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br>엠티촌의 첫째날 밤.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무리. 성철은 소주를 한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br><br>-내가 겪은 이야기는 말야...<br><br>무서운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벌써 겁 많아보이는 여학생은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br><br>-1년전에 산행을 한적이 있어. 광수 너는 그날 있었으니 대충 알거다. 아마. <br>그때 나 귀신보고 까무러쳤던 날 있잖아. <br><br>-아 그날?<br><br>-응 근데 내가 그 정체를 알아냈다는거 아냐 ㅋㅋ<br><br>성철의 말에 따르면 처음엔 오기로. 그다음엔 남자의 자존심으로 시작한 산행이라고 했다.<br><br>그다지 높거나 큰 산은 아니었다. 그때도 엠티같은 것을 가서 남자들끼리 술한잔을 걸쳤다. 군대얘기가 나오고 구보얘기가 나오다 어떻게 된건지 엠티촌 뒷산을 밤사이에 넘을 수 있다 없다라는 내기가 펼쳐졌던 것이다. <br><br>-하필 내가 당첨이 되어버려서 말이지. <br><br>무서웠지만 친구들의 비아냥에 어쩔 수 없이 산으로 혼자 올라갔다. 그래도 많이 취하지도 않았고 산이 낮은데다가 여차하면 바로 아래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br><br>목표는 산책로를 따라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는것. <br><br>랜턴을 들고 터벅터벅 걸었다. 풀벌레 소리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니 더 으스스 했다.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계속 걸었다  <br><br>얼마가 지났을까. 시간을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켰다. 그런데 전원을 눌러도 화면이 켜지지 않았다<br><br>-아씨. 이게 왜이래?<br><br>욕을 하며 결국 시간도 확인 못하고 걸었다. 갑자기 등 뒤에 오한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생각과 확인을 꼭 해야한다는 상반된 생각이 교차했다. 뒤를 휙 돌아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바람이겠거니 하고 다시 앞을 향하려고 하는데...<br><br>우측에 얼굴이 있었다. <br><br>달빛이 유난히 밝았던 날인지라 랜턴을 비추지 않았는데도 그것은 보였다  <br><br>마치 블랙홀처럼 뚫린 가늘게 웃는 눈 두개. 그리고 알수없는 미소를 띈 입<br><br>이렇게 세개의 검은 점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 <br><br>그리고 그것은 흔들거렸다. 마치 2차원 상에 놓인 점 같았다  <br><br>미소가 점점 깊어졌다. 바람이 불자 그것은 세차게 흔들리는 듯 했다. 얼굴이 다가온다. <br><br>-으아악!!<br><br>성철은 뒷걸음질 치다가 넘어졌다. 그것이 다시 다가오고 있었다. 결국 랜턴도 던지고 오던길을 되돌아 가 도망쳤다. <br><br>한참을 가다가도 뒤를 돌아보았다. 그것이 뒤쫓아오고 있었다. 세 점의 위치는 달라져 있었다. 눈사이는 더 멀어졌고. 입도 더 삐뚤어져 있었다. 그것이 비웃고 있었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br><br>계속 뒤쫓을거야. 죽을때까지. <br><br>온갖 생각이 교차했다. 잡히면 죽는다. 죽는걸까? 귀신한테 잡히면 정말 죽나?왜 죽지? 귀신이 물리적으로 힘을 쓸 수 있나?<br><br>계속 이런 생각을 하니 조금은 무서움이 덜 해서 걸음을 늦췄다. <br><br>뒤를 돌아보았다. 그것은 아직 그 자리에 있었다. <br><br>노려보았다. 그 얼굴은 여전히 바람에 흔들리듯 움직이고 있었다. <br><br>-올테면 와봐. 귀신새끼야. <br><br>거센 바람이 불었다. 그 얼굴이 휙 하더니 갑자기 달려들었다. 척 하고 차가운 느낌과 끈적하고 기분나쁜 느낌<br><br>으어 으어어<br><br>그대로 성철은 기절했다. <br><br>-뭐야 어떻게 된거야?<br><br>다른 친구가 물어보자 성철이 대답했다. <br><br>-다음날 이상하다고 생각한 친구들이 아침에 날 찾았지. 산책로에 누워있었는데 어땠는지 아냐? 들으면 놀랄거다 아마 <br><br>킥킥거리던 성철은 말을 이었다. <br><br>-내 몸에 큰 거미줄이 붙어있었다는거야. 그리고 나뭇잎 세개가. 딱 세개가 거기에 붙어있었대. 나중에 정신차리고 유추를 해 봤지. <br>아. 내가 나뭇잎 세개 붙은 큰 거미줄에 속은거구나. 결국 난 공포때문에 그 자리에서 맴돌다 기절한거야<br><br>-야 이거 신박한데?<br><br>-응. 어두운데서 보면 얼굴처럼 볼수도 있겠어. <br><br>친구들이 말했다. 그때 광수가 말했다. <br><br>-너 그자리에서 계속 맴돌았다고?<br><br>-응<br><br>-얼굴을 쓰러지기 전에 잠깐 본게 아니라 계속 봤다고?<br><br>-엉<br><br>광수가 말했다.<br><br>-이건 굳이 말 안해도 될거라 생각했는데...너 쓰러진데서 되게 많이 들어가봤더니. 거기에 니 랜턴 있었어. <br><br>-응?<br><br>이해를 못 한듯 하자 광수가 다시 말했다. <br><br>-랜턴이 500m 는 더 걸어가야 있더라. 그럼 거미줄이 너 따라서 500미터나 왔단 얘기야?<br><br><br><br>분위기가 싸해졌다. <br><br><br><br></span>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y . 쿠밍</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