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아침에 출근준비중인데 갑자기 밖에서 누가 똑똑 하는겁니다. <br>곧이어 "보일러때문에~ 보일러잘돌아가요?" 하는 집주인 아주머니목소리가 들렸어요. <br>한파가 이어지다보니 보일러에서 물이 한두방울씩 떨이지는게 걱정이 되셨는지 내려오셨더라구요. <br>저는 얼른 나가 아주머니를 뵈었고. 바로 옆에 보일러창고로 함께 들어갔어요.<br>보일러밑을 보니 물떨어진 흔적이 있고 지금도 떨어지고 있는겁니다.  <br>아주머니가 떨어지는 물을 손으로 받아 제게 보여주며.. <br>"물어보니까 부품을 교체하든 보일러를 바꾸든 해야한다는데 혹시 보일러 이상있으면 얘기해요." 라고 말을 꺼내시더니 <br>갑자기 하시는 말씀이..  <br>"우리 아저씨가 얼마전에 돌아가셨어...그래서 내가 혼자 이런걸 다 봐야하는데... 아직 잘.." 이라며, <br>흐느끼며 말씀을 힘들게 이어가셨어요.  <br>저도 이 집에 세들어산지 2년이 넘었고. 아저씨도 종종 뵈었는데.. <br>얼마전부터 보이지 않았지만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어요. </div> <div>가끔 인사도 하고. 제 남자친구가 귤도 사다드리고. 그냥 인품좋아 보이신다라고만 생각해왔어요.  <br>저도 너무 놀라  아이고..아이고..어쩌다가..아이고 어떡해요 아주머니.. 하며 그냥 끌어안고 울었어요. <br>항암치료가 잘못되서 그러셨다고.. <br>귤이 있어 귤을 드렸는데 그걸 참 맛있게 드셨는데 그게 마지막이었어..라네요.  <br>제가.. "언제 그렇게 되셨어요?" 하고 물으니, 아주머니께서는 "1월 10일날 그리됐어.." 하시더군요.</div> <div>너무 마음이 아프고 ... 그 아주머니도 이제 혼자 계실텐데.. 아들들 모두 장가가고 분가하셔서 혼자 계신듯했어요.  <br>암튼 그렇게 하고 난뒤 아주머니는 집으로 돌아가시고. 저는 다시 출근준비를 하고 나왔어요.   </div> <div>모두 기억하실거에요.<br>얼마 전에 의정부의 한 오피스텔에서 큰 불나서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사망했죠..<br>사실 그 그 오피스텔에 제가 아는 동생도 살고 있었어요.<br>평일에 알바하는 친구였는데, 주말이라 늦게까지 잠을 자다가 누군가 문을 두드려서 창밖으로 도망쳐서 살았어요.<br>응급실로 이동된 후 보았는데, 여기저기 많은 상처가 있었고, 연기 그을음에 온 몸이 뒤덮힌듯,  그 날의 상황이 얼마나 처참했는지..<br>그 아이만 봐도 알겠더라구요. 다행히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 덕분에 지금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요.</div> <div>근데 그 날 아침이었어요.<br>저는 집에서 늦잠을 자고 있었어요.<br>근데 깨기 직전에 꾼 꿈이 너무 생생한 거에요.<br>꿈 내용은...</div> <div>제가 제 방 침대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창문이 훤히 열리더니 그 창문으로 어느 여자가 훌쩍 들어와서는<br>제 발 밑에 걸터앉는 거에요. 제가 놀라서 벌떡 일어났는데, 이번엔 현관문이 벌컥 열리더니, <br>어떤 남자아이(고딩정도?)가 뛰어들어오더니 작은방으로 들어가 옷장 속에 파묻혀서는 안 나오는 겁니다.<br>현관쪽을 바라보니 시커먼 ... 저승사자로 보이는 한 형체와 그 뒤에 시커먼 형체 2~3개가 보이더니<br>저보고 같이 가자고 하면서 문을 못 닫게 하는 겁니다. <br>저는 무섭다기보다는 화가 나서 안방침대에 앉은 여자에게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어요.<br>"어서 나가!!! 여기가 어디라고! 나가!!!" 악을 쓰다시피 소리를 질렀떠니 그 여자는 다시 창문으로 훌쩍 뛰어 나가더라구요.<br>그리고 작은방에 있는 남자아이에게도 소리를 질러 나가라고 했습니다.<br>옷틈에서 꼼지락대더니 일어나서 나가더군요.<br>저는 잘 닫히지 않는 문을 억지로 닫고는.. 그렇게 꿈은 끝이 납니다.</div> <div>그리고 얼마 뒤, 현관에서 쾅쾅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저를 부르는 남자친구의 목소리가 들렸어요.<br>문을 열자 약간 상기된 얼굴로, <br>"야, 의정부에 오피스텔 불났대! OO(동생이름)한테 가봐야 될 거 같해. 왠지 불안해."<br>제가.. "OO이가 거기 살아??"<br>남친이.. "아니 잘 몰라. 근데 검색해보니까 검색해서 나오는 오피스텔 내부사진하고 OO이가 나한테 설명해준 내부하고 너무 똑같아. 위치도 비슷해.<br>근데 전화까지 안 받아... 어제 늦게까지 알바해서 자고 있었을텐데.. " 라며 발을 동동 구르는 겁니다.<br>일단은 먼저 가보라고 했어요. 너무 생생한 꿈생각에 가기 전에 남친보고 조심하라고도 일렀어요.</div> <div>그 날... <br>어디로 갔을지 모를 그 동생을 찾기 위해 온갖 병원에 응급실마다 전화를 다 돌리고, 택시를 타고 병원까지 달려갔습니다.<br>다행히 큰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집으로 오니 어둑어둑해졌더군요.<br>하지만 왠지 꿈과 그 날의 일은 잘 매치가 되지 않아 이상했지만 그냥 찜찜해서 깊게 생각을 안 했습니다.</div> <div><br>오늘 다시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그 날의 의정부 화재사건을 검색해 봤어요.<br>날짜가 1월 10일이더군요.<br>1월 10일이면 주인 아주머니가 말씀하신.. 아저씨 돌아가신 날과 같은 날이더라구요.</div> <div>제 꿈과 연관시키기엔 뭔가.. 잘 매치가 되진 않아요.<br>하지만 제가 괜한 꿈을 잘 꾸지도 않고, 어떤 의미가 담긴 꿈을 자주 꾸는 편이거든요.<br>그 날만 큰 일이 그렇게 겹쳐서 꿈자리가 사나웠는지.. 알 수가 없네요.</div> <div>암튼 <br>생각이 많은 아침이었어요.<br>무엇보다 주인아저씨께서 그렇게 되시니 마음이 여간 무거운게 아니네요. <br>한 번도 세들어 산다고 무시한 적도 없으시고, 잔소리 한 적도 없으시고, 지나다가 인사드리면 같이 고개숙여 인사해 주시던 모습이<br>아직도 선하네요. 좋은 분이셨는데 그렇게 떠나시게 되서 참 안타깝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