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occugaku.com/">http://occugaku.com/</a></span></div> <div> <div><br></div> <div><b>작은 돌다리</b></div> <div><br></div> <div>쿄토 히가시산에 있는 영업소로 이동하게 된 것은 봄 무렵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때였습니다.</div> <div>작은 영업소였지만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div> <div>묵묵히 참고 일을 할 수 었었던 것은 오로지 동료들의 인품 덕분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날도 잔업이 좀체 끝나질 않았는데, 그러다 한밤중이 되었습니다.</div> <div>그래서 저보다 세 살 정도 위의 K씨가 아파트까지 바래다 주게 되었습니다.</div> <div>K씨는 성실하고 과묵하긴 했지만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타입이었고,</div> <div>저도 좀 느긋한 성격이라서 둘이서 별 생각 없이 조용히 밤길을 걷고 있었습니다.</div> <div>벚꽃이 피는 계절이라 길에는 복숭아색의 꽃잎으로 가득 찬 데다가</div> <div>저희 둘의 눈 앞에 뽀얀 꽃잎이 팔랑팔랑 떨어졌습니다.</div> <div>늦은 시간이다보니 떠들썩하게 꽃구경하는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아서</div> <div>조용하고 아름다운 그 풍경에 저는 푹 빠져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도중에 작은 돌다리를 건널 때</div> <div>왠지 이상한 기척이랄까 형언하기 힘든 느낌이 등 뒤에서 느껴져서</div> <div>괜시리 돌아보고 말았습니다.</div> <div><br></div> <div>하늘에 커다란 여자 얼굴이 펼쳐져 있었습니다.</div> <div>봄의 희미한 구름이 달에 비춰지고 있고 벚꽃색으로 뒤덮힌 산맥이 거대한 여자의 입이 되어 있었습니다.</div> <div>무표정을 한 그것은 작년에 돌아간 우리 엄마의 얼굴이었습니다.</div> <div>"엄마..."</div> <div>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더니 조금 앞서 가던 K씨가 깜짝 놀랐는지 어깨를 떨었습니다.</div> <div>"봤구나?"</div> <div>"네"</div> <div>"...여기서 뒤돌아보면 마음 속에 생각하는 여자 얼굴이 보인다고 하더라"</div> <div>"선배님도 돌아보신 적 있어요?"</div> <div>"응, 딱 한 번"</div> <div>저는 K씨의 부인이 자살했단 것이 생각났습니다.</div> <div>K씨의 부인은 노이로제로 집에서 목을 메달아 죽었다고 합니다.</div> <div>그리고 처음으로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K씨였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문득 보니 다리 끝자락에는 "추억의 얼굴 다리"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보였습니다.</div> <div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