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김기창씨는 서른 여섯의 백수 노총각이다. 딱히 누군가 그렇게 칭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를 그렇게 불렀다. 거기에 더해 자신을 잉여라 불렀다. </span>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언제부터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기창씨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어렸을 때에는 공부를 꽤 잘 했고 집안의 기대에 부응해 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좀더 좋은 일을 찾기 위해 공부를 오랫동안 하다보니 시간이 저절로 흘렀을 뿐이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부모님은 어느새 손을 놓았고 그는 가끔씩 친구들이 부탁하는 번역일이나 편의점 알바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그의 삶은 무기력 그 자체였다. 그래도 욕망은 있었다. 남들보다 편하고 여유롭게 살면서도 넉넉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랐고,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랐다. 자아실현이니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느니 하는 것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남보다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은 꾸준히 하고 있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명절이 되어 많은 기창씨를 비롯해 그의 형제와 친척들이 부모님이 사는 집으로 찾아왔다. 그들은 반년동안 못 나눈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반년 전과 전혀 다른 내용이 없었다. 기창씨를 중앙에 놓고 모두들 취직은 언제 할거냐. 결혼은 언제 할거냐. 얼마나 모았느냐. 이제 독립해야하지 않느냐. 기창씨의 기분은 아랑곳 없이 계속해서 말을 했다. 기창씨는 그 어느 해 명절보다 많은 술을 마셨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자고 가라는 어머니의 팔을 잔뜩 화난 표정으로 뿌리치고 심야 버스를 타고 자취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골목길. 비틀거리며 코너를 돌고 있는데 자신보다 한 30cm정도 큰 그림자가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술기운 때문에 피하지 못하고 부딫혀 뒤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것의 손이 기창의 머리쪽으로 다가왔다. 농구선수가 공을 잡는 것 같다고 기창씨는 생각했다. 눈이 감겼다. 그대로 기창씨는 정신을 잃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가 눈을 뜬 곳은 자기 집이 아닌 다른 원룸이었다. 일어나보니 전날 입었던 옷이 아닌 깔끔하고 귀여운 스타일의 옷을 입고 있었다. 어지러움을 참고 일어나 방을 두리번거리다 냉장고를 발견했다. 본능적으로 숙취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다. 음료수가 pc방 냉장고마냥 종류별로 진열되어있었다. 하지만 의심이 갔던 기창씨는 손을 대지 않고 싱크대에서 수돗물을 받아 마셨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정신을 조금 차린 기창씨는 이 알수 없는 집에서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문을 그 그림자가 버티고 있었다. 무서웠지만 헛것이라 생각하고 지나치려 했다. 하지만 물컹 하고 부딫혔다가 튕겨나갔다. 귀신처럼 통과할 수 있는 물체가 아니었다. 그 검은 그림자가 다가온다. 기창씨는 뒷걸음질쳤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어느새 그림자와 대면해 거실에 앉아있게 되었다. 그림자는 친절하게도 음료수를 따서 기창씨의 앞에 놔 주었다. 기창씨는 거절하면 웬지 안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음료를 마셨다. 달콤한 보통의 음료였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 그림자가 손짓으로 무언가를 표현한다. 수화를 하는 것 같다. 기창씨는 그림자를 자세히 관찰했다. 2m정도의 인간모습이었고. 그리고 중요 부위들을 보니 남자보다는 여자의 실루엣에 가까웠다. 그림자의 손짓을 오랫동안 쳐다보며 참고 있던 기창씨는 자신의 거시기를 붙잡고 힘든 표정을 했다. 그 그림자가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벽의 한 가운데 손가락으로 문을 그렸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렇다. 이 원룸에는 화장실이 없었던 것이다. 기창씨는 이제야 생성된 화장실로 들어가 볼일을 보았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가 볼일을 보고 나오자 그 그림자가 보란듯이 돈을 탁자에 놓았다. 그리고 거미줄과도 같은 것을 기창씨의 몸에 연결했다. 마치 동화구연을 할 때 쓰는 목각인형이 된 느낌이었다. 기창씨는 돈을 살펴보았다. 불에 비추어보거나 홀로그램을 살폈다. 진짜 돈이었자.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던 그림자가 기창씨의 등을 떠밀며 현관쪽으로 안내했다. 기창씨는 신발을 제대로 신고 밖으로 나왔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하나 둘 셋.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심호흡을 하고 도망치려고 속도를 냈다. 하지만 몸에 연결된 줄 때문에 어느 한계를 지나서까지 그림자와 멀어질 수 없었다. 줄에 연결된 부위가 붉게 달아오르거나 생채기가 나지는 않았지만 마치 자석에 끌려가듯 더이상 나아갈 수 없는 것이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는 포기하고 그 그림자가 유도하는 방향대로 이동했다. 그를 지나치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어느 누구도 기창씨에게 일어난 이변을 알아채지 못했다. 어느새 떠오른 태양을 쳐다보았다. 눈부심때문인지 한쪽 눈에서 찔끔 눈물이 흘렀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산책 비슷한것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집 안에 들어오니 그림자가 줄을 없애주었다. 편의점에서 사온 죽을 데워 먹고 나니 그림자가 화장실쪽으로 밀어넣었다. 들어가자 바로 샤워기 물이 쏴아 하고 나왔다. 이건 꿈일거야. 라고 생각하고 그 물을 맞고 오랫동안 있었다. 마음을 진정시킨 뒤 화장실을 나왔다. 그리고 처음 눈을 떴던 침대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눈을 떴다. 퀘퀘한 단칸방 안이었기를 바랐지만 여전히 위화감이 느껴지는 그 원룸이었다. 밥솥에서 삑 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저녁시간이 된 것이다. 냉장고를 열었다. 밑반찬도 있었다. 배가 고팠던 기창은 될대로 되라며 밥을 차렸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림자는 턱을 괴고 기창씨가 밥을 먹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기창씨는 그림자를 경계하며 밥을 한수저 떠 먹었다.</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맛있다. 진짜 맛있다. 그림자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림자가 조금 더 편안한 포즈로 기창씨를 바라보는 듯 하다. 기창씨는 배부르게 밥을 한 그릇 다 먹고 침대에 누웠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가 누운 침대 가까이로 그림자가 다가온다. 기창씨는 움찔 하고 놀랐다. 그림자가 기창씨의 이불을 걷는다. 그리고 배 부분을 살며시 어루만진다.</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천천히 천천히 부드러운 터치가 이어졌다. 기창씨는 갑자기 울컥 하며 무언가가 터져나오는 것을 느꼈다. 기창씨의 몸을 자신의 몸 쪽으로 끌어당기는 그림자. 기창씨는 어느새 그 그림자의 젖무덤 비슷한 것에 파묻혀 흐느끼고 있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의 삶은 어느새 그림자와 사는것에 익숙해졌다. 배고플 때면 밥이 나왔고 목이 마르면 물이 나왔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방이 깨끗하게 변했고 살이 찌려고 하면 억지로 산책을 나가게 되었다. 냉장고의 물건이 떨어지면 그림자가 돈을 주었고 무료할 때면 가끔 오래된 게임기나 노트북을 쥐어주었다. 하지만 통신이 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와 연락을 취할 수 없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물론 탈출하고 싶은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산책을 나갔을 때 그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그림자에게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경찰서 쪽으로 가서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들려오는것은 미친놈이라는 욕설과 비난의 눈초리였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어느새 갇혔다. 감금당했다. 라는 생각보다는 누군가에게 관심받고 케어를 받는다. 라는 긍정적인 느낌이 더 많이 들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렇다. 어느것 하나 부족함 없이 그는 잘 살수 있게 되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만 부족함이 없을리 없었다. 우선 가족이나 친구를 만날 수 없었다. 마지막에 말리던 어머니를 매몰차게 뿌리쳤던 기억이 맴돌아 괴로웠다. 비록 알바인생이었지만 거기서도 술한잔 사주며 인생을 논하던 친구와 선배가 있었다. 그리고 그리고...</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여자를 만나고 싶었다. 여자의 실루엣에 가까운 그림자 앞에서 도저히 자기위로를 할 수가 없었다. 물론 그 여자 그림자의 모습이 에로틱하게 보일때도 있었다. 그 그림자가 자신을 안을 때 그 부드러운 감촉에 흠칫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성적 흥분이나 호감을 느끼기 힘들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는 그동안 만났던 모든 여자들을 떠올렸다. 고등학교 때 첫사랑. 여자 교생선생님. 고시원 학원 옆자리 여자. 소개팅을 했던 여자. 자주 가던 카페의 여자 사장. 편의점 알바를 같이 했던 까칠한 여학생.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녀들을 떠올리며 밤을 지샜지만 도저히 진짜 여자를 만나지 않고서는 배길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림자와 함께 생활한지 1년여가 지난 때였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 어느날도 기창씨는 강제로 떠밀려 산책을 나갔다. 그림자가 머리맡에 마련해준. 어울리지 않는 밝은색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밖에 나갔다. 주변을 바라본다. 사람들이 활기차게 걸어다닌다. 그런데 뒤쪽에서 뜨거운 시선을 느꼈다. 기창씨는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한 여자가 실 같은 것에 묶여있었다. 자신과 마찬가지다. 기창씨는 그 선을 따라 위를 올려다보았다. 커다란 그림자가 그 여자의 몸과 연결된 선을 조종하고 있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는 자기도 모르게 여자에게 달려갔다. 웬일인지 그림자는 막지 않았다. 그리고 그 여자를 조종하는 그림자도 그 자리에 멈춰있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는 여자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여자는 잡힌지 이제 겨우 한달정도 된 것 같았다. 매우 혼란스럽고 괴롭고. 도망치고 싶은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여자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과잉 행동을 하자 여자 위에 떠있던 그림자가 실을 통해 제지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는 조만간 익숙해질 것이라며 여자를 위로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여자는 말했다. 자긴 탈출할 수 없지만 그쪽은 가능할것 같아 말해준다고.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이 지역의 가로등이 모두 꺼지는 새벽 4시에는 그림자가 움직일 수 없으며 그때는 집 밖으로 나가도 실에 연결되지 않는다고.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하지만 자신은 그 때 멀리 도망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잡혔다고 말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언젠가 시도해 보길 바란다며 여자는 그 그림자에게 끌려가듯 사라졌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를 잡고있는 그림자 또한 기창씨를 억지로 끌고갔기 때문에 기창씨는 그녀를 뒤로할수밖에 없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새벽 2시. 평소엔 잠에서 깨지 못하던 기창씨가 깨어났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날 낮에 들었던 그 말이 생생히 떠올랐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창밖을 보았다. 아직은 가로등 몇개가 켜져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새벽 세시. 입술을 깨물며 어디로 도망쳐야 할까 고민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새벽 세시 반. 남은 가로등이 하나 둘 꺼진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새벽 네시. 시작이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조심스레 방 문과 집 문을 열었다. 집의 문을 열고 발을 조심스레 디딘다. 고개를 빼꼼 내민다. 기창씨는 기함을 토했다. 그동안 한번도 줄이 연결되기 전에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자유롭게 몸을 문밖으로 빼낼 수 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현관에서 나와 구겨신었던 운동화를 다시 신었다. 그리고 달렸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산책을 하면서 이곳이 어딘지, 길이 어디로 뚫려있는지를 이미 봐왔다. 기창씨는 도로가 나오는 쪽으로 무직정 달렸다.</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한 20분을 내리 달렸을까. 숨을 돌리던 기창씨는 드디어 택시를 발견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택시- 하고 크게 숨이 넘어갈듯이 부르자 택시가 멈췄다. 택시를 타고 주소를 불렀다. 1년동안 제대로 된 인간과의 대화 없이 지낸 터라 기창씨의 말은 매우 어눌했지만 그래도 인내심 강한 택시기사는 그의 말을 다 알아듣고 택시를 출발시켰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부모님이 계신 집에 도착했다. 택시기사에겐 집에 가서 돈을 가져와 주겠다고 안심시킨 뒤 부모님을 불렀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문 안쪽에 인기척이 없자 기창씨는 문을 두드리고 있는대로 소리질렀다. 한참이 지나서 누군가 나왔다. 그리고 뺨을 쳤다. 고개를 들어 상대편을 바라보았다. 그는 기창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었다. 동네 시끄럽다며 당장 꺼지라고 멱살을 잡혀 골목 어귀까지 끌려갔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택시기사는 혀를 끌끌 차며 맞고 있는 그를 지나쳐 욕설을 한마디 내뱉고 택시를 몰고 가버렸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슬퍼진 기창씨는 하염없이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비가와도 눈이와도 밤이 와도 걸었다. 그가 입은 유아틱하고 밝은 옷이 바래도록 걸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다리가 아파 도저히 걸을 수 없게 되자 그는 근처 벤치에 앉아 한참 있었다. 하늘과 들과 사람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오후 늦게는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그에게 탈출방법을 알려주었던 그녀. 그리고 그림자를.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림자는 이제 그녀뿐 아니라 다른 여자 한명도 묶어놓고 산책을 가고 있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여자가 지나가며 말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이 삶도 익숙해지니 괜찮은 것 같아요. 라고.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하지만 끌려가듯 줄에 매달려 사라지는 그녀의 눈빛은 슬퍼보였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처음엔 경찰서에 가려고 했다. 그 다음엔 정신과에 가서 치료를 받고. 그 후 정신이 안정되면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하고 재정적으로도 안정이 되면 부모님을 찾아...</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안정? 어느세월에.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는 마지막으로 느낀 안정이라는 감정을 기억해 냈다. 검은 그림자의 포근한 품에 안겼을 때. 그 그림자가 부드러운 손으로 볼품없이 불룩 튀어나온 배와 흰머리가 듬성듬성 난 머리칼을 쓰다듬어 줬을 때.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는 그때의 기분을 좇아 다시 하염없이 걸었다. 그리고 그가 감금당했던 그 원룸을 찾아냈다. 몇번을 망설였다. 과연 들어가도 될 것인가. 여러가지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의 그동안의 인생을 살펴보면 딱히 행복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분명 어렸을 때에는 공부를 잘 했다. 100점짜리 시험지를 건네면 부모님이 기뻐했고 유행하는 로봇 장난감을 받을 수 있었다. 중고등학교때는 약간의 은따를 당했지만 그래도 공부 하는 것 자체가 싫지는 않았다. 특히 지구과학을 좋아했다. 지구와 우주와 은하를 연구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잡지의 행성 사진을 가위로 오리기도 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하지만 너무 긴 시간을 괴롭게 보내야 했다. 그는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을 십여년간 억지로 공부해야 했고 부모와 친척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5,6년간은 수모와 핍박을 당해야 했다. 특히 자신이 한때 경멸하던 잉여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그를 더욱 괴롭게 했다. 그래. 미약하지만 자살시도를 한 적도 있다. 세번째 시험에서 탈락한 날 그는 손목을 그었다. 하지만 그의 죽음에의 의지는 너무 얕아서 지금은 미세한 상처만 남아있을 정도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는 다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떠올렸다. 잘 사는것. 잘 사는것은 어떤 건데? 배 곪지 않고 등따시게 사는 것. 그리고 힘든 일 하지 않는 것. 남부러울 것 없이 사는 것. 부모님이 창피해하지 않을 아들이 되는 것.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부모님은 이제 만날 수 없다. 고 생각했다. 1년여의 생활로 동사무소나 구청을 찾아갈 정도의 지혜를 잃은 기창씨는 부모님을 만난다는 전제는 포기해버렸다. 아니 알고 있더라도 딱히 찾고 싶지 않은지도 모른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는 자신의 적당한 욕망을 실현시켜 줄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 원룸의 문을 열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림자가 반기듯 그에게 빠르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에게 스킨십을 한다. 그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그래. 이 느낌이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림자는 그를 씻기고 정성껏 돌보았다. 그 순간 기창씨를 진심으로 걱정하는것은 이 그림자 뿐이었다. 기창씨는 피로를 느끼고 정신을 잃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눈을 떴다. 매우 밝은 빛이 보인다.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움직일 수 없다. 드라마 같은 곳에서 수술실을 연출할 때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림자 둘이 우스꽝스럽게 양 손에 흰색 고무장갑을 끼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순간이나마 여태까지의 모든 일이 꿈이길 바랐던 기창씨의 마음은 산산히 조각났다. 하지만 기창씨는 다시 안정이라는 마음상태로 들어갔다. 그래. 그림자만이 나를 돌봐준다. 나를 안아주고 달래주고 밥과 안식처를 준다. 지금은 아프니까 병원에서 수술까지 해 주는구나.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모든 것이 그를 위한 일이었다. 기창씨는 드디어 자신이 원하던 것들을 다 얻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앞으로 일하지 않아도 따뜻한 집에서 편안히 먹고잘 수 있고 누군가에게 비교당하거나 욕을 먹지 않고 살 수 있다. 이렇게 병원에까지 데려가주니 건강하게 오래 살 수도 있겠지. 자아실현같은건...뭐랄까. 지금은 하고싶은 것 따위 없으니. 그래. 단하나. 여자를 만날 수 없구나. 여자. 그때 그림자에 끌려가던 그 여자. 그 여자를 데려갔던 그림자에게 나도 데려가달라고 청해볼걸. 그 여자가 날 딱히 싫어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여러가지 생각을 하던 기창씨의 의식이 흐려졌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삐익-</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익숙하지 않은 소음에 기창씨가 눈을 떴다. 수술이 끝난 모양이다. 한참을 쉬고 몸을 일으켰다. 그림자가 기뻐하는 듯 하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의 체력이 겨우 걸어갈 수 있을 때가 되자 재빨리 그림자의 실이 그의 몸을 감싼다. 그리고 그림자들끼리 둥둥 떠서 무언의 인사를 나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장갑을 꼈던 그림자가 기창씨에게 다가와 말을 한다. 여러번 반복해서 인내심 있게.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1년간 그림자와 살았던 기창씨는 몇가지 단어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가 한 말을 조합해보았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앞으로 더 오래 살 수 있다. 괴로움은 없을 것이다. 덩치도 더 커질 수 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는 좋았다. 단지 아픔을 치료한 것이 아니라 더 건강해지고 오래 살수 있다고까지 하다니. 그림자들에게 감사했다. 그가 고개를 조아리자 그의 그림자가 기창씨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의 인생의 행복과 비교하면 그림자의 집을 다시 찾은것은 매우 잘 한 선택이었으리라. 그는 수술 전에 생각했던 것 들을 다시 되짚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일하지 않아도 따뜻한 집에서 편안히 먹고잘 수 있고 누군가에게 비교당하거나 욕을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것. 자아실현같은건...뭐랄까. 지금은 하고싶은 것 따위 없으니.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래. 단하나. 여자를 만날 수 없구나. 여자.</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여자가 뭐지?</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리고 난 뭐지?</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아리송하지만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의아해 하고 조금 침울한 기분이 들었을 뿐 이내 기창씨는 편안해졌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기창씨는 오늘도 침대에 누워 그림자의 품에 기대어 잠든다. 그림자는 그의 볼품없는 배와 듬성듬성한 머리를 쓰다듬고 그는 그림자에 파고든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시간이 오래 지난만큼 그림자의 말도 더 잘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자가 한명을 더 데려온다는 것 같다. 웬지 질투가 나지만 그래도 참아야지. 그림자의 비위를 상하게 하면 이 생활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 그는 그림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몸을 비비 꼬며 최대한 섹시한 포즈들을 취했다. 그것을 보고 그림자가 기뻐하는 것 같다고 기창씨는 생각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중성화도 시켰는데 왜 요즘 이상한 행동을 하지? 버려야하나."</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림자가 그를 보며 말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fin</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y. 쿠밍</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br></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그동안 옛날에 썼던 것만 올렸는데 이제 다 떨어져가서</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오랜만에 새로 쓴 글을 올립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공포...에 맞을지 모르겠지만 기분나쁜 그림자의 정체라든지 기창씨의 최후라든지</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미스터리한 부분이 공포심을 줄 수 있다고 여겨</div> <div style="font-family:UICTFontTextStyleBody;font-size:17px;line-height:normal;">공포게에 올렸습니다. </di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