다
    적월 - 공포 카페
    http://cafe.naver.com/moonof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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