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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2768
    작성자 : 쿠밍
    추천 : 20
    조회수 : 3038
    IP : 125.146.***.55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4/09/17 21:06:26
    http://todayhumor.com/?panic_72768 모바일
    (몽상소설) 지갑 (19)
    <span>평소 가지고 다니던 카드지갑이 많이 낡아서<br>실밥이 터져서 벌어지기 시작했다. <br>마침 휴일이고 인터넷에서 가죽을 리폼하는 블로그를 발견한지라 </span> <div><span>당장이라도 뜯어서 다른 것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br>작게 모양을 내어 자르면 열쇠고리같은 것은 대여섯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br><br>사실 이 카드지갑은 꽤 오래전에 사귀던 여자친구가 준 것이었다. 그것도 직접 만들어서. <br>그녀와는 1년도 채 사귀지 못했다. 워낙 방어적이며 보수적인 그녀와는 그렇다할 스킨십도 잘 하지 못한 채 아쉽게 헤어졌다.  </span></div> <div>힘들었지만 그녀를 잊는것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div> <div>딱히 추억이 담긴 사진을 불태우거나 선물을 처분하고자 하는 마음도 들지 않았다. </div> <div>추억은 추억대로 남기고 필요한 물건은 필요에 의해 잘 사용할 뿐이다. </div> <div><span>물론 지금의 와이프에게는 비밀이지만. <br><br>옛 추억을 떠올리며 카드지갑의 실을 뜯었다. 처음 받았을 때의 설레던 감정이 살아나는 듯 하다. 바느질을 할 때 유난이 힘들었다며 입술을 삐죽 내밀던 그녀를 귀엽게 쳐다봤던 기억이 난다. </span></div> <div><span>카드지갑의 겉면과 안감 사이는 두꺼운 종이와 약간의 솜을 채웠던 듯 폭신했었다. <br>사이를 벌리고 겉의 가죽을 떼어냈다. <br><br>시커먼 무언가가 방바닥에 떨어져내렸다 .<br><br>지갑을 가득 채웠던 것은 두꺼운 도화지 한장과...<br>그리고 그동안 천이나 솜으로 알고있었던 그것은. <br><br>꼬불거리는 음모였다. </span></div> <div><span>기겁하며 손에서 지갑을 떨어뜨렸다. <br><br>어째서 이런게 들어있는걸까. <br><br>당장에 그것들을 모아 태워버렸다. 일단 기분이 나쁘고. 아내에게 들킬 경우에는 애초에 변명하기도 힘들 것 같았다. <br><br>그녀는 어쩌면 특이한 성적 취향이라던가 가학성 같은 것 때문에 나를 멀리한 것이 아닐까. </span></div> <div><span>손을 잡을 때도 어깨를 끌어안을 때도 유난히 나를 밀어냈던 것은...<br><br>그것보다 소름끼치는것은 내가 이 지갑을 5년 넘게 목에 걸고 품에 넣고 다녔다는 것이다. <br><br><br>fin</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y.쿠밍</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span></div> <div><span>19라기보단 좀 더럽다고 느끼실수도...</span></div> <div>여러분은 이제 목에 걸고계신 목걸이 카드지갑을 한번씩 살펴봅니다. 레드썬</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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