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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2588
    작성자 : 쿠밍
    추천 : 13
    조회수 : 1644
    IP : 121.128.***.113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4/09/10 10:12:26
    http://todayhumor.com/?panic_72588 모바일
    (몽상소설) 산행

    엠티촌의 첫째날 밤.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무리. 성철은 소주를 한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겪은 이야기는 말야...

    무서운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벌써 겁 많아보이는 여학생은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1년전에 산행을 한적이 있어. 광수 너는 그날 있었으니 대충 알거다. 아마. 
    그때 나 귀신보고 까무러쳤던 날 있잖아. 

    -아 그날?

    -응 근데 내가 그 정체를 알아냈다는거 아냐 ㅋㅋ

    성철의 말에 따르면 처음엔 오기로. 그다음엔 남자의 자존심으로 시작한 산행이라고 했다.

    그다지 높거나 큰 산은 아니었다. 그때도 엠티같은 것을 가서 남자들끼리 술한잔을 걸쳤다. 군대얘기가 나오고 구보얘기가 나오다 어떻게 된건지 엠티촌 뒷산을 밤사이에 넘을 수 있다 없다라는 내기가 펼쳐졌던 것이다. 

    -하필 내가 당첨이 되어버려서 말이지. 

    무서웠지만 친구들의 비아냥에 어쩔 수 없이 산으로 혼자 올라갔다. 그래도 많이 취하지도 않았고 산이 낮은데다가 여차하면 바로 아래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목표는 산책로를 따라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는것. 

    랜턴을 들고 터벅터벅 걸었다. 풀벌레 소리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니 더 으스스 했다.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계속 걸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시간을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켰다. 그런데 전원을 눌러도 화면이 켜지지 않았다

    -아씨. 이게 왜이래?

    욕을 하며 결국 시간도 확인 못하고 걸었다. 갑자기 등 뒤에 오한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생각과 확인을 꼭 해야한다는 상반된 생각이 교차했다. 뒤를 휙 돌아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바람이겠거니 하고 다시 앞을 향하려고 하는데...

    우측에 얼굴이 있었다. 

    달빛이 유난히 밝았던 날인지라 랜턴을 비추지 않았는데도 그것은 보였다  

    마치 블랙홀처럼 뚫린 가늘게 웃는 눈 두개. 그리고 알수없는 미소를 띈 입

    이렇게 세개의 검은 점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흔들거렸다. 마치 2차원 상에 놓인 점 같았다  

    미소가 점점 깊어졌다. 바람이 불자 그것은 세차게 흔들리는 듯 했다. 얼굴이 다가온다. 

    -으아악!!

    성철은 뒷걸음질 치다가 넘어졌다. 그것이 다시 다가오고 있었다. 결국 랜턴도 던지고 오던길을 되돌아 가 도망쳤다. 

    한참을 가다가도 뒤를 돌아보았다. 그것이 뒤쫓아오고 있었다. 세 점의 위치는 달라져 있었다. 눈사이는 더 멀어졌고. 입도 더 삐뚤어져 있었다. 그것이 비웃고 있었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계속 뒤쫓을거야. 죽을때까지. 

    온갖 생각이 교차했다. 잡히면 죽는다. 죽는걸까? 귀신한테 잡히면 정말 죽나?왜 죽지? 귀신이 물리적으로 힘을 쓸 수 있나?

    계속 이런 생각을 하니 조금은 무서움이 덜 해서 걸음을 늦췄다. 

    뒤를 돌아보았다. 그것은 아직 그 자리에 있었다. 

    노려보았다. 그 얼굴은 여전히 바람에 흔들리듯 움직이고 있었다. 

    -올테면 와봐. 귀신새끼야. 

    거센 바람이 불었다. 그 얼굴이 휙 하더니 갑자기 달려들었다. 척 하고 차가운 느낌과 끈적하고 기분나쁜 느낌

    으어 으어어

    그대로 성철은 기절했다. 

    -뭐야 어떻게 된거야?

    다른 친구가 물어보자 성철이 대답했다. 

    -다음날 이상하다고 생각한 친구들이 아침에 날 찾았지. 산책로에 누워있었는데 어땠는지 아냐? 들으면 놀랄거다 아마 

    킥킥거리던 성철은 말을 이었다. 

    -내 몸에 큰 거미줄이 붙어있었다는거야. 그리고 나뭇잎 세개가. 딱 세개가 거기에 붙어있었대. 나중에 정신차리고 유추를 해 봤지. 
    아. 내가 나뭇잎 세개 붙은 큰 거미줄에 속은거구나. 결국 난 공포때문에 그 자리에서 맴돌다 기절한거야

    -야 이거 신박한데?

    -응. 어두운데서 보면 얼굴처럼 볼수도 있겠어. 

    친구들이 말했다. 그때 광수가 말했다. 

    -너 그자리에서 계속 맴돌았다고?

    -응

    -얼굴을 쓰러지기 전에 잠깐 본게 아니라 계속 봤다고?

    -엉

    광수가 말했다.

    -이건 굳이 말 안해도 될거라 생각했는데...너 쓰러진데서 되게 많이 들어가봤더니. 거기에 니 랜턴 있었어. 

    -응?

    이해를 못 한듯 하자 광수가 다시 말했다. 

    -랜턴이 500m 는 더 걸어가야 있더라. 그럼 거미줄이 너 따라서 500미터나 왔단 얘기야?



    분위기가 싸해졌다. 







    by . 쿠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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