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occugaku.com/">http://occugaku.com/</a></div> <div><br></div> <div><b>할머니는 귀신을 본다</b></div> <div><br></div> <div>우리 할머니는 좀 특이한 사람인데, 옛날부터 나한테만</div> <div>"이 할미는 귀신을 볼 수 있단다. 행여 남한테는 말하덜 말고"라고 하셨다.</div> <div>실제로 내가 귀신을 본 건 아니지만, 할머니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div> <div><br></div> <div>할머니가 귀신을 보게 된 건 자라고 나서 쯤인데, 15살(한국 나이 17살)쯤이었다고 한다.</div> <div>원래 후쿠오카에 사셨는데 후쿠오카 대공습이 있고 나서부터 보게 되었다고 한다.</div> <div>공습이 끝난 후,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들판이 타는 풍경만 펼쳐져 있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할머니의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사나하고 망연자실 해 있는데,</span></div> <div>큰 상처를 입은 남자를 발견했대.</div> <div>다가가 봤지만 도무지 살 것 같은 상처가 아니었대.</div> <div>양팔은 날아가고, 뇌는 튀어나와 있는데</div> <div>"아파, 아파.. 아빠... 엄마.."하며 울더래.</div> <div>할머니가 몸을 잡아보려고 했지만 웬일인지 잡히질 않아. 말을 걸어도 반응도 않고.</div> <div>그러다가 할머니도 무서워서 도망쳤대.</div> <div>그날부터 할머니는 귀신이 보였다고 했어.</div> <div>바깥을 내다보면 온몸에서 피를 흘리며 소리치는 사람,</div> <div>불타 문드러진 몸으로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사람, 머리가 없는데도 움직이는 사람.</div> <div>처음엔 마치 지옥 같았다고 했어.</div> <div><br></div> <div>공습이 끝나고, 친척 집에 살게 되었는데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여전히</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귀신이 보였어.</span></div> <div>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지.</div> <div>귀신이 보인다고 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던 시대였으니까.</div> <div>할머니는 꽤나 씩씩하던 사람이라, 점점 귀신을 보는 것도 익숙해졌대.</div> <div>할머니 말에 의하면 귀신은 모르는 척 하면 걔들도 별로 신경을 안 쓴대나.</div> <div>괜시리 다가가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하시는데,</div> <div>처음에 봤던 머리가 날아간 귀신한테 꽤 오랫동안 시달렸나 봐.</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 날, 거리들이 어느 정도 복구되었다 싶을 쯤에</div> <div>할머니가 아는 남자 애를 보셨대.</div> <div>이웃집에 살던 앤데, 종종 같이 놀아줬다나.</div> <div>그런데 분명 죽었던 애였거든.</div> <div>양팔이 없는.. 누가 봐도 아플 모습을 하고선</div> <div>할머니를 보더니 "누나!!!"하고 큰 소리로 부르더니 빙긋 웃으며 부르더래.</div> <div>하지만 귀신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알게 된 할머니는 계속 모르는 척했대.</div> <div>그리고 거길 지나갈 때마다 대답도 않는 할머니를 보고 "누나~"하고 계속 부르더래.</div> <div>"유령이 보이고 꽤 시간이 흘렀지만, 그 아이는 아직도 거기 있겠지..."</div> <div>하고 할머니가 쓸쓸한 듯 말하셨어.</div> <div><br></div> <div>무서운 대목 같은 건 없어서 미안해.</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