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br></p> <p>중학교에 다닐 때 집이 불에 타버렸다.</p> <p> <br></p> <p>그 집은 나무로 만들어진 오래된 집으로, 비가 새기까지 하는 낡은 곳이었다.</p> <p> <br></p> <p>하지만 나를 포함해 가족 모두가 이 집을 마음에 들어해서, 애착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p> <p> <br></p> <p>만약 집에 인격이 있다면 그녀(집)도 우리를 좋아했을 거라고 생각한다.</p> <p> <br></p> <p>당시의 나는 그것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불이 난 원인은 이웃집의 누전이었다.</p> <p> <br></p> <p>집은 여러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주택가였다.</p> <p> <br></p> <p>겨울철, 건조한데다 나무로 지어졌던 우리 집은 순식간에 타들어갔고, 우리는 몇시간만에 집을 잃었다.</p> <p> <br></p> <p>그리고 다음 날부터 새로운 집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나날이 시작되었다.</p> <p> <br></p> <p> <br></p> <p> <br></p> <p>어느 날 나는 꿈을 꾸었다.</p> <p> <br></p> <p>불타버린 집에 혼자서 남아있는 꿈이다.</p> <p> <br></p> <p>꿈 속에서 집은 옛날과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p> <p> <br></p> <p>나는 부엌에 서서, [불이 났던 건 꿈이었나봐. 다행이다.] 라며 안도하고 있었다.</p> <p> <br></p> <p>그렇지만 자세히 보니 방의 배치가 미묘하게 달랐다.</p> <p> <br></p> <p> <br></p> <p> <br></p> <p>부엌 벽이 없어지고 본 적이 없는 다른 집에 이어져 있었다.</p> <p> <br></p> <p>당황해서 천장을 올려다보고 이음매를 찾아봤지만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두 집은 연결되어 있었다.</p> <p> <br></p> <p>[이 두 집은 같은 집이야!]</p> <p> <br></p> <p>꿈 속에서 나는 그렇게 외쳤다.</p> <p> <br></p> <p> <br></p> <p> <br></p> <p>잠에서 깨어나 아침밥을 먹는데 어머니가 [새로 살 집의 후보가 정했어.] 라고 형제들과 나에게 말해주셨다.</p> <p> <br></p> <p>지금 임시로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우니까 각자 가본 다음 의견을 들려달라고 하셨다.</p> <p> <br></p> <p>부모님은 아무래도 결정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는 것 같았다.</p> <p> <br></p> <p> <br></p> <p> <br></p> <p>그 날은 주말이어서 학교가 쉬었기 때문에 나는 바로 그 집을 보러 갔다.</p> <p> <br></p> <p>그리고 바로 나는 알아차렸다.</p> <p> <br></p> <p>본 기억이 있었다.</p> <p> <br></p> <p>이 집은 그 날 밤 꿈에서 봤던 그 집이다.</p> <p> <br></p> <p>시험 삼아서 부엌 천장을 우러러 보니 꿈과 똑같은 벽지가 붙어 있었다.</p> <p> <br></p> <p>마치 꿈 속에 있는 것 같았다.</p> <p> <br></p> <p> <br></p> <p> <br></p> <p>임시로 살고 있던 집에 돌아가니 아버지만 계셨다.</p> <p> <br></p> <p>이런 이야기를 해도 무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 이야기는 해보기로 했다.</p> <p> <br></p> <p>[어젯밤에 새 집 꿈을 꿨어요. 전에 살던 집이랑 이어져 있었어요. 전에 살던 집이 여기를 소개해준 거 같아요.]</p> <p> <br></p> <p> <br></p> <p> <br></p> <p>평소라면 신경도 쓰지 않을 어린 아이의 쓸데 없는 말이겠지만 아버지는 [그러냐?] 라고 말했다.</p> <p> <br></p> <p>[네가 그런 꿈을 꿨다니 그 집으로 하자꾸나.]</p> <p> <br></p> <p>다른 형제들은 아직 그 집을 보지도 않았고, 어머니도 없었는데 아버지는 선선히 그렇게 정해버렸다.</p> <p> <br></p> <p> <br></p> <p> <br></p> <p>그로부터 십여년의 시간이 지났다.</p> <p> <br></p> <p>이제 나와 형제들은 결혼을 해서 집을 떠났고 부모님도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셨다.</p> <p> <br></p> <p>그렇지만 아직도 나는 그 집이 옛날에 살던 집에게 소개 받은 집이라고 믿고 있다.</p> <p> <br></p> <p>그런 집에서 살 수 있어서 행복했던 어린 시절이었다.</p> <p> </p> <p> </p> <p> </p> <p> </p> <p> </p> <p> </p> <p>-댓글</p> <p> </p> <p> </p> <p> </p> <p> </p> <p>새별 2010.10.24 00:27 </p> <p>음 끝까지 공포글일거라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는데! 가령 이런 마지막 한 줄 말이죠.</p> <p> <br></p> <p> <br></p> <p> <br></p> <p>난 정말이지 새로운 집이 우리를 위해서 그녀(집)이 준비해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p> <p>옛날에 살던 집에서처럼 소개 받은 그 집의 지하 창고도 우리가 끌고 오는 시체를 끝까지, 완벽하게 숨겨주었던 것이다.</p> <p>시체에서 떨어지는 핏물을 맛있다는 듯이 흡수하면서...</p> <p> <br></p> <p> <br></p> <p> <br></p> <p>에잇 삼류 괴기물이네 그냥ㅋㅋㅋ</p> <p> <br></p> <p> <br></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153?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153?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