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우리집 근처에는 검은색 길고양이가 돌아다닌다.</div> <div>워낙 동물을 좋아해서 집가는길에 참치나 간식같은걸 사다가 종종 주곤 한다.</div> <div>하지만 몇번이나 밥을 줬는데도 경계심이 많아서인지 좀처럼 가까이 오려하지 않는다.</div> <div>먹을걸 놓고 슬쩍 물러나면 그제서야 조심조심 다가와 먹을것만 먹고 후다닥 도망가버린다.</div> <div>오늘은 기필고 쓰다듬어 보겠다라고 생각하며 고양이 간식을 사서 집앞에 도착했다.</div> <div>분명 이시간때 쯤이면 근처에 있을텐데 보이질 않는다.</div> <div>마침 또 안경을 회사에 놓고 오는 바람에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찾기 어렵다.</div> <div> </div> <div> </div> <div>"나비야~, 어디있니 나비야~"</div> <div>내멋대로 붙인 이름을 부르며 두리번 거리고 있을때,</div> <div>골목 한구석에 웅크린 복슬복슬한 검은형체를 발견했다.</div> <div>왜 불러도 안오나 했더니 저기서 웅크리고 잠을 자고있었던 모양이다.</div> <div>"나비야 이리와서 이거 먹어, 일어나봐 나비야~"</div> <div>가까이 다가가면 또 후다닥 도망가 버릴까봐 멀찌감치에 쭈그리고 앉아 고양이를 부르기 시작했다.</div> <div>하지만 한참을 불러도 미동이 없었다.</div> <div>깊게 잠든건가 하고 오리걸음으로 조금씩 그녀석에게 다가가던중</div> <div>뒤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div> <div>고개를 돌려보니 나비가 내 뒤쪽에서 배고프다는듯 울어대고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br>몸을 돌려 간식으로 슬쩍슬쩍 유혹하자</div> <div>한발한발 다가오다가 먹이만물고 후다닥 도망가 버린다.</div> <div>거의 성공할뻔 했는데 아쉽다.</div> <div>그래도 며칠안으로 나비를 쓰다듬어볼수 있을것같다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div> <div>피곤하긴 했지만 웹서핑이나 할 요량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div> <div>연예기사를 보던중 눈에띄는 기사를 발견했다.</div> <div> </div> <div> </div> <div>내가 사는지역에서 일어난 토막살해사건.</div> <div>범인은 잡혔지만 이 일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div> <div>범인은 사체를 숨길생각도 없었는지 차를타고 이동하며 창밖으로 시체를 무작위로 던졌다고한다.</div> <div>그덕에 도로위나 놀이터 벤치같은곳에서 사람들이 시체를 발견하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div> <div>사체는 대부분 회수되었으나 아직 잘린 머리하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div> <div>세상이 험하니 별일이 다있다.</div> <div>수색을 빨리 해서 찾아야지 생각할수록 소름이 끼친다.</div> <div>피로 얼룩진 머리칼에 쌓인 차가운 사람머리가 길가에 덩그러니 놓여있다고 상상하면... </div> <div>그때 골목에서 보았던 검은 형체가 떠올랐다.</div> <div>안좋은 느낌이 들었지만 절대 확인해보고싶지는 않았다.</div> <div> </div> <div> </div> <div>하지만 만약. 정말 만약 그게 고양이가 아니었다면...</div> <div>내가 생각한 그것이 맞다면...</div> <div>난 골목에 쭈그리고 앉아 죽은 사람의 잘린 머리에 말을 건것이 된다.</div> <div>오늘은 잠이 올것같지않다.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