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occugaku.com/">http://occugaku.com/</a></div> <div><br></div> <div><b>택시</b></div> <div><br></div> <div>일전에 고향에 갔을 때, 택시를 운행하는 동생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div> <div>별로 무서운 건 아니에요.</div> <div><br></div> <div>자정 쯤 됐을 때 역 부근에서 영업사원인지 양복 차림의 남자를 태웠다고 합니다.</div> <div>그런데 그 남자는 완전 고주망태처럼 취해서 행선지는 똑바로 말하질 않고</div> <div>"쭉 가" "좀 전에 교차로 왼쪽으로 돌았어야지!"라고 하다가</div> <div>나중에는 "이래선 요금 못 내겠네"라고 말했답니다.</div> <div><br></div> <div>동생이 "못 내겠다"는 소릴 듣자 택시를 세우고 문을 연 후</div> <div>"손님, 죄송하지만 요금 안 내실 거면 여기서 내려주실래요? 여기까지 온 요금은 안 받을 게요"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라고 했답니다.</span></div> <div>당연히 주정뱅이는 큰 소리로 화를 냈지요.</div> <div>그때 시야에 사람 같은 게 언뜻 보이길래 그쪽으로 눈을 돌렸더니</div> <div>택시의 열린 문 쪽에 여자 한 명이 서 있었대요.</div> <div>머리는 한 갈래로 묶고 흰 원피스에 검은 레깅스 (동생 말로는 검은 색 내복 같다고 했습니다..)차림이었습니다.</div> <div>조용한 성격일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아이였습니다.</div> <div>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자길 보길래 혹시 택시를 타려고 그러나 싶기도 했고</div> <div>빨리 이 주정뱅이를 쫓아버리고 싶기도 해서</div> <div>"손님 죄송하지만 다음 손님이 기다리고 계시니 빨리 좀 내려주실래요?"라고 말했답니다.</div> <div>그랬더니 그 주정뱅이가 "뭐?"라며 열린 문으로 몸을 내밀었습니다.</div> <div>동생은 저 주정뱅이가 행여나 손찌검이라도 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운전석에서 내렸는데</div> <div>주정뱅이는 여자 얼굴을 보더니 엄청난 기세로 안쪽 자리로 이동하더니 "빨리 달려요!"라고 했답니다.</div> <div>아니, 너 안 태우고 싶다니까라고 생각하는데</div> <div>남자가 "빨리요! 돈도 선불로 낼 게요!"라며 5천엔 짜리를 냈다고 합니다.</div> <div>돈 준다면 뭐..라는 생각에</div> <div>"그럼 타셔도 되긴 한데요"라고 말했습니다.</div> <div>일단 기다리던 여자에게 사과라도 해야 하나 싶어서 여자를 봤더니</div> <div>빙긋 웃으며 동생에게 머리를 숙이길래</div> <div>이해해줬나보다 싶어서 동생도 "죄송합니다"하고 가볍게 목례를 하고 택시를 운전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후 별 탈 없이 남자를 집까지 바래다 줬는데 5천엔이나 나오는 거리도 아니었고 해서 잔돈을 건네려 했더니</div> <div>"잔돈은 필요없어!"하고 소리치곤 그대로 도망치듯 집으로 들어갔답니다.</div> <div><br></div> <div>이상하다 생각하며 가려던 찰나</div> <div>눈 앞.. 아니 좀 떨어진 길가에 좀 전의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div> <div>같은 옷을 입은 다른 사람인가 싶었지만 그 여자가 동생을 보며 목례하는 걸 보고 소름이 끼쳤답니다.</div> <div>왜냐면 택시로 달려온 거리만 따져 생각해봐도 살아있는 사람같지는 않았거든요.</div> <div>무엇보다 풍경에서 뭔가 혼자 붕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싶어 잘 봤더니 그림자도 없었고요.</div> <div>동생은 그대로 후진하여 교차로까지 달린 다음 방향을 틀어서 회사로 돌아갔다고 합니다.</div> <div>후진하는 사이에 여자는 어느 틈엔가 안 보였다지만요.</div> <div><br></div> <div>그리고, 며칠 정도 있다가 택시 회사로 전화가 걸려왔답니다.</div> <div>요약하자면,</div> <div>"일전에 네 택시를 탔더니 도중에 내릴 뻔한데다 잔돈도 안줬지 이 자식아"</div> <div>동생은 아, 그 주정뱅이구나 생각했습니다.</div> <div>하지만 회사에다 이미 그 이야기는 해두었기 때문에 사무실 사람이 잘 대응한 것 같은데</div> <div>집에 사과하러 오라고 하며 도무지 말을 안 듣더랍니다.</div> <div>"주소와 이름, 전화번호 받아뒀는데 어떻게 하실래요?"하고 상사하고 이야기하던 중</div> <div>또 그 남자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div> <div>이번에는 상사가 전화를 받았지만 이상한 소릴 합니다.</div> <div>전화를 끊고 나서 동생이 물어봤더니</div> <div>"좀 전에 전화한 건 내 착각이었던 것 같으니 안 오셔도 됩니다.</div> <div> 제 주소는 누가 물어봐도 절대로 알려주지 말아주세요"</div> <div>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그 여자 귀신은 분명 그 남자랑 무슨 연관이 있을 거야.</div> <div> 전화 내용도 그렇고, 분명 그 남자 때문에 자살한 거나 그런 걸 거야."</div> <div>라고 동생이 말했지만 전 그것 말고도 신경쓰이는 대목이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동생아, 아마도 그 여자는,</div> <div>네가 "타셔도 된다"고 해서 네 택시를 타고 주정뱅이 집까지 갔던 거라고 생각해.</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