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소설) 괴물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쿠밍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1-11-04

방문 : 575회

닉네임변경 이력

일반게시판
베스트게시판
베스트오브베스트
댓글목록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72628

작성자 : 쿠밍★

추천 : 8

IP : 59.7.***.108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9/11 22:28:02

http://todayhumor.com/?panic_72628

모바일

(몽상소설) 괴물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평소처럼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집에 들어왔다.
오늘은 사실 야근을 피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부장이 갑자기 화를 내며 그동안 있었던 기획을 엎고 새로 고치라 엄포를 놓았던 것이다.
억울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화가 조금 났을 뿐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단칸방의 퀘퀘한 냄새를 맡으며 정리를 한 뒤 몸을 씻고 자리에 누워 잠이 들었다.
새까만 새벽. 의식이 깨어버렸다. 네다섯시간밖에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에 새벽에 잠이 깨어버린 것은 너무 아까운 일이었다. 억지로 눈을 감고 다시 잠들려고 했다.

그때.

쾅쾅
쾅쾅

지진인가. 굉음이 들리고 자리가 울렸다. 몸이 붕 떴다가 가라앉았다.

벌떡 일어났다.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눈을 비비고 어둠에 익숙해지고 사물이 분간될 정도가 되었다. 눈 앞에 평소의 벽과 다른 것이 있었다.

회색의 벽돌들이 나란히 진열된 무언가가 있었다.
항상 곁에 두는 핸드폰을 켜서 앞의 사물에 비춰보았다.

이다. 치아다.

가지런히 배열된 치아가. 다물어진 채, 그리고 입술은 웃고 있었다.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그 치아는 하나하나가 손바닥만 했더. 핸드폰을 떨구자 빛이 천장을 향했다.

얼굴 전체의 험상궂은 윤곽이 드러났다.

그 거인은, 그러니까 이의 주인은 사람의 형상을 한 괴물이었다.

코에는 주근깨가 보일정도로 컸다. 코 오른쪽에는 사마귀가 도드러지게 나 있고 볼이 씰룩씰룩 거릴때마다 떨어질 듯 움직였다. 입가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움직일 수 없었다. 공포보단 알수없는 위화감이 들었다. 단칸방엔 이런 괴물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핸드폰의 빛에 의존해서 눈을 조금씩 돌렸다.

녀석은 머리뿐이었다.

아무리 자세히 봐도 목 아래부분이 존재하지 않았다. 마치 예리한 절단기로 잘린 고깃덩이같이 목이 공중에 떠 있었고 흉칙한 큰 얼굴이 거기에 있었다.

그것의 눈동자가 허공을 보고 있다가

눈을 돌렸다. 눈이 돌아가는 소리까지 삐그덕 하며 귀를 자극했다.

투명한 망막에 내 얼굴이 비친다.

내 얼굴이 그 눈 안에서 커져간다. 아니 그 얼굴이 내 얼굴쪽으로 다가온다.
슬금슬금 뒤쪽으로 기어 도망쳤다. 그 얼굴도 같이 따라온다. 그리고

입을 쩌억 벌렸다.

그 안의 혀가. 목젖이. 잇몸이
그로테스크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이상하게도 껌껌하지만 안의 물건이 다 보였다.

아랫입술이 내 이불부터 집어삼킨다. 혀가 나와서 내 몸쪽으로 향한다. 그제서야 내 목에서 소리가 났다.

"으 으악 악 살려줘."

발버둥 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것의 입안에 들어가고 말았다.

"으아악."

손발도 없이 입 뿐이지만 흡입력으로 내 몸을 빨아당겼다. 그리고

우지끈-

순간적으로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알고 있다

내 하반신이 잘려나간 것이라는걸
그리고 내 상반신은 원래 있던 원룸 바닥으로 철퍼덕 하고 떨어졌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자마자 격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으으 으악 으아악!"

팔의 힘으로 어떻게든 벗어나려 기어간다. 하지만 그것이 다시 다가왔다.

그리고 나머지 나의 몸을 집어삼키려 했다. 이번엔 정말 죽겠구나 싶어서 입술을 잡고 버티다가 있는대로 손으로 쥐어뜯었다.

하지만 결국 삼켜졌다.

입안에서 우물우물 하다가
목구멍쪽인 듯 한쪽으로 강제이동 되었다.
좁은 목구멍을 빠져나가며 온 몸이 조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잠깐 목구멍?

그럼 다시 빠져나갈 수 있는건가?

팔의 힘만으로 일단 나가려고 발버둥쳤다.

거꾸로 삼켜진 나는 머리를 먼저 빼낼 수 있었다.

그리고 남은 상반신을 죽을 힘을 다해 빼냈다.

철퍼덕

바닥에 부딫혔다. 고통스러웠지만 아까만큼은 아니었다. 눈을 떴다.

잠들기 전과 같은 내 방. 그리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나.

몸을 일으키려는데 아직도 허리가 아프고 몸을 가눌 수 없다. 손으로 뒤져보니 핸드폰이 보인다.

화면을 켜서 확인해보았다

발치에 있던 큰 행거가 쓰러져 허리를 누르고 있었다.
몸을 일으켜 빼냈다. 온 몸이 아팠지만 꿈처럼 하반신이 절단된 것은 아니었다.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이윽고 알람이 울렸다.

악몽에 행거에 깔린 허리까지 아파 회사에는 전화를 하고 늦게 나갔다. 혼날 각오를 하고 회사에 들어갔다.

"이제와?"

어제의 원흉인 부장이 실실거리며 말했다.

"네. 뭐..."

그리고 어젯밤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부장의 코 옆. 사마귀가 있었다.

언제 저런게 있었지?

게다가

입술이 다 터 있었다. 마치 어제 잡아당긴 입술 같았다. 그제서야 어제 공포 이전에 느낀 위화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 자리 앉아. 뭐해?"

"네, 네 알겠습니다."

나는 괴물이 되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고 업무용 컴퓨터를 켠다.

by. 쿠밍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09/12 00:21:00 175.223.***.140 케닉 206331
[2] 2014/09/12 11:23:22 112.173.***.211 터펜스 550207
[3] 2014/09/15 02:21:30 183.96.***.159 빙그뢰 282502
[4] 2014/09/16 01:06:21 211.244.***.105 피카쮸돈까스 365984
[5] 2014/09/20 03:32:41 211.221.***.27 삐룽삐룽 209628
[6] 2014/09/21 00:38:25 183.99.***.223 허니베이비 117653
[7] 2014/09/22 13:16:31 121.129.***.212 ㅅㅠㅅ 458056
[8] 2014/09/24 19:34:23 121.150.***.195 최고의친구 512071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몽상소설) 회송열차 [3]

쿠밍

14/09/15 20:58

(몽상소설) 교통사고 [11]

14/09/14 21:36

14/09/13 23:00

14/09/12 22:16

▶

(몽상소설) 괴물 [1]

쿠밍

14/09/11 22:28

(몽상소설) 산행 [5]

쿠밍

14/09/10 10:12

(몽상소설) 고기 [6]

쿠밍

14/09/09 09:54

(몽상소설) 타일 [1]

쿠밍

14/09/07 18:47

(몽상소설) 개 [7]

쿠밍

14/09/06 23:12

(몽상소설) 따라온다 [5]

쿠밍

14/09/06 11:34

(소설)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 [12]

쿠밍

14/09/04 21:33

126

(소설) 헤드폰 [9]

쿠밍

14/09/03 23:17

요즘 갇히는 분은 많은데 스스로 가둔사람도 있나여?

쿠밍

14/08/31 10:08

어제 단식을 하루 했습니다.

쿠밍

14/08/28 09:51

세월호 특별법 관련 릴레이 단식 참여하실분들을 위해... [1]

쿠밍

14/08/27 11:29

단식을 하게 되면 어디에 올려야 하죠? [23]

쿠밍

14/08/27 08:15

나중엔 대기업에서 폐지줍는것도 프랜차이즈 차려서 원빈을 모델로... [4]

쿠밍

14/08/13 09:43

184

박지성 김민지 결혼화보에 웬 송편이.. [1]

쿠밍

14/07/16 15:24

551

my little portal 은 대체 뭔가요? [9]

쿠밍

14/07/16 00:05

주식 이렇게하면 손해인가요? [6]

쿠밍

14/07/10 10:26

총알 600만원, 모닝 2개중에 어떤것을 사는것이 좋을까요? [14]

쿠밍

14/06/15 18:46

157

241543903을 구글에 검색하면 냉장고에 머리가 들어가 있는 [2]

쿠밍

14/06/12 18:47

290

알로에 수딩젤 여닫을때 귀찮죠? [8]

쿠밍

14/05/21 21:42

138

14/05/02 17:36

14/04/27 11:21

380

노란 리본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쿠밍

14/04/26 23:35

104

박근혜의 지지율은 아마 떨어지지 않을겁니다. [5]

쿠밍

14/04/21 21:16

464

다이빙 벨 가지고 간 이종인씨. 구조당국 난색에 발 묶여

쿠밍

14/04/21 08:36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쿠밍

14/04/17 20:54

112

[1] [2] [3] [4] [5]

분류	게시판
베스트	베스트오브베스트 베스트 오늘의베스트
유머	유머자료 유머글
이야기	자유 고민 연애 결혼생활 좋은글 자랑 공포 멘붕 사이다 꿈 똥 군대 밀리터리 미스터리 술한잔 오늘있잖아요 투표인증 새해
이슈	시사 시사아카이브 사회면 사건사고
생활	패션 패션착샷 아동패션착샷 뷰티 인테리어 DIY 요리 커피&차 육아 법률 동물 책 지식 취업정보 식물 다이어트 의료 영어 맛집 추천사이트 해외직구
취미	사진 사진강좌 카메라 만화 애니메이션 포니 자전거 자동차 여행 바이크 민물낚시 바다낚시 장난감 그림판
학술	경제 역사 예술 과학 철학 심리학
방송연예	연예 음악 음악찾기 악기 음향기기 영화 다큐멘터리 국내드라마 해외드라마 예능 팟케스트
방송프로그램	무한도전 더지니어스 개그콘서트 런닝맨 나가수
디지털	컴퓨터 프로그래머 IT 안티바이러스 애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윈도우폰 심비안
스포츠	스포츠 축구 야구 농구 바둑
야구팀	삼성 두산 NC 넥센 한화 SK 기아 롯데 LG KT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리그
게임1	플래시게임 게임토론방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모바일게임
게임2	던전앤파이터 롤 마비노기 마비노기영웅전 하스스톤 히어로즈오브더스톰 gta5 디아블로 디아블로2 피파온라인2 피파온라인3 워크래프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밀리언아서 월드오브탱크 블레이드앤소울 검은사막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2 베틀필드3 마인크래프트 데이즈 문명 서든어택 테라 아이온 심시티5 프리스타일풋볼 스페셜포스 사이퍼즈 도타2 메이플스토리1 메이플스토리2 오버워치 오버워치그룹모집 포켓몬고 파이널판타지14 배틀그라운드
기타	종교 단어장 자료창고
운영	공지사항 오유운영 게시판신청 보류
임시게시판	메르스 세월호 원전사고 2016리오올림픽 2018평창올림픽 코로나19 2020도쿄올림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