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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의뒷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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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7463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9
    조회수 : 2790
    IP : 103.10.***.90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02/14 18:05:26
    http://todayhumor.com/?panic_77463 모바일
    [오컬트학] 금단의 땅 [약스압]
    마음에 드는 글 찾기가 힘드네요. ㅜㅜ
    올리고 무도보러 가야징♬


    금단의 땅

    이 이야기는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내 고조 할아버지?)의 체험담입니다.
    타이세이 시대(주:1900년대 초반)의 이야기입니다. 꽤 옛날 이야기지요.
    고조 할아버지는... 음, 앞으로 마사오라고 부르도록 하지요.
    마사오는 사냥이 취미였는데, 틈만 있으면 산에 사냥하려 가서는
    멧돼지나 들토끼, 꿩 같은 걸 잡아왔다고 합니다.
    사격 솜씨도 꽤나 좋아서, 사냥꾼들 사이에서는 좀 이름을 날렸다고 합니다.
    "산"이라는 곳은 매우 신비한 일이 일어나는 장소이지요.
    우리 할아버지도, 마사오로부터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무서웠던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쾌청한 5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마사오는 엽총을 메고 늘 다니던 산에 혼자 올라갔습니다.
    애견이었던 타케루와 함께요. (견종은 아키타견이었답니다)
    마사오는 산 사냥 경험이 풍부했기 때문에 종종 혼자서 사냥하러 가곤 했습니다.
    그 산에는 마사오가 지은 산장도 있었고,
    사냥감을 거기서 요리하고 술도 마시는 것이 남모를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날은 아침부터 사냥을 시작했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았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산속이 어스름해지고 있었습니다.
    마사오는 '딱 한 시간만 더 해볼까' 싶어서, 사냥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약 30분 정도 흘렀을 때의 일입니다.
    마사오가 오늘은 글렀구나 하고 포기하려는데 갑자기 눈 앞에 튼실하게 생긴 멧돼지가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새끼까지 데리고요.
    마사오는 사냥감을 정하고 총을 쏘려고 했는데
    멧돼지는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서 놀랐는지 몸을 휙 돌려 산위로 올라갔습니다.
    마사오는 한 발 쏘았지만, 빗나간 것 같습니다.
    애견 타케루가 한 발 앞서서 멧돼지를 추격했습니다.
    마사오도 그 뒤를 따라 험난한 산길을 뛰어 올라갔습니다.

    15분 정도 추적했을까요.
    멧돼지 가족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타케루마저 놓쳐버려서, 하릴없이 있노라니 멀리서 타케루가 짖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 울음소리를 따라서 산길을 뛰었습니다.

    10분 더 달려간 곳에 타케루가 있었습니다.
    울창한 덤불을 향해서 막 짖고 있었습니다.
    좌우로 큰 소나무가 있어서 마치 무언가의 입구처럼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마사오는 그곳이 어딘지 알고 있었습니다.
    사냥꾼, 아니 그 지방에 사는 사람에게 터부시 되는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곳"이었습니다.
    마사오는 어릴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거긴 산신령님이 사시는 곳이야. 실수로라도 들어갔다가는 잡아먹혀"
    하지만 그 금단의 장소에서 안으로 들어가면 사냥감이 즐비하게 있다고 합니다.
    사냥감을 노리고 들어간 사냥꾼 중에서는 행방불명된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타케루가 그 덤불을 향해서 마구 짖고 있습니다.
    아까 점찍어 둔 멧돼지 가족이 근방에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마사오는 그 유혹을 떨치지 못 하고 금단의 땅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시각은 오후 5시를 지났을 무렵이고, 아직 주변은 육안으로 겨우 구별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아직은 밝아도 사냥을 하기에는 위험할 정도였지요.
    게다가 타케루도 조금 전부터는 짖지 않습니다.
    마사오가 그만둘까 싶던 때 다시 타케루가 짖으며 뛰었습니다.
    마사오도 그걸 따라 50m 정도 달려가다가
    타케루가 신음 소리를 내며 허리를 낮추고 위협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발견했구나 싶어 앞을 보니, 조금 넓은 곳이 나왔습니다.
    그 광장에 검은 그림자가 있고, 무언가 씹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름끼칠 정도로 짐승 냄새가 주변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마사오는 숨을 삼키고, 지면에 한쪽 무릎을 대고 엽총을 쏠 자세를 취하며 '저건 멧돼지가 아닌데'라고 생각했습니다.
    멧돼지 치고는 몸이 너무 가늘고, 털도 별로 나있지 않았습니다.
    늑대인가? 순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산에 늑대가 산다는 소리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땅에 쓰러져 있는 좀 전에 본 멧돼지 새끼를 먹고 있습니다.
    샤냥감을 가로챘구나하고 생각한 마사오는
    "그것"을 향해 엽총을 겨누고 쏘려고 했지만 방아쇠에 걸은 손가락이 좀체 움직이질 않습니다.
    아니, 온 몸이 굳은 것처럼 꼼짝하지 않습니다.
    무서워서 어금니만 딱딱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사오의 기척을 느꼈는지, "그것"은 식사를 멈추더니 천천히 마사오를 바라보았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그것은 사람 얼굴 같았습니다.
    그것도 네댓살 정도의 어린아이의 얼굴요.
    키는 150cm 정도 되어 보이고, 표범과 같은 몸에 짧은 털..
    쉽게 말하자면 "표범의 몸을 가진 얼굴만 사람 아이"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괴물이다..."
    마사오의 공포가 절정에 달했습니다.
    "그것"은 멧돼지 피로 범벅이 된 입술을 혀로 핥으며 마사오에게 다가왔습니다.
    이러다 죽겠다
    마사오가 그렇게 느낀 순간, 타케루가 "그것"에게 달려들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아이와 똑같이 울면서 왼발로 타케루의 코를 찔렀습니다.
    잠시 아연실색하고 있던 마사오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몸이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곧장 한 발 쏘았습니다. 하지만 총은 불발 되었습니다.
    "말도 안 돼"
    마사오는 언제나 엽총 관리는 신중히 하고 있었고, 오늘도 사냥을 나서기 전에 확인을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또 불발 되었습니다.
    마사오가 엽총과 씨름하는 동안 "그것"은 타케루의 목덜미를 물었습니다.
    타케루가 끔찍한 비명소리를 냈습니다.
    마사오는 정신없이 허리춤에 달아두었던 대도를 휘두르며
    마사오를 등지고 있는 "그것"의 등에 꽂았습니다.
    "으------------아------------"
    하며 발정난 고양이 같은 소리로 "그것"이 울부짖었지만 아직 타케루의 목덜미를 물고 놓지 않았습니다.
    마사오는 한 번 더 대도를 휘둘러 "그것"의 꼬리를 잘랐습니다.

    꼬리가 잘린 "그것"은
    "크르르르르르"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깊은 숲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마사오는 한동안 얼이 나간 채 서있었는데
    타케루가 헉헉대며 괴로워하는 숨소리를 듣고 제정신이 들었습니다.
    타케루의 목덜미에는 인간의 치열과 똑같은 잇자국이 나 있었습니다.
    출혈은 했지만 다행히 상처는 그리 깊지 않아서, 마사오는 소독약을 바르고 천으로 감싸 응급조치를 했습니다.
    혼자서 걸을 수 있는 모양입니다.
    우물쭈물하다가는 또 그 괴물이 덮칠 것만 같습니다.
    마사오는 타케루와 서둘러서 산을 내려왔습니다.

    이윽고 마사오의 오두막이 보였습니다.
    여기서 마사오가 사는 마을까진 30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마사오는 안심하여 더욱 재촉하여 마을로 서둘러 갔습니다.

    마사오가 이상하게 여긴 것은 오두막에서 15분 정도 내려왔을 무렵이었습니다.
    같은 길을 계속 돌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이 산은 마사오가 어릴 때부터 놀러다닌 곳이기 때문에 길을 헤맬 리가 없습니다.
    불안해진 마사오는 더욱 발길을 재촉하였습니다.

    15분이 더 경과하였을 때였습니다.
    "어찌 이런..."
    눈 앞에 좀전에 지나간 오두막이 서 있었습니다.
    마사오는 혼란스러웠지만, 너무 이상한 일을 겪어서 정신이 없었나보다 생각하고
    다시 한 번 길을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마사오는 절망하였습니다.
    아무리 걸어도 오두막으로 돌아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타케루의 숨도 거칠어진데다 목덜미에 감아준 천에는 피가 흥건했습니다.
    마사오는 내키지 않았지만 오두막에서 자기로 하였습니다.

    마사오가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을 땐 이미 저녁 8시가 지났습니다.
    안도감과 피로, 공복이 몰려와 마사오는 바닥에 대자로 누웠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만난 괴물을 떠올렸습니다.
    그건 혹시 신령이었을까..?
    그에 생각이 미치자 몸이 계속 떨려서 마사오는 오두막에 보관해두었던 소주를 마셨습니다.
    보존 식량으로 훈제 멧돼지 고기도 있었지만, 내키질 않았습니다.
    타케루에게 주니 신나서 먹어댔습니다.
    오늘은 잠이 도통 안 오네.
    그렇게 생각한 마사오는 옆에 엽총을 두고 불침번을 서기로 하였습니다.

    "사각 사각 사각 사각"
    긁는 듯한 소리에 눈이 떠졌습니다.
    피곤한데다 술까지 들어가서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 봅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가 지났습니다.
    "사각 사각 사각 사각"
    그 소리는 오두막 지붕에서 들려왔습니다.
    타케루도 깼는지, 낮은 신음 소리를 냈습니다.
    마사오도 무의식중에 엽총을 쥐었습니다.
    설마 그 놈이 온 건 아니겠지...
    마사오는 그렇게 생각햇지만, 오두막 밖으로 나가서 확인해볼 용기는 없었고
    엽총을 쥐고서 오두막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0분 정도.. 천장을 손톱으로 긁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지만 소리가 멎었습니다.
    마사오에게는 영겁의 악몽을 꾸는 것 같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소리는 그쳤지만 여전히 천장을 보았습니다.
    이윽고 "소근소근"하고 사람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리......리...." 
    마사오는 무서워서 덜덜 떨면서도 귀를 기울이려는데 갑자기 타케루가 무섭게 짖어댔습니다.
    그리고 무언가가 오두막 지붕을 달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무거운 것이 땅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이번에는 오두막 입구를 향해 짖어댔습니다.
    "사각 사각 사각 사각"
    좀전까지 지붕에 있던 것이 오두막 입구 문을 긁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타케루는 꼬리를 말고 뒤로 물러서면서도 계속 짖고 있습니다.
    "누, 누구야!"
    마사오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습니다. 문쪽으로 엽총을 겨눴습니다.
    그러자 긁던 소리가 멎더니
    이번에는 문 너머에서 또렷한 어린이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꼬리, 꼬리"
    그 놈이다.
    마사오는 무서워서 떨었습니다.
    덜덜 떨리는 어금니를 꽉 물고서
    "나한테 뭘 바라는 거야?!"하고 소리쳤습니다.
    타케루는 아직도 짖고 있습니다.
    "꼬리, 꼬리. 내 꼬리 돌려줘"
    "그것"은 분명히 사람 말을 하였습니다.
    마사오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문을 향해 총을 한 발 쏘았습니다.

    "꺅"하고 기묘한 소리가 문너머로 들렸고, 마사오는 두 발, 세 발 째 총을 쏘았습니다.
    총알로 뚫린 문 구멍에서 붉은 피로 충혈된 눈이 보였습니다.
    "꼬리, 꼬리. 내 꼬리 돌려줘"
    사람의 어린이 같은 목소리로 "그것"이 말했습니다.
    "난 꼬리 같은 거 몰라! 꺼져!!"
    마사오는 계속해서 방아쇠를 당기려 했지만 몸이 꼼짝도 않습니다.
    "꼬리, 꼬리. 내 꼬리 돌려줘"
    "그것"은 고장난 카세트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였습니다.
    "모, 모른다니까! 제발 저리 꺼져!"
    "꼬리, 꼬리. 내 꼬리 돌려줘"
    다시 사각사각 문을 긁으면서 "그것"은 문 구멍으로 충혈된 성난 눈으로 마사오를 보며 말했습니다.
    타케루도 더이상 짖지 않고 꼬리를 말고 웅크리고 있습니다.
    "나 아니라니까! 네 꼬리는 나도 몰라! 저리 가!"
    마사오는 굳은 몸으로 절규하였습니다.
    그러자 "그것"은 "아냐, 네가, 잘랐잖아!!"라고 소리치고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마사오의 기억은 그때부터 불확실합니다.
    문을 부수고 나타난 어린아이의 얼굴.
    분노로 충혈된 눈.
    날카로운 앞발의 발톱
    마사오의 얼굴에 느껴진 타는 듯한 고통.
    "그것"에게 달려드는 타케루.
    정신없이 산탄총을 난사하는 자신의 모습.

    마사오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마을 병원의 침대 위에 누워있었습니다.
    사흘 동안 혼수 상태였다고 합니다.
    왼쪽 뺨에 동물에게 찢긴 듯한 상처와, 오른쪽 다리 골절, 온 몸에 보이는 찰과상으로 중상이었습니다.
    마사오는 마을 사람들에게 "곰에게 습격 당했다"고만 말했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사오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아는 듯한 눈치로,
    점차 마사오는 마을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마사오는 도쿄로 이사하여, 도쿄에서 결혼하고, 제 할아버지가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마사오가 폐암으로 죽기 사흘 전에
    우리 할아버지에게 들려준 이야기라고 합니다.
    지명은 와카야마현에 있는 어느 산속 깊은 마을에서의 일이라고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애견 타케루는 마치 마사오를 지키는 모양으로
    마사오 위에 얹혀져 죽어있었다고 합니다.
    살점이나 뼈는 대부분 남아 있었다고 하는데,
    내장만이 하나도 빠짐 없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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