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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2628
    작성자 : 쿠밍
    추천 : 8
    조회수 : 1225
    IP : 59.7.***.108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9/11 22:28:02
    http://todayhumor.com/?panic_72628 모바일
    (몽상소설) 괴물
    <span>지금 내 앞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br><br>평소처럼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집에 들어왔다. <br>오늘은 사실 야근을 피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부장이 갑자기 화를 내며 그동안 있었던 기획을 엎고 새로 고치라 엄포를 놓았던 것이다. <br>억울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화가 조금 났을 뿐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단칸방의 퀘퀘한 냄새를 맡으며 정리를 한 뒤 몸을 씻고 자리에 누워 잠이 들었다. <br>새까만 새벽. 의식이 깨어버렸다. 네다섯시간밖에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에 새벽에 잠이 깨어버린 것은 너무 아까운 일이었다. 억지로 눈을 감고 다시 잠들려고 했다. <br><br>그때. <br><br>쾅쾅<br>쾅쾅<br><br>지진인가. 굉음이 들리고 자리가 울렸다. 몸이 붕 떴다가 가라앉았다. <br><br>벌떡 일어났다.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br><br>눈을 비비고 어둠에 익숙해지고 사물이 분간될 정도가 되었다. 눈 앞에 평소의 벽과 다른 것이 있었다. <br><br>회색의 벽돌들이 나란히 진열된 무언가가 있었다. <br>항상 곁에 두는 핸드폰을 켜서 앞의 사물에 비춰보았다. <br><br>이다. 치아다. <br><br>가지런히 배열된 치아가. 다물어진 채, 그리고 입술은 웃고 있었다. <br><br>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그 치아는 하나하나가 손바닥만 했더. 핸드폰을 떨구자 빛이 천장을 향했다. <br><br>얼굴 전체의 험상궂은 윤곽이 드러났다. <br><br>그 거인은, 그러니까 이의 주인은 사람의 형상을 한 괴물이었다. <br><br>코에는 주근깨가 보일정도로 컸다. 코 오른쪽에는 사마귀가 도드러지게 나 있고 볼이 씰룩씰룩 거릴때마다 떨어질 듯 움직였다. 입가엔 미소가 걸려 있었다. <br><br>움직일 수 없었다. 공포보단 알수없는 위화감이 들었다. 단칸방엔 이런 괴물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핸드폰의 빛에 의존해서 눈을 조금씩 돌렸다. <br><br>녀석은 머리뿐이었다. <br><br>아무리 자세히 봐도 목 아래부분이 존재하지 않았다. 마치 예리한 절단기로 잘린 고깃덩이같이 목이 공중에 떠 있었고 흉칙한 큰 얼굴이 거기에 있었다. <br><br>그것의 눈동자가 허공을 보고 있다가<br><br>눈을 돌렸다. 눈이 돌아가는 소리까지 삐그덕 하며 귀를 자극했다. <br><br>투명한 망막에 내 얼굴이 비친다. <br><br>내 얼굴이 그 눈 안에서 커져간다. 아니 그 얼굴이 내 얼굴쪽으로 다가온다. <br>슬금슬금 뒤쪽으로 기어 도망쳤다. 그 얼굴도 같이 따라온다. 그리고<br><br>입을 쩌억 벌렸다. <br><br><br>그 안의 혀가. 목젖이. 잇몸이<br>그로테스크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이상하게도 껌껌하지만 안의 물건이 다 보였다. <br><br>아랫입술이 내 이불부터 집어삼킨다. 혀가 나와서 내 몸쪽으로 향한다. 그제서야 내 목에서 소리가 났다. <br><br>"으 으악 악 살려줘."<br><br>발버둥 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것의 입안에 들어가고 말았다. <br><br>"으아악."<br><br>손발도 없이 입 뿐이지만 흡입력으로 내 몸을 빨아당겼다. 그리고<br><br>우지끈-<br><br>순간적으로<br>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br><br>하지만 알고 있다 <br><br>내 하반신이 잘려나간 것이라는걸<br>그리고 내 상반신은 원래 있던 원룸 바닥으로 철퍼덕 하고 떨어졌다. <br><br><br>그리고 그것을 깨닫자마자 격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br><br>"으으 으악 으아악!"<br><br>팔의 힘으로 어떻게든 벗어나려 기어간다. 하지만 그것이 다시 다가왔다. <br><br>그리고 나머지 나의 몸을 집어삼키려 했다. 이번엔 정말 죽겠구나 싶어서 입술을 잡고 버티다가 있는대로 손으로 쥐어뜯었다. <br><br>하지만 결국 삼켜졌다. <br><br>입안에서 우물우물 하다가 <br>목구멍쪽인 듯 한쪽으로 강제이동 되었다. <br>좁은 목구멍을 빠져나가며 온 몸이 조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br><br>잠깐 목구멍?<br><br>그럼 다시 빠져나갈 수 있는건가?<br><br>팔의 힘만으로 일단 나가려고 발버둥쳤다. <br><br>거꾸로 삼켜진 나는 머리를 먼저 빼낼 수 있었다. <br><br>그리고 남은 상반신을 죽을 힘을 다해 빼냈다. <br><br><br><br><br>철퍼덕<br><br><br><br><br>바닥에 부딫혔다. 고통스러웠지만 아까만큼은 아니었다. 눈을 떴다. <br><br>잠들기 전과 같은 내 방. 그리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나. <br><br>몸을 일으키려는데 아직도 허리가 아프고 몸을 가눌 수 없다. 손으로 뒤져보니 핸드폰이 보인다. <br><br>화면을 켜서 확인해보았다<br><br>발치에 있던 큰 행거가 쓰러져 허리를 누르고 있었다. <br>몸을 일으켜 빼냈다. 온 몸이 아팠지만 꿈처럼 하반신이 절단된 것은 아니었다. <br><br>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이윽고 알람이 울렸다. <br><br><br>악몽에 행거에 깔린 허리까지 아파 회사에는 전화를 하고 늦게 나갔다. 혼날 각오를 하고 회사에 들어갔다. <br><br>"이제와?"<br><br>어제의 원흉인 부장이 실실거리며 말했다. <br><br>"네. 뭐..."<br><br>그리고 어젯밤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br>부장의 코 옆. 사마귀가 있었다. <br><br>언제 저런게 있었지?<br><br>게다가<br><br>입술이 다 터 있었다. 마치 어제 잡아당긴 입술 같았다. 그제서야 어제 공포 이전에 느낀 위화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br><br>" 자리 앉아. 뭐해?"<br><br>"네, 네 알겠습니다."<br><br><br><br>나는 괴물이 되지 말아야지. <br><br>다짐을 하고 업무용 컴퓨터를 켠다. <br></span><br style="color:#333333;font-family:'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font-size:14px;letter-spacing:-1px;line-height:21px;"><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y. 쿠밍</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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